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놈은 참 여자복이 없었음


남중->남고 테크트리 타면서 여자랑 만날 만한 구석은 하교하고 학원에서 얼굴 보는 정도?

더 웃긴건 나 졸업할때 쯤 중학교는 남녀공학으로 바뀜 ㅋ


암튼 대학생 가서도 아싸 씹덕 특유의 말투와 어둠의 오오라를 둘둘 감싸고 조용히 커뮤질만 했음

중간중간 알바할 때 여자들이랑 같이 알바해본적도 많았는데 며칠 가다가 치프가 불러서 "너 일하기 불편하니?" 라고 물어보곤

나 때문에 다른 여자애들이 나랑 같이 일하기 부담스럽다는 얘기가 많았다는 걸 빙빙 돌려서 말했던 기억이 나네

뭐 나중에는 여자들이랑 말좀 터서 오해도 풀리고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러다 군대에 갔고 전역하고 나서 복학하니 학과에 새로 온 초빙교수 있었는데 외국 젊은 여자였음

2015년 내가 24살일때였으니 걘 27살 이었을 거임

복학하자마자 걔 수업이 첫 수업이었는데 학과 사무실 가서 인사하고 집갈라 하니 조교가 기왕 온 김에 

지금 바로 강의 들어가라 해서 걔 수업 중에 들어갔었음

조교랑 같이 문 열고 들어가서 학우들한테 인사하고 교수한테도 인사하러 칠판 앞에 서니까 걔가 나 보더니 급 화색?이 돌더라 목소리도 커지고 뭔가 기분이 좋아보였음

수업 잘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SNS 들어가니까 걔가 나 친추 걸었더라 전역하고 올린 사진들에 좋아요 표시해놓고

다른 교수 수업 듣는중에 갑자기 들어오더니 교수한테 양해 구하고 내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이것저것 나한테 물어보기도 했었음

뜬금없이 페북메세지로 지금 뭐하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나한테 관심이 참 많았음..

내가 휴학한다고 했을때도 엄청 아쉬운 티 내고..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나한테 참 호감있다는걸 열심히 표현하려고 했었음

반박시 니말이 맞음

당시 나는 모솔아다에 여자랑 길게 대화해본 적이 없어서 걔가 나한테 자꾸 귀찮게 앵기는 이유도 몰랐음 단지 친하지도 않은데

친한척 하려고 해서 엄청 경계했었지


몇달 그렇게 내가 벽 치고 지내니까 자기 딴에는 좀 화가 났는지 수업도중에 필기 시간 주어졌을 때 강의실 맴돌면서 내가 쓴 글 보더니 졸라 큰소리로 웃고 내 신경을 긁으려고 하더라 메시지도 안보내고

짜증나서 그때부터 쌩깠음 강의실 맨 구석탱이에 앉거나 상대방이 불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만큼 무시하기도 했고

며칠 뒤에 학과 내에서 교수진들 까지 다 참석하는 술자리가 있었는데 그때도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서 학우들이랑 잘 놀았음

교수진들 쪽 보니까 걔도 나 쓱 한번 쳐다보고는 눈 돌리더라

그렇게 회식 끝나고 다들 파 할때 내가 교수님들 마시라고 숙취해소 음료 하나씩 돌렸는데 걔 차례가 됐음

별 감정 없이 줬더니 쭈뼛거리길래 왜그러냐고 물으니 내심 나한테 미안한 감정 있었는지 미안하다고 하데?

당시 나는 쿨하게 넘긴답시고 미안할거 없고 잘 들어가시라고 하고 동기들이랑 집 감 그 뒤로 또 메시지 보내더라


4학년 때 학과장 추천으로 외국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져서 신청함.

출국날 얘한테 카톡으로 "넌 지금 정말 빛나고 있으니 뭘 하더라도 잘 풀릴거다" 라고 보냈는데 1이 안지워지더라

한창 외국에서 열심히 일할 때 페북으로 언제 서울오냐고 술 한번 마시자고 나한테 메세지 보냈는데 바빠서 씹었음.

암튼 일이 정말 잘 안풀려서(인종차별,살인적인 근무환경) 정해진 계약기간까지만 일하고 계약 연장 없이 귀국했는데

학과장이 연락해서 왜 더 일하지 않았냐고 노발대발 했었음


암튼 학과 내에서 내가 대 죄인이 돼 있었고 자연스럽게 걔랑도 연락이 안닿게 됨.

나는 나대로 취업에 실패했으니 부랴부랴 이력서 내고 이름도 잘 모르는 좆소 들어가서 어찌저찌 지냄.


한동안 걔도 잊고 일에 매진하던 금요일날 밤 퇴근하고 집에와서 잠 자는데 참 기묘한 꿈을 꿨음


꿈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그 교수가 내 꿈에 나오더니 뭐라뭐라 하고는 자리를 뜨더라 나는 멀어져가는 걔 뒷모습에 손 내밀면서 꿈에서 깼음 

꿈이었다고 해도 뭐가 그렇게 허탈했는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외출해야 돼서 샤워하는데 손에서 빨간 실이 붙어있다가 물에 씻겨서 하수구로 내려갔음

잠옷이나 속옷, 이불이 빨간색 계통이 아니었는데도 갑자기 빨간 실이 어디서 나온건지 당췌 감도 안잡혔음


그리고 몇달 안지나서 다른 남자랑 결혼했다고 후배가 말해줘서 앎

얼마전에 소식 들어보니 애 낳고 잘 살고있는거 같더라


걔 결혼하는 년도에 나도 여자친구 처음으로 생겼는데 여친이랑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2~3번 반복하다가 지금은 완전히 솔로임 ㅋㅋ


가끔씩 일하다가 걔 생각이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