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하늘 철도와 시로의 여행'은 일러스트레이터 시라타마가 원화를 그리고 기획, 제작한 동인 비주얼노벨임.

시나리오는 '금빛 러브리체'와 'AMBITIOUS MISSION' 으로 유명한 사카키카사가 담당.

배경은 '벚꽃, 싹트다', 'ATRI', 'GINKA'로 유명한 와잇슈, 그래픽은 일러스트레이터 mignon이 담당했음.

동인 게임 치고는 굉장히 호화로운 제작진이지.


사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벚꽃, 싹트다'가 많이 생각났어. 

밤하늘을 달리는 철도와 검은 고양이라는 소재가 겹치기도 하고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분위기가 비슷하거든.

다만 '벚꽃, 싹트다'는 때때로 독기를 품고 있지만 이 작품은 한없이 포근한 느낌이었어.

마치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난 것처럼. 그리고 이러한 감성과 분위기는 아름다운 CG 덕분에 더욱 극대화됐어.

그럼 잠시 몇몇 CG를 감상하고 갈까.






주인공이 왠지 모르게 철도 여행을 떠난다는 지극히 단순한 스토리의 발단.

이 여행은 굉장히 따듯하고 포근하고 부드럽고 어딘가 향수를 느끼는 여행.

이 여행의 과정은 정말 즐거워서, 그렇지만 이 여행의 끝은 나를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장소에 데려다 주었어.

내가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깨닫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은 듯한 기분이야.


'금빛 러브리체'는 '금빛 시간', 즉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지금 이 순간'을 이야기한 작품.


'AMBITIOUS MISSION'은 '손 안에 있는 것', 즉 소유와 가치와 선택에 대해 이야기한 작품.


그리고 '별하늘 철도와 시로의 여행'은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야기야.


나는 금발겜과 안미츠를 모두 플레이했기 때문에 더욱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해.

이 작품이야말로 시나리오라이터 사카키카사가 하고 싶었던 모든 말, 모든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그야말로 '사카키카사의 정수'라고.


그렇게 중요한 것이 하필 동인 게임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다소 얄궃지만.

시라타마가 사카키카사에게 흑발 소녀만 나오면 어떻게 쓰든 상관없다면서 사실상 모든 것을 맡겼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지 않았나 싶기도 해.


감동적인 작품을 감상하면 감동을 받는 건 당연하지. 하지만 그 감동은 일순간.

그러나 감동뿐만 아니라 그 만남 자체에 감사하고 싶은 작품이 살아오면서 몇몇 있었어.

위에서 말한 '벚꽃, 싹트다'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고.

그리고 '별하늘 철도와 시로의 여행'에게도 말하고 싶어.

이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누군가에게는 나의 이러한 감상이 호들갑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마음은 진심이야.


동인 게임이라는 한계 때문에 생각보다 빛을 많이 보는 것 같지는 않지만

진심으로 이 게임을 플레이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마침 한글패치도 있고 말이야.

절대 스포일러 당하지 말고.




당신의 여행에 즐거운 일이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