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6년 8월 16일 아침 캘리포니아 남부 무구 비행장, 무인기로 개조된 F6F 5K 헬켓이 이륙한다. 헬켓은 AIM- 7 공대공 미사일 시험 표적으로 쓰일 예정이였으며 빨간 페인트를 칠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변이 일어난다. 시험장으로 가던 헬켓이 경로를 이탈하며 가출해버린 것이다. 원격조종은 먹통이 돼버렸고 통신 불량시 작동하는 자동 추락장치조차 임무를 거부했다. 가미카제하다 뒤진 타카하시의 원혼이라도 붙은 것일까? 헬켓은 LA가 있는 방향으로 돌진했다. 아무도 헬켓의 자유의지를 막을 수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옥스나드 공군기지의 437 요격비행대대는 F-89D 스콜피온 두 대를 출격시켜 기계의 반란을 저지하려 했다. 이들은 에프터 버너를 키고 최대한 빠르게 상승했고 9000m 상공에서 헬켓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윽고 그들이 반란군 헬켓을 조준했지만...
사격통제 장치가 조준을 거부했다. 고장난 것이다.

나약한 인간 파일럿들은 사격통제장치가 계산해주는 지연신관 조절 없이, 자신의 감 만으로 무유도 로켓을 발사하여 헬켓을 격추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헬켓은 화려한 회피기동(사실 그냥 빙빙 돌았다.)을 선보이며 208발의 로켓을 모두 피했다. 한발의 로켓을 날개에 맞췄지만 로켓은 자폭을 거부했으며 결국 도탄되었다.
에프터 버너로 연료를 낭비한 스콜피온은 결국 목표를 포기하고 돌아가고 만다.
이 때, 기계의 반란이 시작됐다. 본래라면 일정거리 이상 날아간 무유도 로켓은 바닥에 떨어질 일 없이 자폭해야 하지만, 자폭을 거부한 로켓들은 그대로 지상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로켓은 대화재를 일으켜 숲 200헥타를 태웠고
저장 중이던 석유창고도 태웠으며
공원과 도심을 덮쳐 차량과 민가를 공격했다. 어떤 로켓은 불발탄 상태로 부엌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반란군 선봉장 헬켓 역시 연료가 떨어져 인근 사막에 추락하고 말았다. 최후의 발악으로 송전탑 전선 3개를 끊어먹었다.
이 앙증맞은 반란은 팜테일 전투라고 불리며 아직까지 전설로 회자되곤 한다.
혹자는 기계의 반란이 아닌 그저 악재가 겹친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