뭐 사실 신쿠루트에서 하고싶은말은 이미 다 했고....

게임 전체적인 이야기를 좀 해볼까?


내가 좀 놀란건 생각보다 글이 술술 읽힌다는거였음

판타지물 최대 단점 중 하나가 또또또 지네들만 아는 소리 하죠? 이런 상황이 나오기 쉽다는건데

이로세카에서는 설정이 나오면 그 설정을 바로 풀어주고 빙빙 꼬는 식의 서술을 안해서 글을 읽기가 정말 쉬웠음

이게 유키토의 장점인지 이로세카의 장점인지는 모르겠지만, 니이지마처럼 글이 잘 읽히게 쓰는것도 실력이거든


내가 첫 페보겜이 아스토와라 그런것도 있지만, 개별루트도 굉장히 고평가해주고싶음

간단하지만 '낭만'이 살아있는 츠카사루트

훈훈하고 쿄우의 매력도 잘 보여준 쿄우루트

중반에 좀 휘청했지만 스토리떡밥도 잘 풀어주고 마지막 고점에서 감동도 있었던 카나루트

미오루트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음. 분명 트루루트에서 사용된 메세지는 전부 미오루트에서 따온거라 의미는 있는 루트인데 개인적으론 좆같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뭐라 평하기가 어려움. 이건 취향문제긴 한데....

그러니 개인적인 소감만 말하자면 개별루트 네개 다 평균이상은 했다고 생각함. 아스토와는 개별루트 5개가 전부 망했그든....


스토리 서술에 대한 부분은 아까 말한 장점이 있긴 하지만 뭐.... 페보겜이 늘 그렇듯 질질 끌리는건 아쉽긴 함

그래도 이정도면 빌드업을 견디기 힘들 정도는 아님. 캐릭터들이 워낙 잘 살아있어서 그런가?

다만 일상파트가 심각하게 별로임. 초반에 유키토식 개씹아싸찐따개그칠때마다 나카히로 마려웠음

유치원 트리오 돌려줘~~~~~~~


페보겜하면 늘 그렇듯 고점은 항상 좋았음. 감동도 있고 연출도 좋고....근데 이런건 뭐 말해봤자 뻔하잖아?

그래서 좀 특이했던부분을 하나 지적해주자면 이 겜은 구성이 상당히 좋은 게임임

아무리 고점이라 하더라도 그 뭐시기 게임처럼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이지랄하면 감동이고 좆이고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이로세카는 개별에서 꾸준히 뿌려온 떡밥이 퍼즐처럼 맞춰지고, 캐릭터의 감정묘사가 매우 세세하게 나오고, 플레이어도 거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음

그래서 이로세카를 할때 고점에서 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거임 ㅇㅇ 이건 페보겜의 장점이라 해야하나?


다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건 또 아님. 일단 가볍게 짚고 넘어가야할게 바로 떡각

아니 카나루트 떡각은 진짜 레전드라니까요? 사람새끼라면 거기서 쥬지를 세우면 안되는거 아님?

다른루트라고 별반 다르진 않음. 미오루트랑 신쿠루트 떡각이 그나마 낫지 카나 츠카사 쿄우는 진짜:;

이건 몰입도 문제라 생각보다 크다. 감동적인 타이밍에 뜬금없이 자지 세우지 말라고....


그리고 뭐 별 문제 아니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미해결 떡밥이 너무 많음

뭐 후속작이 있는 시점에서 걍 후속작 하면 되는거 아님? 이라고 하기엔 난 그런거 별로 안좋아한단말이지

그래도 이로세카는 후속작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는게 티가 나서 어느정도 정상참작은 되고

쿄우루트에서 나오는 떡밥같은경우엔 새 이야기로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니까 그려려니 하지만

그래도 미해결떡밥이 너무 많은거 아닌가.... 솔직히말해서 지금 본편에서 나오지 않은 설정 푸는데만 한 세월 걸릴거 같은게 좀 걱정임

뭐 이건 후속작을 하고 나면 사라질 문제일거라고 예상함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로세카 '시리즈'를 고평가하는거일거고


그 외에 개인적으로 크게 아쉬운 부분은 중간중간 설정이 너무 많이 추가된다는거임

사실 이런 설정 추가같은건 판타지겜에선 자주 있는 일이라 그려려니 하기는 해

근데 문제는 게임하다보면 어? 이런 설정 굳이 필요한거야?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음

대표적인게 공통 마지막 부분의 XX랑 XXX이야기. 이 부분 때문에 괜히 XXX에 대한 선입견만 생기고 게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됬음


그리고 스토리의 전개도 있는 설정을 활용하기보다는 새로운 설정을 마구잡으로 추가해서 세계관만 늘리는게 아닌가 싶은 부분이 있었음

특히 내가 그걸 크게 체감했던게 미오루트였어. 미오루트의 이야기는 메세지만 트루랑 이어지고 설정이나 스토리는 안이어지는데 그부분에서 계속 새로운설정과 새로운스토리가 추가되다보니 재미는 있는데 좆같은 부분도 많았고 다 깨고나니 찝찝한 부분도 많았음

신쿠루트도 그런게 없다고 말하긴 힘든데, 신쿠루트의 문제는 결국 서술력, 작가의 필력의 문제라 굳이 까고 싶지는 않음

신쿠루트는 모든게 다 빌드업의 결과물이라 딱히 어색한 설정은 없지만 그래도 중반부에 내용이 전혀 이해가 안되서 뒤죽박죽 될뻔한 부분은 아쉽긴 했어


그래도 아까도 말했듯, 이 막대한 설정을 전부 회수하고 스토리 전개의 디딤돌로 썼다는 부분은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봄

자기가 쓰던 스토리에 자기가 눌려 파멸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유키토는 이로세카를 쓰면서 그런 부분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본다

쉽게 말하자면 검수가 매우 잘 된 게임이라는 뜻임. 내가 카루마루카랑 청춘겜을 유독 심하게 까는 이유가 이런 검수문제거든

유키토는 이로세카를 쓰면서 자기가 쓴 스토리를 수십번 읽어보고, 어떻게 하면 더 쉽게 풀어나갈수 있을까 고민하고, 감동적인 부분에서는 어색하지 않도록 손을 정말 많이 봤을거라 생각함. 그렇지 않고선 이런 스토리가 나올 수 없거든


사실 사람이라는게 장점은 다들 아는 이야기라 말할 게 별로 없고, 단점은 나만의 글을 쓰기가 쉬운 부분이라 이 글도 단점이 부각된 부분이 많을거라 생각함

하지만 난 확실한건, 이로세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수작이라고 생각해

단점이 없는건 아니지만, 장점을 살리기 위해 수없이 노력을 하고 고민을 한 흔적이 보였기 때문에 그려려나

그래서 난 이 게임을 좋아하는거고, 이 게임을 재밌게 했던거고


결국 총평을 하자면! 아직은 명작까지는 모르겠고 수작은 충분히 된다고 봄

후속작 두편도 다 하고 나면 이 평가도 달라지려나? 기대가 되는 부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