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이론가 잭 자이프스는 저서인 '동화의 정체'에서 이런 문장을 썼다.

"살인자의 소망. 사람을 살해하고자 하는 그런 반사회적인 욕망은 현실에서는 이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이루어져야 한다."

잭 자이프스는 이야기들이 완벽하게 자유롭게 창작되고 공유되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 담긴 이야기, 그것이 현실에 없는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게 만들고 아직 조명되지 않은 이 세상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굴해내기 때문이다.

살인자의 소망을 구현하는 이야기는 존재해서는 안된다.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반사회적인 이야기들, 사회의 틀에 안맞는 이야기들을 비난하며 몰아내다보면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건 이미 용인된 틀 안에 있는 것들로 국한되고만다. 

 표현의 자유는 검열 때문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검열은 형식적인 문제일 뿐이다. 검열은 어째서 존재하게 되는 것인가?


 검열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야기를 자신이 가진 윤리의 틀 안에 가두고자 하는 반듯한 의지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 의지가 세상의 가능성을 밝히고 더 나은 세계를 모색하는 문학의 가능성을 꺾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