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태형과 곤장 고증이 제대로 안된 곳이 많은데, 한번 따져보자.

잠시 다른 얘기부터 하면, 일단 '태'라는 것은 한자로 회초리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가늘고 긴 게 맞는데, 흔히 잘못 아는 것이 '장'임.

'장'이라는 것은 한자로 지팡이를 나타내는 것임. 즉, 이것도 역시 가늘고 긴 것인데, 단지 태보다 굵을 뿐임.

즉, 넙적한 나무판자와는 완전 다른 물건이라는 얘기이지. 넙적한 나무판자는 '곤'이라고 불리는 전혀 다른 것임.

'곤'과 '장'은 완전히 다른 것이지만 '곤'을 그냥 '곤장'이라고 부르기도 했음.

그런데, 요즘 시대에 잘 모르니까 '장'을 '곤장'이라고 착각하는 일이 많은 듯함. '장'은 그냥 가는 막대기야. '곤장'이 넓적한 것이고.

다행히 여기서는 고증이 잘 된 경우가 많은데 다른 곳에 나가 보면 완전 엉터리인 게 많지.


그러면 이제 제대로 물볼기를 따져 보자.

일단, 다들 알다시피 남자에게 태형을 집행할 때는 허리 아래부터 종아리까지 다 벗겼지.

아래 그림처럼 벗겨 놓고 팔목, 허리, 발목 묶어서 꼼짝달싹 못하게 고정하고 회초리로 볼기를 때렸지.


그런데, 물볼기라는 것은 뭐냐 하면, 바로 여자에게 태형을 집행할 때 하던 것이 물볼기임.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은 것.


이걸 잘 보면 팬티같은 것 한 장 남겨 놓은 것 말고는 남자와 똑같음. 심지어 그림 잘 보면 그 팬티같은 것조차도 걷어올려서 볼기 아랫부분은 그냥 노출되어 있음. 즉, 맨살에도 많이 때렸다는 얘기이지.

그럼 왜 물볼기냐 하면, 이렇게 팬티 한 장 남겨 놓은 이유가 바로 여자의 은밀한 부분(성기와 항문 등)이 안 보이게 하려고 한 것인데, 저래 놓고 때리다 보면 바람에 날려서 안쪽이 보일 우려가 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물을 뿌려서 살에 착 달라붙게 만든 것임. 단지 그것 뿐임. 물을 뿌려서 더 아프게 하려거나 덜 아프게 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살 위에 다른 옷을 덮어 준 것도 아님. '팬티가 착 달라붙어서 날리지 않게 하려고' 한 것이 물볼기임. 그나마도 엉덩이 아래쪽은 저렇게 다 까고 때렸고.


물볼기라고 그린 엉터리 고증들이 많은데, 최소한 제대로 알고는 있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