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下편에서 소개하는 플러그인 종류는 아래와 같음:

  3. 공간 계열(리버브, 딜레이)

  4. 스테레오 계열

  5. 에뮬레이터 계열(Saturator)

  6. 측정기 계열(볼륨 미터)

  7. 보컬 관련(음정 보정, 타이밍 보정, 화음 생성기 등)

 

7번 항목은 쓰다보니 분량이 좀 길어지기도 하고 나머지 플러그인들이랑 성격이 좀 다르기도 해서 다음에 번외편으로 따로 쓰겠음.

 

앞서 상편에서 소개했던 플러그인들은 대체로 음량, 주파수 밸런스 같은 부분을 다뤘다면, 하편에서 소개하는 것들은 뭐랄까… 좀 예술적이고 창작적인 범주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들이 많다. 그리고 실제로 믹싱을 하게 되면 작업 흐름상 상편에서 소개한 것들을 먼저 쓰고 그 다음에 하편에서 소개한 것들을 쓰게 될거임. (보컬 쪽은 좀 다르지만)

 

나중에 믹싱 가이드를 쓸 때도 얘기하겠지만, 믹싱에 대해 잘 모를때는 단순히 음량이나 주파수 밸런스만 맞추면 끝일거라 생각할텐데 실제로는 그걸 넘어서 더 많은 역량을 요구하는게 믹싱이고, 가끔 가다보면 내가 믹싱을 하는건지 작곡을 하는건지 분간이 안 갈 때도 있을 정도로 예술적인 감각이 좀 필요한데 그게 이 하편에서 소개하는 플러그인을 다룰 때다.

고로 이 하편에서 소개하는 플러그인들도 웬만하면 꼭 다뤄보도록 하자.




3. 공간 계열(리버브, 딜레이, 스테레오 프로세서)

[Waves] SuperTap, [ValhallaDSP] ValhallaRoom, ValhallaShimmer, [ArtsAcoustic] Reverb
 [Relab Development] LX480 Essentials

1) [Waves] SuperTap


굉장히 무난한 딜레이 플러그인이다. (딜레이는 메아리 같은 효과를 낸다고 생각하면 됨)

본인은 FL 유저라 그냥 Fruity Delay 2를 쓰는게 편하지만, 좀더 복잡하고 입체적인 딜레이를 만들고 싶다면 SuperTap도 괜찮은 선택임.

원가는 $79로 개창렬이지만 블프라던지 세일할 때는 $14.99로 거의 치킨 한마리값이다.

시티팝이라던지 발라드, 트랜스 같은 공간감이 넓은 음악장르에선 리버브만 쓰지말고 딜레이를 같이 써줘야 보컬에 깊은 맛을 더할 수 있으니 꼭 SuperTap이 아니더라도 딜레이 플러그인은 쓸 줄 알아야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2) [ValhallaDSP] ValhallaRoom

음악을, 작곡을, 그리고 믹싱을 하기 전까진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한번 발을 들이게 되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잔향과 에코라는 음향 효과다.

너네 요즘 3D게임이나 그래픽카드 광고할 때 레이트레이싱(Ray-tracing)이라는 용어 본 적 있음? 그건 점파원 형태로 모든 곳으로 퍼지고 반사되는 빛을 시뮬레이션해서 보다 현실적인 조명, 그림자, 그리고 반사효과를 내는 기술이다.

잔향과 에코는 소리의 레이트레이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리 역시 현실에서 발생되면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모든 방향으로 퍼져나가고 벽이나 물건에 부딪히면서 무한히 반사된다. 그렇게 반사되고있는 소리의 경로에 우리 귀가 있어서 귀 속의 청신경으로 수많은 반사된 소리가 들어오게 되면 그게 바로 잔향이다.

화장실이나 목욕탕에서 말을 하면 막 울려퍼지지? 그건 두 공간의 벽과 바닥이 매끈한 타일로 되어있어서 소리가 벽에 흡수되지않고 더 많이 반사되어서 그런거다.

우리가 평소엔 알아채지 못하지만 사실 화장실이나 목욕탕뿐만 아니라 강의실, 니 방, 거실, 강당, 주차장 등 현실에 있는 모든 공간은 그 공간을 구성하는 물체와 물체의 재질에 따라 특별한 잔향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컬을 믹싱할 때는 보컬이 들어갈 음악의 장르와 분위기에 맞는 공간에서 보컬이 노래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도록 적절한 잔향을 적절하게 더해줘야 한다.

