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그런 소설이었음. 그런데 그걸로 그 작가 고로시 당했음.

그거 보고 생각한건데 그건 주인공 설정이 문제이긴 했음.
애초에 주인공이 남주 이외의 다른 남자와 어떤 인간관계도 가질 수 없게 구성해놨다면, 남자가 아무리 목석이라도 독자가 결말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겠지. 하지만 다른 남자와 만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주인공의 자유도는 높았고 이게 독자에게 '저 남자 그냥 버리면 안돼?'라는 선택지가 되어 번쩍번쩍 빛났다.

내여귀 결말 논란이랑 비슷한거임. 내여귀도 쿠로네코라는 대안이 존재했고 그게 너무 독자에게 강렬한 유혹인데, 작가가 끝까지 키리노를 놓지 않아서 문제 터진거였으니.

ㅇㅇ 남성향도 커플성립 기능없이 편의적인 역할만 제공하는 히로인이 있지. 대표적인게 여동생계 히로인이고. 소꿉이들도 보통 그런 기능이고. 그런데 메인 히로인이 지나치게 기이한 인간상(하루히, 키리노)이면 이 서브들이 급성장해서 독자에게 위안을 주는 성모님이 되어버림. 그래서 작가가 서브로 갈아치우는 결말을 준비하지 않으면... 결말은 항상 불타오를 수 밖에 없겠지.

+ 이 서브 메인화 딜레마를 되게 잘 처리한게 내청코였다고 생각함. 내청코는 독자에게 위안을 주는 성모형 히로인이 남자임. 하치만과 서브의 커플 성립이 절대로 불가능한 구조를 극초반부터 형성해놨고, 이로 인해서 유키노시타가 메인 히로인 지위를 아주 공고하게 굳힘. 만약 이렇게 안해놨으면 유키노시타도 하루히나 키리노꼴났음.

+ 이 서브 메인화 딜레마를 기괴하게 처리하는게 니시오 이신. 니시오 이신 소설에서 독자에게 위안을 주는 성모형 히로인이 등장하면 일단 의심해야 함. 걔는 무조건 죽음. 메인히로인 지위에 도달하기 전에 죽도록 설계되어있음.

독자가 마음에 안들어하는 전개를 밀어붙이는 작가들은 위의 두 작가들처럼 독자가 이것이 이 주인공의 최선이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도록 준비해야 하는거지. 주인공에게는 이 외의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모든 가능성을 끊어버려야 논란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함.

단순히 이 주인공은 이런 성격의 이런 인간이에요. 이런 캐릭성만으로는 다른 선택지를 버린다는걸 납득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