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붕이는 평범하게 착한 사람.

야밤에 바람을 쐬고자 멀리 나온 산책로 편의점에서 가볍게 혼술을 하고 집에 가는 도중에 반라의 상태로 죽어가는 여성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하지만 결국 여성은 죽게 돼.


반라라는 것에서 알겠지만, 강간을 당하고 죽기 전에 도망쳐 온 거야.

그런데 최초 신고자가 후붕이였기 때문에 후붕이가 용의자로써 조사를 받게 되는데, 문제는 그 길거리에 CCTV가 없고, 그 때문에 알리바이도 명확하게 있지 않아서 후붕이가 누명을 쓰게 되는거지. 


후붕이는 억울해서 변명을 해보려 하지만, 부패한 경찰과 판사, 검사들이 사건을 빨리 종결시키려는 덕에 일사천리로 가해자가 되어버려.


후붕이에 대한 소식을 들었던 지인과 가족들은 후붕이의 심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리 없다며 후붕이를 위로하고 항의하지만, 부패한 경찰들이 가져오는 조작된 자료들에 점점 속아버리고, 하나하나 등을 돌리기 시작해.


그 중에는 후붕이의 어여쁜 여친도, 든든한 절친들도, 귀여운 여동생도, 다정한 선생님도, 까칠한 직장 선배도, 어설픈 후배까지 전부 포함이였어.


"네가 그런 사람이였다니, 실망이야."

"우리와 함께 웃던 날, 너는 무슨 생각으로 있었어?"

"내가 가르친 너는, 모두와 두루두루 지내던 따뜻한 학생이 아니였던 거니? 그저 뒤에서 칼을 갈고 있던 싸이코패스였던 거니?"

"말 걸지 마."

"..."


결국 아버지 한명 만 남기고 모두 후붕이를 없는 존재 취급하게 되는거지.


후붕이는 그대로 체념한 채, 항의할 의지를 거두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홀로 아들만을 믿으며 증거물을 찾던 아버지만을 남겨두고, 그렇게 일은 끝나는 듯 했어.


그런데, 이전에 후붕이가 행했을 것이라 치부하고 넘겨버린 수법이 고스란히 나타난 시신이 발견된 거야.


그 시신의 수는 달이 지날 때마다 점점 늘어났어.

초대형 연쇄살인이라 간주하고 눈이 뒤집어진 경찰의 수사 덕분에, 그 살인범은 장장 5년이 지나서야 잡힐 수 있었어.


헌데, 그 살인범은 자신에게 있던 혐의와 더불어, 다른 가해자가 있던(사실은 전부 누명이지만) 사건들과, 후붕이가 저질렀다고 알려진 사건들까지 전부 털어놓았어.

그 살인범은 젊은 청년이였는데, 오로지 주도면밀하고도 꼼꼼한 살인을 저지르는 데에만 강한 쾌락을 느낀 나머지, 언행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말꼬리가 잡혀버린 거지.


결국 이로 인해 전국이 발칵 뒤집혔고, 경찰을 비판하는 기사와 함께 후붕이는 다른 누명을 얻은 사람들과 같이 풀려났어.


아버지는 역시 우리 아들이 그럴 리 없다며 감격했고, 그와 그리 가깝지 않은 지인들은 후붕이를 위로했어. 오직 가까이 있던 사람들만 죄책감에 휩싸여 침묵했어.


하지만 마음에 너무나도 큰 상처를 입은 후붕이는, 정부에게서 받은 많지 않은 위로금을 아버지에게 전부 이체하고는, 유서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지. 그의 방이 정리되던 그 때, 그의 유품인 어느 공책이 발견되었어. 후붕이의 유품이였지.

후붕이에게 남은 것은 그가 교도소에 들어가기 이전까지 쓴 일기장 하나.


그리고 그 일기장은 연쇄살인 사건 브리핑에서, 누명을 쓰고 죽은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민중의 여론을 얻고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사건반장이 펴 읽기 시작했어.


사건 브리핑 방송에서, 그의 처절하고도 조용한 비명이 지인들의 비수에 꽃히기 시작하는 거야.


이런 거 엄서??

후붕이에게 용서를 바랄 수 없게 되어버린 게 너무 좋아

후순이들이 잔뜩 후회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