 

그런 당신을 위해 소개하는 첫번째 잔향 플러그인이 ValhallaRoom이다.



나중에 리버브 이펙터를 설명하는 글에서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리버브는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고 활용처도 다양하다. 발할라룸은 “룸”이라는 이름에 맞게 음악적인, 예술적인 잔향을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소리가 보다 현실적인 공간에서 들리는 것처럼 소리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데에 특화된 이펙터다.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나는 그렇게 생각함)

그 전까지 뭐 FL에 있는 내장 리버브나 Waves의 각종 리버브들을 써봤지만 내가 원하는 그런 룸 잔향이 나는게 없어서 항상 불만이었는데, 발할라룸을 만나고나서부터는 그냥 얘만 쓴다.

UI도 깔끔하고 친절한데다 가격도 $50 정도로 싼 편이고 업데이트도 꾸준히 나온다.

개인적으로 ValhallaDSP라는 회사는 리버브계의 GOAT라고 생각하고 엔지니어 입장에서 배울점도 많다고 생각함.

암튼 앞으로 보컬 믹싱 관련 튜토리얼 쓸 일 있으면 얘는 무조건 넣으면서 진행할거니까 반드시 구해두셈.


3) [ValhallaDSP] VallhallaShimmer



(플러그인 데모인데 한번 들어보셈)

보통 악기나 보컬에 리버브를 먹일땐 하나만 먹이지 않고 두세개 정도를 직렬로 먹이는데, 앞서 소개한 발할라룸은 첫빠따로 먹이는 리버브라면 얘는 두번째 순서에서 먹이는 녀석이다.

Shimmer는 약간 좀 특공대 같은 포지션에 있는데, 상당히 길고 깊은 리버브를 만드는 이펙터다.

그래서 일반적인 음악 장르에선 쓸 일이 없지만, 80년대 음악이나 앰비언트, 에픽 장르 음악 같이 상당히 깊은 공간감을 내야 하는 경우엔 Shimmer를 써야 그 맛을 낼 수 있다.


4) [ArtsAcoustic] Reverb



Shimmer는 사실 권장픽이지만 요 AAReverb는 ValhallarRoom이랑 같이 “필수”픽이다. 아니 진짜 존나 필수픽이다.

웬만한 음악 장르는 전부 ValhallaRoom 먹이고 AAReverb로 마무리하면 된다.

발할라룸이 현실적인 생동감을 불어넣어준다면 얘는 그렇게 생생해진 소리에 음악적으로 듣기 좋은 잔향을 더해주기 때문에 이 둘은 정말 환상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얘도 원가는 $189로 좀 비싸긴 하지만 어느새부턴가 상시 50% 세일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 가보면 2016 봄 세일이랍시고 50% 할인을 해뒀는데 까먹은건지 귀찮은건지 피자집마냥 7년째 반값세일을 하고 있으니 돈 있으면 꼭 사두자. 예전에 나온 플러그인이라 인증 방법도 그 양아치 같은 iLok이 아니라 그냥 구매할 때 받은 라이선스 키 집어넣으면 끝이다. 플러그인도 GOAT인데 인증방식도 GOAT라서 눈물이 안 날 수가 없다.


5) [Relab Development] LX480 Essentials



(활용 예시)

얘는 아이리 칸나가 녹음작업 방송할 때 쓰는거 보고 나도 사서 써봤는데 괜찮길래 짧게 소개해봄.

Lexicon 480L이라는 굉장히 유명하고 전설적인 하드웨어 리버브가 있는데, 이걸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으로 복각한 것 중에 하나임. 여기 외에도 UAD에서 480L을 복각한 플러그인이 있긴 한데 UAD꺼는 $99고 얘는 할인가 기준으로 $31.9 (링크)라서 더 싸긴함. 써보면 확실히 소리가 좋긴 한데 문제는 FL에서만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플러그인 하나 불러올때마타 CPU를 25%씩 쳐먹길래 갠적으론 선호하지 않지만(인서트용으론 별론거같고 Send 채널에 하나 불러오긴 ㄱㅊ을듯?)  대중음악 믹싱하는 너라면 얘든 UAD꺼든 하나 구해서 쓰는게 좋을 것 같다.

