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나치 독일 시절.


 세명의 남자가 호프집 원탁에 둘러앉아있다.

 남자 한명이 소책자를 들어올린다.


 나치당 남자1 "이봐. 당에서 나온 이 기술 보고서를 읽었는가? 앞으로 십년 뒤에는 정액을 냉동해서 보관할 수 있게 될거다던데."

 나치당 남자2 "훌륭한 기술이지. 그 기술이 있다면 우월한 아리아인의 씨를 멀리 퍼트릴 수 있지 않겠는가."

 나치당 남자3 "체격이 건장한 아리아 남성은 하루 종일 정액만 공급하는게 일이 될지도 모르더군."

 나치당 남자1 "그거 개꿀인거같던데. 하루종일 딸만 치는데 급료가 나오다니. 꿈의 직장 아닌가."

 나치당 남자2 "게다가 전세계 모든 여성들에게 내 씨를 넣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남자의 로망이지.

 나치당 남자3 "......우리하고는 관계없을 얘기지만."


 셋은 서로를 바라보다 한숨을 쉰다.


 나치당 남자1. 키 155cm.

 나치당 남자2. 키 149cm.

 나치당 남자3. 키 163cm.


 이들은 도태 아리아인이라 불린다.

 선전물에 나오는 나치 전사다운 위용은 이들에게 없다. 이들은 나치당 모임에서도 '혹시 부모님이 유대인은 아닌가?'라던가 '자네 성별을 감추고 있는건 아니겠지?' 등의 의심을 산다. 별명은 도태남, 암컷얼굴, 신의 실수, 아리아인의 수치 등등... 다양하다.


 나치당 남자1 "빨리 냉동기술이 일상에 들어와야 할텐데. 그러면 결혼이란 개념도 없어지겠지. 전부 당에서 아리아인의 정자를 신청해서 받을테니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거 아냐."
 나치당 남자2 "내 말이! 헤르만 자네 내가 저번주에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아는가? 149cm와 결혼할 바에야 유대인의 열등한 종자를 받겠다는 소리를 들었다네! 롯테 씨발년아! 내가 그년을 반드시 당국에 신고해서...! 당국에 신고해서...! 크흐흑... 못하겠어... 롯테... 으끄흑흑...."

 나치당 남자3 "울지마... 에밀... 아리아인은 우는거 아니다... 아리아인이 울면 고추 떨어진다..."

 나치당 남자1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나치당 남자3 "말해보게, 에르빈."


 나치당 남자1이 흠흠 헛기침을 하며 말한다.


나치당 남자1 "이 기술보고서 말야. 이건 아리아인의 정액에 수요가 있다는걸 의미하지. 경제학과를 나온 내 입장에서 봤을 때 이건 아리아인의 정액은 돈이 된다는걸 의미한다네."

나치당 남자2 "어 진짜!? 나 딸만쳐도 부자되는거야 이제!?"

나치당 남자3 "아니 니껀 아무도 안사지. 누가 149cm 아리아인의 정액을 사..."

나치당 남자2 "흐끄으으으흑흑흑어엉어엉!"

나치당 남자1 "왜 애를 울리니 너"

나치당 남자3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나치당 남자1 "그렇지만 현실인식은 중요하지. 냉동보존기술이 현실화된다 해도 우리의 정액에는 아무 가치도 없다. 우리의 씨는 돈이 되지 않아!"

나치당 남자3 "너무 당연한 말이라 그걸 굳이 말하는쪽이 더 이상해보이네..."

나치당 남자1 "하지만 나는 여기서 돈을 벌 기회를 찾았다!"


 나치당 남자1이 품에서 다른 팜플렛을 꺼낸다.

 그건 빈 오케스트라 단원 모집 공고다. 얼마 전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나치는 빈 오케스트라 단원을 충성심있는 아리아인으로 가득 채우려 하고 있었다.


 나치당 남자1 "여기 들어가면 황금알을 낳는 닭에 접촉할 기회가 생긴다. 에밀, 에르빈, 너희 음악 배웠잖아."

 나치당 남자2 "??? 뭔소리임?"

 나치당 남자3 "정액 얘기하다 음악 얘기로 넘어가다니 뜬금없네."

 나치당 남자1 "빈 오케스트라는 원래 실력주의인 탓에 다른 인종이 많았어. 하지만 이제는 아리아인을 우선으로 뽑는 바람에 여성단원이 부족해진 상태지. 총통께서는 빈 오케스트라에 많은 아리아인 여성이 지원하길 바라고 계신다. 수많은 여성들이 그분의 씨를 받기를 원하지만 그분과 만날 수 있는 여성은 한정적이지. 하지만 빈 오케스트라 단원이라면 그분과 독대할 수 있어! 잘하면 총통의 씨를 얻을 수도 있단 말이다! 그 권력의 씨앗에 매겨지는 가격은 어마어마하겠지."

 나치당 남자2 "서, 설마, 자네!?"

 나치당 남자3 "그러니까 우리더러!"

 나치당 남자1 "그래. 정답이다. 너희가 여장을 하고 빈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는거다. "


 나치당 남자1이 씨익 웃는다.


나치당 남자1 "그리고 총통의 정액을 훔쳐라. 너희의 암컷 얼굴로."




 여장 보추 아리아인 3명이 히틀러의 정액을 훔치려 하는 하드보일드한 첩보물 보고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