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산주의 국가가 있었다.


그 나라의 과학자가 행운과 불행을 분산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발명했다.


가령, 두 사람이 그 장치를 통해 서로 영적으로 연결될 경우,

둘 중 한 명만 10억원어치 복권에 당첨될 운명이었다면 둘 다 5억원어치 복권에 당첨되고,

둘 중 한 명만 사고로 죽게 될 운명이었다면 둘 다 반죽음으로나마 살아남게 되는 식이다.


그렇다면 연결되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행운과 불행의 정도도 분산되어 낮아지게 될 것이다.


그러자 국가의 수뇌부는, 진정한 인민 평등을 위해서는 행운과 불행도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자기만 연결하지 않는다면, 혼자 운이 좋은 것보다는 혼자 불행한 게 더 걱정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든 국민이 장치를 통해 연결되어, 행운과 불행을 분산 공유하게 되었다.


연결이 완료되고 며칠 뒤, 난데없이 운석이 떨어졌다. 국가는 멸망하고 국민 모두 몰살당했다.


국민들 중에 너무나도 불행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있어서, 모든 국민들의 행운과 불행을 합쳐서 평균으로 상쇄해 봤자

그 평균치 자체가 너무 낮아서, 평균의 함정으로 모두가 불행해진 걸까?


아니면 행운과 불행을 분산 공유하든 말든, 어차피 전부 불행해서 그 날 운석으로 다 죽을 운명일 뿐이었던 걸까?


지금 와서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결국 평균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중앙값과 최빈값도 고려해야 한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