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인증이 한 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이건 뭔 종이딱지가 그렇게 비쌉니까 또?"
- 움직입니다. 안 붙이면.
"움직여요? 거기 귀신이라도 들렸다는 얘깁니까?"
- 예.
"…예?"
- 인형, 장난감, 그런 것들부터 시작해서…붙이지 않으면 자기가 사람인 줄 알고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 시험해 보시겠습니까? 스스로 뒷감당할 수 있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참, 검시관도 그 나이 먹고 뭔 그런 농담을…"
- …….
"…?"
- …….
"…검시관?"
문득 시선을 돌리니 검시관은 왼손을 들어 자기 뺨에 인증 스티커를 붙인 채로 굳어 있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숨도 쉬지 않았다.
"아니, 장난 그만 하십시오. 나 이제 진짜 기분 나쁘니까."
기묘한 장난에 반쯤은 짜증이 나 검시관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러나 손에 닿는 감촉은 살갗이 아니었다.
플라스틱? 석고? 자세한 건 알 수 없었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으악!"
남자는 벌레라도 움켜쥔 것처럼 반사적으로 손을 털어냈다.
검시관의 팔 관절이 돌아갔고, 그 손끝이 붙들고 있던 스티커도 뺨에서 떨어져 나갔다.
검시관이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얼어붙었던 표정이 풀리고, 눈을 두어 번 깜빡이고 숨을 한 번 들이쉬더니 이렇게 내뱉는 것이다.
- 이해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