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다시 만난건 그로부터 3일 뒤였다.

평소처럼 가부키초에서 주차딱지나 붙이는 시시한 일을 하던 중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아! 그거 붙이지 마요!"


그 녀석이었다.

양갈래 머리, 까만 캐릭터 후드티에 레깅스를 신고선 빨고있던 분홍색 담배를 떨어뜨리곤 내게 뛰어왔다.


"잠깐 대 놓은 거예요! 이제 곧 치울...어라?"


녀석은 내 얼굴을 알아보곤 활짝 웃었다.


"뭐야? 아저씨 또 보네요?"

"이거 네 차냐?"

"아뇨, 전에 말한 아는 언니 차요. 예쁘죠? 언니가 2년 동안 아주 빠듯하게 아끼고 모아서 산 거예요."

"그래서?"

"그런 차에 잘 떨어지지도 않는 주차딱지를 붙이면 언니 기분이 어떻겠어요?"


아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보다 두 살쯤 많아 보이는 여자가 나타나 아이의 등을 후렸다.


"아야!"


여자는 아이를 잠시 째려보더니 나를 보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당장 차 뺄게요."

"이 차 주인이세요?"

"네, 제 차예요."

"저쪽에 가면 주차장 있어요, 여기 말고 거기 대놔요."

"네, 조심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곤 여자는 아이를 끌고 차에 탔다.

진한 썬팅 너머로 희미하게 여자와 아이가 대화하는것이 보였다.

잠시후 아이가 내리더니 내게 손을 내밀었다.


"핸드폰 줘요, 번호 찍어줄게요."

"응?"

"전에 말했잖아요, 또 만나면 번호 주겠다고."


완전 잊고있었다. 번호를 받으려 했었다는걸.

도요코 키즈 놈들이 전부 나쁜건 아니구나 싶었다.

핸드폰을 주자 아이는 한참을 만지더니 다시 돌려주었다.

화면에는 아이의 번호 위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


이름은 안 알려주는구나 싶었다.

뭐, 상관 없었지만.


"아저씨, 다음부턴 순진하게 굴지마요?"

"응? 뭐?"


아이는 생각할 겨를도 주지 않고서는 차를 타고 사라졌다.

순진하게 굴지마? 이게 무슨 소리야.

잠시 생각하다 이내 깨달았다.

아, 이놈이 한참을 뺏고있던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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