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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호텔/ 4층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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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호텔 근무 매뉴얼 (펼치기·접기)
심야호텔 근무 매뉴얼

안녕하세요. 저희 심야호텔의 일원이 되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곳에서 업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 호텔에서 근무하시는 직원분들의 안전을 위한 행동수칙을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항목들을 숙지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에 대해서 저희 호텔측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으며
이 문서를 무슨 일이 있어도 누구에게도 유출하지 마십시오.
  1. 202호 앞에 서 있는 고양이 귀를 가진 소녀가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듣기만 하고 절대로 도움을 주지 마십시오.
    바쁘다는 말을 하면서 다음층으로 넘어가신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2. 3층 복도에 쓰러진 채로 119를 불러달라고 하는 여성을 목격해도
    절대로 그 여성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마시고 빠르게 지나가십시오.
    명심하십시오. 저희 호텔은 복도에 전화기를 배치한 적이 없으며 유선통신 또한 지원되지 않습니다.
  3. 4층은 화재사건이 일어나서 보수중이므로 현재 사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폐쇄되어 있습니다.
    방화범이 출몰한다는 보고가 들리니 들어가시면 안 되며 간혹 들어간다고 해도 절대로 소음을 내서는 안됩니다.
  4. 계단을 아무리 올라가도 문이 보이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느낀 즉시 계단 구석을 향해 웅크리고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로 계십시오.
    누군가의 발소리가 느껴져도, 누군가 당신의 등을 두드려도, 누군가가 당신에게 말을 걸어도 절대로 대답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 존재는 당신을 포기하고 지나갈 것입니다.
  5. 문이 열려있는 호실에서 여성의 도와달라는 외침이 들려도 절대로 들어가지 마십시오.
    혹시라도 들어가게 되신다고 해도 절대로 그 여성에게 가까이 다가가거나 등을 보이지 마십시오.
    당신이 무시하고 지나간다면 여성의 비명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6. 6층 복도에서 이상한 쇳소리가 들려올 경우 즉시 606호로 대피하십시오.
    606호는 호텔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위한 휴게실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들어간 뒤 벨을 누르거나 노크를 해도 절대로 문을 열어줘서는 안됩니다.
    노크가 끝난 뒤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 나가십시오.
  7. 저희 호텔에서는 가끔씩 층 내의 모든 전등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때 절대로 불을 다시 키거나 손전등을 이용해 시야를 밝히려는 시도를 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이 있어도 모든 불이 꺼진 상태에서 해당 층을 재빨리 빠져나가십시오.
  8. 호텔의 식당은 8층에 있으며 직원분이라면 모든 식사는 무료로 제공됩니다.
    하지만 심야시간에는 식사가 제공되지 않으니 이점 유의 바랍니다.
    식당 내에 포장되어 있는 식사가 있더라도 이는 투숙객들을 위한 식사이기 때문에 절대로 드시지 마십시오.
  9. 908호 문 옆에 그림으로 보이는 것을 발견하셔도 절대로 10초 이상 바라보지 마시고 그냥 지나가십시오.
    명심하십시오. 저희 호텔은 복도 쪽에 그림을 걸어놓은 적이 없습니다.
  10. 10층은 5개의 객실과 저희 호텔의 모든 시설들을 제어하는 관리실이 있는 층이며, 저희 호텔의 마지막 층입니다.
    관리실은 시설 관리인을 제외한 사람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으며 출입시 경보기가 울리니 절대로 들어가지 마십시오.
  11. 옥상은 VIP만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잠금장치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호출 받지 않은 인원의 옥상으로의 출입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VIP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을 하지 마십시오.
  12. 주어진 모든 업무를 마치신 뒤 호텔 밖으로 나가시길 원한다면
    계단이나 승강기를 이용해서 내려가지 마십시오.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으십시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위 사항들을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일에 대해서 저희 호텔은 책임지지 않으며
위 내용들을 본인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유출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 돈 준다는 사람이 말이 먼저지.. 들어가보자"
문 밑에 있던 나무토막을 치우기만 했더니 문은 아무렇지도 않게 열렸고
나는 망설임 없이 4층으로 들어갔다
복도 전체에 그을린 자국이 가득했다
진짜 화재가 일어나긴 했나보다...
그래도 지금은 뜨거운 느낌이나 타는 냄새 따위는 나지 않는다
오히려 습한 느낌이 약간 있는데 불이 났을 때 누가 물을 뿌린 건가?
불은 한참 전에 꺼진 듯 하니 지금은 안전한 상태인 것 같고..
일단 특별한 건 없고 딱히 인기척도 느껴지지는 않는다
끝까지 가보고 5층으로 올라가기나 하자
이 층은 뭐 아무것도 없네
방화범이 나타난다는 소리는 그냥 괴담이었나 보다
계단으로 가는 문이다. 빨리 열고 나가야지..
철컥..!
어? 문이 왜 안 열리지? 문고리는 잘 돌아가는데...

문 뒤쪽을 뭔가로 막아 뒀나?

[발로 밀어본다]
탁!

...
뭔가 밀리는 것 같기도?
좀 더 해볼까?

[발로 차본다]
쿵!

음...
조금씩 이긴 하지만 확실히 밀리고 있다
거의 다 된 것 같은데 좀 더 힘을 줘서 해볼까?
아니면 그냥 힘 빼지 말고 그냥 들어왔던 문으로 나갈까?

어떻게 할까?
[문을 세게 여러 번 차본다]
쾅! 쾅! 쾅!
끼이익...


"좋아! 이제야 움직이네~"
아무래도 이쪽 문에도 반대편 문에 있던 것과 똑같은
나무토막이 문을 막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