 

강추레후~




4. 스테레오 계열

[brainworx] bx_control V2, bx_stereomaker
 [Image-Line] Fruity Stereo Enhancer, [Kilohearts] Haas

 

스테레오 계열 플러그인은 굉장히 전문적인 분야기 때문에 잘 모르고 만졌다가는 음악 전체가 망가지는 수가 있어서 웬만하면 다른 플러그인들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된 다음에 다루는게 좋다. 그렇다고 소개를 안 할 수는 없으니 간단하게라도 소개해보겠음.

 

1) [brainworx] bx_control V2



스테레오 처리에 아주 깊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고 있는 brainworx에서 내놓은 스테레오 모니터링 & 조절 플러그인이다.

채널별 위상 반전, Mid-Side 채널 솔로, Mid-Side 개별 패닝, 특정 주파수대까지 모노화, 스테레오 너비 조절 등 정말 “스테레오’에 진심인 기능들을 가지고 있고, 저기 오른쪽 밑에 있는 Balance, Correlation UI를 통해 지금 듣는 소리의 스테레오 정위가 정상적으로 잡혀있는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있다.

그치만 님들은 쓰지 마셈.

영영 쓰지말라는건 아니고, 이 플러그인은 마스터링 작업을 하면서 스테레오 느낌을 살짝 조정하거나, 특정 소리를 스테레오 측면에서 수술을 해야할 때 쓰기 적합하기 때문에 믹싱을 입문한 상태에선 웬만하면 쓸 일이 없고 쓸 지식도 없는 상태라 그럼.

그리고 본인이 작곡을 하는 게 아닌 이상 웬만하면 MR 쪽은 이미 스테레오 관련 작업이 다 끝나 있는 상태고 보컬도 이걸 쓸 정도의 어떤 일이 있고 그렇진 않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이런 게 있구나 정도로만 알아두셈.

하지만 먼 훗날에 본인이 직접 음악을 만들게 된다면 이걸 써가면서 스테레오 필드를 확인하고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을거임.


2) [brainworx] bx_stereomaker



 

앞서 소개한 bx_control은 쓰지 말라면서 열심히 겁을 줬지만 여기서부터 소개하는 애들은 쓰는 걸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특히 bx_stereomaker 같은 경우엔 모노로 된 소리를 적당히 두껍고 약간의 너비감이 있는 스테레오 소리로 바꿔주기 좋은 플러그인이다.

보컬 같은 경우에 보통 합창이 아니라면 가운데에 배치하고 끝인 경우가 많은데 진짜 정직하게 보컬 하나를 그대로 중앙에 박아두면 음악이 너무 심심해져버린다.

실제로 대중 음악들 들어보면, 아니 니가 믹싱하려는 음악의 원곡을 들어보면 솔로 파트여도 보컬이 꽤 넓게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똑 같은 트랙을 여러 번 녹음시키고 겹쳐서 두꺼운 코러스 효과(더블링 효과라고도 말함. 화음 효과 아님)가 나오게 해서 그런거다. 근데 그렇다고 코러스 이펙터나 더블러 같은 이펙터를 써보면 만져야 할 설정이 너무 많아서 만족스러운 느낌이 나오지 않은데, 이 플러그인은 기본 프리셋만으로도 충분히 그런 느낌을 낼 수 있어서 적극 추천한다.


내가 찍은 예시 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마저 보도록 하자.



나 같은 경우엔 중앙에 배치하는 메인 보컬에 bx_streomaker를 불러온 다음 다른건 만지지 않고 아래 그림처럼 FL 믹서의 플러그인 슬롯 오른쪽에 있는 Mix 노브를 조절해서 한 20~40% 정도로 줄여서 원본 보컬 소리와 스테레오화한 보컬 소리가 약 7:3 정도로 들리도록 섞는다.

