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계선 지능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학교 시절 부터 기초적인 진도도 따라잡지 못해서 보충 수업을 받아야 했다


여기에 조현병까지 겹쳐서 일반인과는 유리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신체적으로는 뒷통수에 주먹 절반 만한 종양이 자라고 있다

신경이 지나가는 부분에 종양이 자라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하려면 아직 멀었다


군대는 완전 면제를 받았는데

장애인 연금은 못받는 애매한 상태에서 나는 살아가고 있다

장애인도 정상인도 아니지


나는 살면서 한번도 친구도 애인도 있어 본 적이 없고

졸업한 이후로 대학은 생각하지 않고 상하차, 소주 공장, 육류 가공 공장 등을

오가면서 육체 노동을 했고 26살에 소기업에 취직했다


이 정도는 장애인 치곤 선전했는데?라고 생각될 것이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나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긴 한다.

오히려 장애인이라고 섣불리 동정을 베풀지 않는 분위기가 더 편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나도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린다.

내가 정상인이라는 가정 아래에서 정상인과 나를 비교하며 박탈감에 빠지곤 한다

내가 경계선 지능 장애를 앓지 않았다면? 종양이 없었다면? 조현병에서 해방되었다면?

더 나은 직장에 다녔을까? 그림이나 글에 소질이 더 늘었을까? 친구나 애인이 생겼을까?

이런 생각을 종종 하게된다


이럴 때 마다 이렇게 생각하며 위안을 한다

"나 정도의 삶이면 장애인 치고는 선전한 거라니까?"

이건 장애인과 정상인의 경계에 있는 나를 장애인 쪽에 더 기우는 존재로

설정함으로써 정상인과 비교하며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 쪽의 사고이기도 하다.


물론 이건 전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이다.

꽤 많은 장애인 단체가 장애를 극복하기 보다는 장애인으로써 동질감을 가지고

장애를 통한 보상을 받는 쪽으로 부패한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무관하진 않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지금 매우 힘든 상황이라서

마약성 진통제라고 생각하며 "장애인 치곤 선전한거다"라는 비겁한 생각을

코로나 종료일까지만 생각하면서 지내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