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피아 - 웹소설로 꿈꾸는 세상! - 샬레의 이상한 선생님 (novelpia.com)

나는 원래는 패러디물 리뷰를 잘 안씀. 특히 연재중인 패러디는.

왜냐? 대부분의 패러디의 결말은 "완성"이니까.

하지만 이 패러디는 생각보다 꽤 흥미롭게 읽어서 한 번 리뷰해보려 함.


일단 이 패러디물은 블아 X 림버스 컴퍼니임.

사실 이 크로스오버물 자체는 이상할 거 까진 없음.

블아는 2차 창작계의 거인인 데다가, 림버스 컴퍼니 역시 문학을 좋아하는 활자중독자들이 하면 환장하는 게임이잖아?

하지만 그래도 역시 무언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긴 함.

블아가 성경을 차용하기도 하고 스토리도 깊게 파고들면 심오한 면이 있다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벼운 일상물 느낌이 강하고, 림버스 컴퍼니는 오히려 극도로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니까.






이런 이상한 언어유희를 즐겨쓰는 우리의 이상 씨는 림버스 컴퍼니에서 히스클리프 등이랑 만담하던 그 모습을 잘 포착한 거 같음.


일단 특징으로는 소설의 문체가 있음.

개인적으로 웹소에서 보는 문체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고 생각함.(무협 제외)

이영도나 룬의 아이들 같은 소설에서 영향을 받은 화려한 만연체, 일본 라노벨이나 애니메이션 영향을 받아 관념적인 단어를 때려박아 간지를 만들어내는 흔히 말하는 씹덕체, 그리고 현재 웹소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1인칭 서술에 술술 읽히는 단문 위주의 쉬운 문체 정도.

물론 사만곰 작가처럼 약간 결이 다른 문체도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긴 그럼.

하지만 이 소설의 문체는 그와는 조금 다른,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상체라고 느껴지는 조금 호흡이 짧은 문체와 특징적인 어미를 가진 문장으로 구성된 문체를 보여줌.

다만 이상의 문체를 따라했다기 보단 그 분위기만 냈다는 느낌이 살짝 있긴 함.

 

사실 이상이 오감도나 날개로 워낙 유명해서 그렇지, 종생기나 이상의 수필 같은 걸 보면 한자와 영어 어휘를 유려하게 쓰는(물론 영어는 지금 보면 좀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기교적으로 뛰어난 작가이자 자신만의 에고나 사상이 뚜렷한 모던 보이적 모습이 강하게 드러남.

그런 면에서 작가가 어느 정도 이상의 문체를 의도적으로 따라한 것 같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그보다는 김승옥이나 이청준 같은 한국 고유어를 활용해서 아름답게 글을 쓰는 한국 근대 문학의 전통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느낌이 있음.

하지만 이건 누가누가 이상 모사 잘하냐 대회가 아니라 소설이니까 뭐 작품성에 영향을 미치는 포인트는 아님. 오히려 정말로 한자어와 영어 범벅이 되어있는 소설보단 이런 식의 소설이 훨씬 보기 편하니까.

암튼 이러한 소설의 문체가 옛스러운 느낌을 잘 살려주고, 이상의 캐릭터성도 잘 살려준 거 같음


사실 문체 말고 스토리도 평가하고 싶긴 한데, 소설이 약간 묵직하게 전개되는 편이라 아직 스토리는 잘 모르겠음.

사실 나온게 적어서 더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확실히 드문 유형의 소설이라 한 번 보는 걸 추천함.


간단 요약


림버스 컴퍼니 이상과 블루 아카이브 크로스오버 작품

문체가 독특해서 미식이다

열심히 봐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