보컬에 따라 적정 수치가 다른데, 청감적으로 설명하자면 정가운데에서 원래의 보컬 소리가 존재감을 유지하는 선에서 그 주변을 스테레오화된 보컬이 적당히 감싸기 시작하면 Mix를 그만 올리고 멈추면 된다. 이게 스테레오감이 좋답시고 너무 섞어버리면 보컬이 너무 붕뜬 느낌이 되고 MR이랑 잘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리더라구.

플러그인 UI에 있는 Stereo-Exp(ansion) 노브를 줄여보기도 했는데 그러면 스테레오화된 소리의 너비 자체가 줄어들어서 이건 그냥 놔두고 DAW 단에서 이펙터 적용 비율을 저런식으로 조절했음. ㅅㅂ 이거 존나 나만 알고있던 노하우니까 너네는 절대 쓰지 마라 ㅡㅡ (절대쓰라는뜻임)


3) [Image-Line] Fruity Stereo Enhancer



사실 스테레오 효과라던지 스테레오와 관련된 내용이 굉장히 여러 가지 있는데, 위에서 소개한 플러그인들이나 DAW 같은데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스테레오 강조” 내지는 “스테레오 확장” 효과는 이미 스테레오로 준비된 오디오 신호를 가지고 이리저리 지지고 볶아서 스테레오감을 더욱 강조시키는 알고리즘이기 때문에 원본 신호가 모노면 못 쓰는 경우도 있고, “이미 존재하는” 스테레오 느낌을 기반으로 조절하는 형태이다.

그런데 그 외에도 스테레오 효과가 또 있는데, 하스 효과(Haas effect)라고 해서, 양옆에서 완전히 똑 같은 두 소리가 아주 짧은 시간차를 두고 들리게 되면 그 소리가 양쪽에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심리음향 효과가 있다.

이게 존나 신기한게, 사실 단순히 생각하면 “아니 님 병신임? 소리를 양옆에서 틀면 양옆에서 들리지 그럼 어디서 들리는거임?ㅋㅋ”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테레오 오디오의 세계에서 왼쪽과 오른쪽 스피커(or 이어폰 or 헤드폰)에서 똑 같은 소리를 동시에 틀면 양옆이 아니라 정면 정가운데에서 들리게 된다. 왜냐면 다시 생각해보면 왼쪽과 오른쪽의 신호가 같으면 그건 그냥 모노거든. ㅋㅋ 이게 심리음향적으로 존나 신기한 건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런 스테레오 관련 효과에 대해 설명해보겠음… 이게 그래서 음향 쪽에 한번 빠지면 신기한게 존나 많아서 헤어나올 수가 없음. 참고로 Bose 창업자도 원래 그냥 전자공학과 박사였는데 비싼 돈 주고 산 스피커 소리가 좆같아서 “ㅅㅂ 내가 직접 뛴다” 마인드로 만든게 최초의 Bose 스피커고 ㅋㅋ 이런식으로 물리학이나 전자, 전기과 전공이었는데 음향 쪽으로 분야를 튼 사람 은근 많음.

 

TMI는 여기까지 하고, 암튼 저 하스 효과를 손쉽게 만들어주는 플러그인이 Fruity Stereo Enhancer임. 

짧게 예시 영상을 만들었으니 한번 봐보셈.


본인은 보통 저 정가운데에 있는 스테레오 딜레이 노브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약간 돌려서 하스 효과를 낸다. 보통 양옆 끝에서 도드라지게 들리게 하려면 25~30ms 정도까지 벌려주고, 그게 아니면 1ms 이하에서 논다. 이외에도 INVERT 버튼을 눌러주면 한쪽 채널의 위상을 뒤집어서 Out-of-phase 상태를 만들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소리의 위치가 애매모호해지는 아주 기묘한 스테레오 효과가 만들어져서 특정한 경우에 쓰곤 한다.

 

암튼 Fruity Stereo Enhancer는 보통 화음이나 더블링 보컬을 배치할 때 정말 유용하게 쓰는데, 문득 이렇게 신기하고 유용한 플러그인을 FL Studio에서밖에 쓸 수 없다는게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옛날옛적엔 Image-Line에서 Juice Pack 이라고 해서 FL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몇몇 플러그인들을 VST 번들로 팔았었고 거기에 Stereo Enhancer가 들어있어서 이 번들을 사면 다른 DAW에서도 쓸 수 있었는데 FL 20이 나올때쯤에 소리소문없이 판매중지가 되어버려서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내가 그렇게까지 FL을 추천했는데 다른 DAW를 쓴 너에겐 정말 잔-넨일수밖에 없다 ㅠㅠ

그래도 열심히 뒤져보면 암시장에서 가끔 보이는 것 같긴 하더라


4) [Kilohearts] Haas



근데 그렇게 말해버리면 FL 안쓰는 사람한테 좀 섭하잖아?

