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과 도요물떼새에 대해 조금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도요물떼새는 철새입니다. 여름에는 북극권 근처에서 번식하고, 겨울이 되면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 인근에서 월동을 합니다. 이 수천 km의 대이동 도중, 봄가을에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가 바로 우리나라의 서해안 갯벌입니다. 갯벌은 조개, 게, 갯지렁이 등 도요물떼새의 먹이가 되는 저서생물이 풍부하고, 염전, 농경지 등 휴식을 취할 장소가 근처에 있기 때문에 도요물떼새에겐 없어서는 안될 장소입니다. 도요물떼새들은 덩치가 작기 때문에 맹금류처럼 바람을 타고 비행이 불가능합니다. 오롯이 자신의 가슴 근육 하나로 7일~10일 정도를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날아 우리나라 서해안에 찾아옵니다. 때문에 막 도착한 도요물떼새는 탈진 상태입니다. 마라톤 골 지점에 도착한 거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탈진 상태로 겨우겨우 골 지점에 도착했는데, 갯벌이 아니고 공항이 있으면 어떨 것 같습니까...? 


우리나라는 어째서인지 갯벌을 싫어합니다. 있는 갯벌 없는 갯벌 다 매워버리려고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대표적인게 새만금 사업입니다. 새만금 방조제가 들어서기 전, 새만금 갯벌은 우리나라 최대의 도요물떼새 도래지였습니다. 지금은...잼버리 말아먹어서 국제 망신이나 시키는 장소입니다만. 여담으로, 잼버리 후폭풍으로 새만금 soc 예산이 칼질을 당해서 참 다행입니다. 잼버리 폭망이 신의 한 수가 될 줄이야...


갯벌은 꼭 새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필요한 자산입니다. 우리가 먹는 해산물, 수산 자원의 생산 공장이며,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태풍의 피해를 저감하는 완충제 역할을 합니다. 심지어 탄소 저장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갯벌을 보존하지 않으면 기후 위기는 가속화한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진은 금강하구의 작은 섬, 유부도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그 풍요롭던 새만금 갯벌이 사라진 후, 도요물떼새들은 조금더 북쪽에 있는 유부도 갯벌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매년 그 숫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합니다. 도요물떼새의 군무는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갯벌 보존에 힘쓰지 않으면, 언젠가 도요물떼새의 군무를 보지 못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QHhaqx7sHA&t=9s


새만금 갯벌에 대한 유튜브 영상 첨부하며 마치겠습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