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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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의 시간이 지났다. 유야는 한줌 재가 되어 공동묘지에 묻혔고, 남은 이들은 상실의 아픔을 조금씩 극복하고 있었다. 여름의 더위와 가을의 선선함이 뒤섞인 9월 초의 주말, 시즈카는 유키카게와 함께 공원 벤치에 앉아 비눗방울을 불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언제나 활기차단 말이야. 센트럴 파크에 가도 인종만 다르지 아이들이 저렇게 뛰어 놀거든.”


“뛰어놀아야 할 때지. 나도 저 나이 때는 비눗방울 불면서 나돌아다녔으니까. 그나저나 야나기 이 자식은 언제 오는 거야?”


“여기다.”


재하는 둘의 뒤에서 나타났다. 시즈카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깜짝이야! 소리 좀 내고 다녀.”


“미안, 유키카게 녀석이 내 뒷담을 까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임자 있는 여자한테 집적거리는 자식이 자기 뒷담에 민감할 수밖에 없겠지.”


“뭐가 어째?”


“틀린 말 했나? 야나기.”


시즈카는 고개를 저었다.


“이거야 원… 완전 애들 싸움을 하고 있단 말이야~”


재하가 물었다.


“아무튼, 여기로 부른 이유가 뭐야?”


“다들 알고 있겠지만, 유야 씨가 돌아가셨어. ‘빅 브라더’… 그래, 중의원 테라다 미키에게!”


재하도, 유키카게도 숙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죠스케 오빠가 즉시 그 여자를 뒤쫓았지만… 이미 모리오시에서 떠난 뒤였지. 언제 돌아올지는 몰라. 하지만 분명히! 그녀의 ‘부하’들은 아직 이 도시에 있을 거야. 때문에 죠스케 오빠가 엊그제 나한테 도움을 요청했어. 이젠 그녀의 부하 스탠드 유저와 대면해도… 절대 도망치지 말고 맞서 싸우라고 나에게 말했지. 유키, 재하. 모두 힘을 합쳐서 그 여자와 그 여자의 부하들을 뒤쫓자!”


유키카게가 먼저 주먹을 뻗었다.


“당연하지! 이 도시에 그런 정치인은 필요 없으니까.”


재하도 같이 주먹을 뻗었다.


“난 유야 씨를 모르지만… 그런 인간이 있다는 건 꼴불견이야.”


시즈카도 주먹을 뻗었다. 세 사람의 주먹이 닿자, 셋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동시에 주먹을 살짝 더 뻗으면서 위로 들었다. 공원 밖으로 나가면서, 재하가 다시 물었다.


“그나저나 테라다 미키의 부하들을 어떻게 찾지? ‘나는 그녀의 부하다, 너희를 잡으러 왔다~’ 하고 동화 속 악당처럼 나올 리는 없잖아.”


“하지만 테라다 미키의 목표는 나와 죠스케 오빠야. 분명 언제라도 날 기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지 몰라. 확실히 누가 그녀의 부하인지는 미지수지만…”


그때, 누군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Umm… Excuse me? 실례지만 길 좀 물을게요.”


세 사람이 고개를 돌리자 흑인 청년이 서 있었다. 재하보다 살짝 큰 키에 얼굴에 문신을 세긴, 굉장히 다부진 체격을 가진 청년은 파란 눈동자를 굴리더니 다시 물었다.


“음… 저 ‘돌리 암스트롱’이라고 합니다. ‘돈키호테’를 찾고 있는데, 어디 있나요?”


재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


“Ah… umm… You can take…”


시즈카가 대신 답했다.


“(저기 사거리에서 서쪽으로 가는 방향의 177번 버스를 타고 돈키호테 정류장에서 내리면 돼요.)”


유키카게는 재하를 슬쩍 비웃었고, 재하는 머쓱했는지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암스트롱은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사거리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던 그때, 암스트롱은 갑자기 자리에서 우뚝 멈춰 서더니 공원 주차장에 세워둔 유키카게의 오토바이를 가리켰다.


“(저 오토바이… 당신 거죠? 생각해보니 얼마 전에 저 ‘오토바이’를 타다 죽은 ‘사람’이 있다던데 말입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세 사람은 불길함을 느꼈는지 그를 노려보았다. 암스트롱은 유창한 일본어로 말을 이었다.


“그러고보니 시내 돈키호테 바로 맞은편이 ‘사무실’이었죠? 중의원 ‘테라다 미키’의 사무실이라더군요. 요즘에 그녀를 뒤쫓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 눈에는 당신들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당신들을 처리하죠.”


곧바로 세 사람이 스탠드를 꺼냈다. 시즈카가 말했다.


“결국 빅 브라더, 테라다 미키의 부하라는 거지? 해보겠다면… 해보시지!”


“해보라고 했죠? 아닙니다. 전 이미 ‘하고’ 있지요.”


유키카게가 먼저 나섰다.


“헛소리를, ‘다이너마이트 퀸’…!”


그 순간, 유키카게는 자신의 목을 부여잡았다.


‘뭐… 뭐지? 수, 숨이… 막혀…’


유키카게는 호흡을 가다듬었으나, 그럼에도 고통은 계속되었다.


‘아니야! 숨이 막히는 게 아니야! '호흡'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고막이 터질 것만 같고… 피부가…! 피부가 ‘팽창’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시즈카! 야나기…!”


그리고, 두 사람도 모두 목을 부여잡은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모두 유키카게처럼 피부가 팽창하고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이런 건! 마치 ‘공기’가 사라지기라도 한 듯… 공기?’


유키카게가 다시 앞을 바라보자, 이미 암스트롱은 그들에게서 5미터가량 떨어진 채 상황을 관망하더니 마치 판타지 세계의 드워프 같이 작달막한 인간형 스탠드를 꺼냈다.


“음식 없이는 3주, 물 없이는 3일. 하지만 공기 없이는 고작 3분. 숙련된 이들은 그 이상도 버틴다지만 당신들은… 제 ‘린킨 파크’ 속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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