그래서 내가 오늘 혹시 몰라서 한 번 더 구글링해봤음.

아니 진짜 내가 2017년쯤에 스튜디오원을 써보기 시작하면서 제일 답답했던게 Fruity Stereo Enhancer 랑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는 VST 이펙터가 없어서였거든? 농담안하고 1~2년에 한번씩은 꼭 구글에 “Fruity Stereo Enhancer similar VST” 같은 식으로 찾아보고 그랬는데 안나와서 내가 직접 만들어야하나 같은 생각도 했었다니까?

근데 오늘 진짜 갑자기 하스 효과가 딱 생각나서 구글에 “Haas effect VST” 같은 식으로 쳐보니까 저게 나오더라. 심지어 무료였음.

써보니까 위상 뒤집는 기능이 없는 것 말고는 내가 필요하던 기능만 딱 있어서 여기서 추천하기 딱이겠단 생각이 들더라. 얘는 최대로 딜레이 줄 수 있는 시간이 50ms였나 그정도가 끝이긴 한데 사실 그걸로 충분함.

다른 DAW 쓰는 사람들은 이걸로 대체하면 되니까 빨리 고맙다고 댓글 다셈




5. 에뮬레이터 계열(Saturator)

Saturator가 뭐냐면… 옛날엔 오디오를 저장하는 매체가 LP, 테이프 같은 아날로그 매체였거든? 그리고 앰프 같은 경우에도 진공관 같은것들이었음. 근데 얘네들이 아날로그다보니 기술력의 한계가 있어서 왜곡이 되기도 하고 표현할 수 있는 주파수 범위가 한정되기도 하고, 기계의 상태에 따라 이상한 소리가 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집적도 많이 되고 디지털화도 되어서 우리가 듣는 매체에 더 이상 그런 현상이 안 나오는 편이란 말임.

보통 예시를 들 때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차이 같은 느낌이다 라고 얘기들 하는데, 이것도 나중에 기회되면 좀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음.

 

암튼 여기서 소개하는 플러그인들은 그런 아날로그 매체와 하드웨어에서만 나던 “결함”에 해당하던 소리들이 의외로 음악적으로 좋은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어서 (보통 따뜻한 질감이라고들 함) 그런 결함을 시뮬레이션 해주는 이펙터에 해당함.


1) [Waves] J37 Tape



J37 같은 경우엔 Waves가 최근 몇 년동안 영국의 전설적인 (비틀즈 음반을 녹음했다던가) Abbey Road 스튜디오와 적극적으로 협업하기 시작하면서 나온 플러그인인데, 애비로드에서 자주 사용했던 카세트 테이프를 흉내내주는 이펙터임.

보면 EMI 888, 811, 815 같은 “테이프”의 특성을 시뮬레이션해주기도 하고, 테이프의 재생 속도, 바이어스 같은 것도 조절할 수 있는데다가 테이프 고유의 왜곡 효과들 (Wow, Flutter)이나 테이프 노이즈 같은 것도 따라해준다.

개인적으론 뭐 이걸로 거창하게 작업을 할 필요는 없고 마스터단에 불러와서 테이프 시뮬레이션(815 같은거)만 얌전하게 해주는 프리셋 불러오고 끝내면 된다.

원래 이런거나 진공관 같이 마스터링 단계에서 질감 더해주는 플러그인들은 이런식으로 기본 상태로 통과만 시켜주는게 국룰임.


2) [Waves] Kramer Master Tape



그에 비해 Kramer Master Tape는 좀더 “테이프 특유의 왜곡 효과”들을 음악적인 측면에서 더해주고 싶을 때 쓰기 좋다.

특히 저기서 Wow & Flutter, Noise, Slapback 같은 노브들을 살짝씩 올려주면 슈게이저 음악마냥 80년대 특유의 그 오잉오잉한 느낌(??)을 낼 수 있다.


