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때 질풍노도의 시기랍시고 ㅈㄴ 무서운걸 보고싶었던 나는 유튜부에 호러 비디오를 검색했고, 그때 찾은 게 여기 애들이 전부 아는 만델라 카탈로그였어.


아날로그 호러가 뭔지도 모르고, 도서관에 있는 괴담책도 무서워서 팔척귀신 프로필은 넘기던 놈이 처음으로 각잡고 본 게 그거니 ㅈㄴ 무서웠지.


특히 얼굴 없이 눈만 ㅈㄴ 큰 도플갱어가 제일 무서웠는데, 그냥 잠자다 밤에 눈뜨면 어딘가에서 날 쳐다보고 있을 것 같았어서 한동안 엄마랑 자고 그랬지.


근데 어느날 엄마가 하필 새벽4시에 멀리 나가서 늦게 들어온다는 거야, 가뜩이나 밤귀는 엄청 밝아서 잠 다 깨고도 안대 하나 붙잡고 어떻게든 자려고 애를 써도 어느순간 방 구석에서 날 노려보는 도플갱어랑 웃는상이 예쁜 언스피커블 때문에 가위 눌린 듯 꼼짝도 할 수 없었어.


그러다 밖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아빠엄마 둘 다 코를 곤다는 걸 아는 나는 몸은 일으킬려고 하는 갑자기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지.


엄마는 차를 그렇게 멀리까지 운전 할 줄 모르거든.


당연히 그시간에 운영하는 시외버스도 없어서 아빠가 직접 데려다 줘야했고, 그때는 정말 두려움에 안대로 눈을 가렸는데도 눈 앞이 빙빙 도는 것 같았지.


그래도 엄마가 알아서 갔겠거니 하고 몸을 비틀듯 일으켜세워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고, 아무도 없었어.


어떻게든 불을 키고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예능을 보며-보면서도 누가 날 보는듯한 기분을 버틸 수 없더라고-8시까지 버텼고, 아빠의 비밀번호 치는 소리에 오줌을 지릴뻔하며 겨우 아빠의 품에 안겨서 목놓아 울었어.


아빠는 아랫집 소리라고 나를 타일렀지만, 나는 믿을 수 없었어.

그 집에서 18년 가까이 살면서 아랫집 얼굴까지 다 기억하는데, 방음도 거의 안돼는 아파트에서 한번도 그사람들이 코고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고.

내가 방을 나와 온기라곤 전부 밤공기에 뺏긴 거실에 들어가자마자 코고는 소리가 끊긴 것도 이상하고.

결정적으로 그 소리는 거실에서 선명히 들렸어, 엄마는 침대서 자고, 아빠는 거실에 매트리스 깔고 자거든.


근데 문제는, 아랫집 거실엔 소파가 있고, 침실은 내 방 바로 아래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