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긴 한데 호적상으로만 있어

종교 문제 때문에 엄마랑 아빠 박터지게 싸워왔고 엄마는 엄마대로 자기 사상 감염시키려고 악을 썼는데 아빠는 그거 다 알면서도 나더러 얼마나 멍청하면 니 애미한테 휘둘리냐며 나한테 모든 걸 전가했음


둘다 싫었지만 엄마가 더 막장이었어. 나도 딴에는 그래도 같이 살아보려고 이해해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공염불이더라. 이 미친년이랑은 같이 사는게 불가능하다는 결론만 나왔고 마침 드디어 엄빠 이혼 떡밥 나왔길래 그나마 덜 ㅈ같았던 아빠 편 들어서 엄마 쫓아내고 나는 위자료 마련 때문에 전세로 내놓은 본가에서 튕겨져나와 지금까지 자취 중임


웃긴게 나는 그렇게 아빠 도와줘놓고 이혼 공방 끝나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겠다고 약속도 받아냈지만 팽당함 ㅋㅋㅋㅋㅋㅋ 사실 아빠가 이런 식으로 말바꾼 적이 한둘이 아녀서 기대도 안했다만 아빠도 엄마만큼은 아녀도 참 사람이 평생 안변하는구나, 이 사람도 믿을 수 없구나 싶더라

하긴 그 미친년 집안에 들여서 애새끼들 인생 말아먹은 놈을 어떻게 믿어


그래서 가족끼리 화목한 사람들 보면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엄청 신기해 내가 그 당연한 걸 못누렸다는게 생각하면 할 수록 오묘해


그렇게 다 연 끊었어 여럿 때문에 괴로운 거 보다는 혼자라서 외로운 게 훨씬 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