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페이리아 자체는 작년 말 즈음에 재밌게 플레이해서 최근 한 겜 중에선 인상에 남은 편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한 번 번역 잡아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서 덥석 물었음. 세워 본 번역 견적으론 난이도가 상당할 게 진작부터 예상이 돼서 당시 제안이 오지 않았으면 엄두도 안 냈을 듯



원문 기준 총 문자수 1,412,064(이름 표시 등 기타 자잘한 스크립트 기호 전부 제외한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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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경과


7월 26일, 번역 작업 개시

8월 3일, 공통 루트(프롤로그) 분량, 1.15mb 완료. 7일 경과

8월 9일, 공통 루트 나머지 분량, 1mb 완료. 14일 경과

8월 16일, 마시로 루트 분량, 555kb 완료. 21일 경과

8월 29일, 미우 루트 분량, 578kb 완료. 34일 경과

9월 4일, 쿠온 루트 분량, 521kb 완료. 40일 경과

9월 10일, 아페이리아 루트 분량, 747kb 완료. 46일 경과. 번역 작업 완료

9월 10일~16일 식질된 이미지 체크 및 조정 작업

9월 17일~22일 텍스트 전반 검수 작업

9월 23일~24일 각종 최종 조정, 배포


총 합계 일수 6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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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루트(전체 분량 약 절반)를 2주일 컷 후에 알바 시작해서 속도가 약간 느려졌고, 마시로 루트 완료 직후에는 다른 게임 번역 잡혀서 아페이리아 번역이 일주일 정도 지체됨


번역 작업 자체는 완전히 개빡집중해서 한 뮤지쿠스(번역 기간 33일)에 비해선 살짝 편하게 한 편인데 설명충 지옥이랑 20개나 되는 떡신 번역에서 정신 놓을 뻔함. 대신 떡신이라고 마냥 손놓고 작업하진 않았음..


식질 작업도 할 게 엄청 많아서(약 7~800 이미지) 식자 분이랑 이미지 체크 몇 번이고 반복함


검수 자체는 당연하지만 기본적으로 오타 체크랑 띄어쓰기 체크가 메인. 아마 오타는 이래도 남아 있겠지만.. 검수 과정 중 발견된 오역은 네,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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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방침


기본 방침


1. 사고 판단 속도 단축을 위해 짱, 군 등 그대로 쓰기.


2. 이름 표기는 장음 챙김. 레이이치를 레이치로 표기하면 멋대가리 없길래.. 해당 캐릭터는 셋

키리시마 레이이치, 쇼우엔 나나미, 니노마에 쿠우간


캐릭터 말투 방침


레이이치 : 인칭을 난, 넌 식으로 해서 싱커와 대비.

 레이이치에게 특히 자주 나오는 대사 なるほど는 옳거니로 번역.


싱커 : 인칭을 나는, 자네는 식으로 해서 레이이치와 대비.

 어미를 '~하네, ~일세' 식으로 점잖아 보이게 쓰면서 능글맞아 보이게.


아페이리아 : 가장 직역에 가까운 편. 약AI 아페이리아일 때는 기계적 느낌을 더하려고 ~하였습니다 식으로 갔고, 강AI 이후일 때는 ~했습니다 식으로 감.

 ~があります(가 있습니다) 등은 '~를 느낍니다' 식으로 변경.

ex) 기쁘다가 있습니다 → 기쁘다를 느낍니다


미우 : 기본적으로 깍듯하게. 아페이리아한테는 살짝 편하게. 어리숙한 느낌이 들게끔 '~입니다, ~습니다' 투는 안 씀. 작중에선 가장 멀쩡히 말하는 편이라 수고도 적게 들었음


쿠온 : 말투가 따로 있긴 한데 막 특이한 것도 아니라 그냥 써지는 대로 씀.

 아트로포스 패러독스 영창은 중2소울을 듬뿍 담아서


마시로 : 솔직히 얘가 가장 골때렸음. 기본적으론 '~데' 어미로 가면서 '~라서, ~느라' 식으로 계속 말 질질 늘어뜨림. 그래서 문장이 종잡기 피곤했다. 말을 짧게 줄이면서 가벼운 표현을 쓰는 편

 마시로가 쓰는 말 '~たん(~땅)'은 현재 와선 묻힌 일본 슬랭인데 그냥 별 의미없이 뒤에 붙여서 가볍고 귀여운 느낌을 더하는 표현임. 한국에서 이거랑 가장 비슷한 걸 '~따리'라 판단해서 ~따리로 쓰기로 했음. 따리도 요즘 묻힌 슬랭이잖아..

 ex) 야바땅 → 미쳤따리, 코마땅 → 우럭따리

 やばば(야바바)는 요청을 받아서 '호고곡'으로 쓰기로 함. 개인적으로 생각한 후보로는 후덜덜이 있었음.

 ヤバい(야바이)는 '도랏어, 도랏다' 등으로 번역.


사라 : 초면일 상황에 한해서 딱딱하게 '~다' 어미로 끝맺음.


북맨, 나나미, 쿠우간은 그냥 멀쩡하게 말하므로 크게 표기할 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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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萌えるAI研究会 : 모에한 AI 연구회

エンクロージャー : 인클로저

EEG場 : EEG 역장

強いAI, 弱いAI : 강AI, 약AI. 원래는 강인공지능 쪽이 한국에서 쓰이는 표현인데 발음을 에이아이라고 하므로 AI로 가기로 결정

非コードDNA : 정크 DNA

冒険者の街広場 : 모험가 마을 광장

ユグドラシル : 위그드라실

ελπις : ΕΛΠΙΣ. 어째 ς가 인식이 안 돼서 @로 나오기 때문에 싹 대문자로 변경할 수밖에 없어짐. 다른 그리스 소문자는 멀쩡히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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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아페이리아 작중에선 이중 슬릿 실험에서 원자를 쏘는데, 실은 전자를 쏘는 게 일반적임. 그런데 알아보니 기술이 발전하면서 원자로도 실험 가능하다고 해서 굳이 전자로 바꾸지는 않음. 당최 왜 여기선 원자를 쓰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애초에 난 이과가 아니므로 이과 용어를 정확하게 썼는지 판단을 내릴 수가 없음. 원래는 이과 지인한테 검수 부탁하려고 했는데 바쁘다고 빠꾸 먹어 가지고 혼자 싹 검수할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게임 중에 나오는 루비는 위치조정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왼쪽으로 쏠린 게 있을 것. 참고하셔


끝으로 팬디스크는 작업 예정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