말만 들으면 감이 잘 안 올 것 같아 대충 짧은 소절의 곡을 하나 만들고 플러그인의 노브를 이리저리 만지며 찍어봤다.

요는 저기 있는 Flux, Wow & Flutter, Feedback/Slap 노브만 적당히 만져줘도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거임.


그 외에도 어쨌든 Saturation 계열 이펙터다보니 아래 영상처럼 따로 노는 소리들을 한 데 정리해주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고 한다.

버스 컴프레서랑 작용 기제는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버스컴프는 볼륨을 낮춰주는게 정리 효과를 내는 한편, 이런 애들은 0dB 피크를 넘는 소리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Saturation(아날로그 클리핑)이 일어나면서 정리 효과를 내는 거라고 보면 될 듯 하다. 

둘이 종착지라 해야하나, 부산물이 다르기 때문에 원한다면 같이 써도 된다는 말임.




6. 측정기 계열(볼륨 미터 등)


1) [Youlean] Loudness Meter


볼륨 미터는 그냥 닥치고 이거 써라.

무료/유료 버전 나뉘어 있는데 무료버전으로도 충분히 떡을 친다 ㄱㅊ

볼륨 미터가 은근 자세히 알려고 하면 복잡한게 단위도 생각보다 존나 다양하고 체크해야할 것도 많아서 제대로 각 잡고 하려면 고가의 전문 볼륨 미터를 사야 하는데, 혜성같이 나타나준 이 갓-갓 Youlean Loudness Meter 덕분에 “그깟 볼륨 하나 파악하겠다고 내가 돈을 써야하나?” 같은 마음을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그깟볼륨이 아니라 볼륨이 믹싱의 처음이자 끝이긴 함)

 

뭐 저기 이것저것 나와있긴 한데 Integrated LUFS랑 Dynamic Range 정도만 확인해도 충분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요새 유튜브나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마스터 단에서 -10~14 LUFS보다 볼륨이 큰 음악은 강제로 볼륨을 낮추기 때문에 유튜브에 음악을 올리고 싶다면 저것보다 크게 음압을 올리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Dynamic Range는 6~10 사이에서 놀게 하면 됨. 이것도 나중에 좀더 자세히 설명해줄게.

 

2) [Antares] Auto-Key

https://www.antarestech.com/products/auto-tune/auto-key#product-details


오토튠으로 유명한 Antares社에서 따로 공개한 Auto-K(ey)라는 플러그인이다.

보면 알겠지만 지금 재생되는 곡의 조성(키)과 BPM을 순식간에 파악해서 알려줄 뿐만 아니라 파일을 집어넣어서 파악시킬 수도 있다.

가격은 공홈에서 지금 반값 할인해서 3만6천원 정도 한다.


공홈에서 살 때 주의할 점은 이새끼들 다크패턴을 대놓고 만들어놔서 저 제품 페이지에서 구매하기를 눌러도 마치 구독제로만 살 수 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 밑에 빨갛게 표시해둔 부분 누르면 저 제품만 따로 살 수가 있다.

저기 누르면 아래처럼 영구 라이센스 형태로 살 수 있으니 참고하셈.




이렇게 하편도 끝을 맺었다.

상편은 아무래도 믹싱의 기반을 하는 단계다 보니 좀 필수로 구해둬야 하는 플러그인들이 많았지만, 하편은 어떻게 보면 조미료 역할을 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내가 필수로 가져가라고 한 플러그인이 아니면 억지로 구해서 쓸 필요는 없다.

아 그리고 하나 당부하고 싶은 정말 중요한 조언이 있는데, 하편에서 소개한 플러그인들은 정말 조금조금씩 적용해라. 내가 작곡, 믹싱하면서 얻은 노하우이자 원칙이 “음악을 들을 때 내가 더해준 효과가 귀에 들리기 시작하면 너무 많이 적용한 것이다”라는거임. 리버브도 그렇고 스테레오도 그렇고(하스효과는 좀 다르긴 하지만) Saturator도 그렇고 웬만하면 0에서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적용시키셈. 추후에 실제 곡을 갖고 믹싱 가이드를 만들 때 또 언급하겠지만 일단 그렇게 알고있으셈.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