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3360322


그저께 디시 군갤럼 하나가 정리해서 가져온 대만의 로켓 이야기.

글 내용 중에 날다람쥐의 영상이 있는데, 해당 군갤럼이 '발사기록 못 찾겠다'라고 한 것은 정확한 사실이다.


날다람쥐 시리즈(飛鼠, Hapith, 이하 날다람쥐)는 군갤럼이 대강 설명했듯, TASA가 지원하는 대만 민간 로켓 기업 TiSpace의 하이브리드 로켓이다.

설명하기 복잡하니 패스하지만, 아무튼 그 전까지 대만 내에서 로켓개발 하던 이런저런 민·관 단체들의 후신이다.

NASA와 TASA 모두에서 근무했던 천옌성이란 엔지니어 주도로 창립된 TiSPACE는 사실상 대만의 주력 로켓 기업인 셈이다.


그런 TiSPACE의 날다람쥐는 참으로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


https://www.ettoday.net/news/20200213/1644303.htm#ixzz6DnBRYOpo

2020년 2월 13일, 발사 당일날 기상 관측을 위해서 관측풍선을 날렸으나, 구린 날씨로 풍선조차 목표 관측고도에 도달도 못 하고 몇 번씩 떨어져서 발사를 취소함.

그래서 날리진 않고 지상에서 테스트 겸 점화만 해보고 끝냄. 근데 영상에서 봤듯 몇 초 안 돌고 엔진이 꺼져버린다. 이건 왜인진 몰?루

그러고선 얘들은 부품 교체 후 (엔진을 키긴 켰기에 교체할 부품이 있다고 함.) 2,3개월 뒤 재발사를 공언했지만.... 그대로 1년 반 가까이 소식이 끊긴다.


그러더니 이 날다람쥐는 뜬금없이 호주에 등장한다.

처음 자료 찾을 땐 뜬금없이 난톈(南田, 남전) 발사장이 법적문제로 폐쇄되었다는 말이 적혀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후술할 HTTP-3A로켓은 작년 여름에 발사를 여기서 했다. 그래서 폐쇄는 잘못 된 정보라 치고 더 찾아보니 원인이 법은 맞았다.


https://www.thenewslens.com/article/129278

남전 발사장은 대만 타이둥현 다런향에 위치해있다. 다런향은 대만 원주민인 파이완 족이 주로 모여사는 곳이다.

그래서 남천 발사장에서 쏠 때, 매 번 주민회의를 거쳐야한다. 참으로 엿같은 구조지만 다른 발사장이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협의에 들어가야한다.

그래도 얘들도 '국내에서 쏘고싶다!'하는 욕망은 있으니까 위 영상처럼 2020년 초까지는 협의를 거쳐서 발사장을 썼다.

위 기사는 19년 12월에 나온 협의 관련 기사다.

주민들의 반대 논지는 "저거 이제 막 나온건데 니들을 어떻게 믿고 쏘라고 하냐? 장난함? 저게 만약 통제불능이 되서 우리 밭에 꼬라박으면?? 그러고 오염되면 어떻할건데? 그 대책 얘긴 안하고 '로켓 안전해요'하면 다냐?" 라는 이야기.

근데 그거 어찌저찌 달래놓고 2월10일에 3일 뒤로 발사일 잡아서 준비 들어갔는데... 영상에도 나오고 위에서 얘기했듯이 날씨가 구리다고 안쐈다.

심지어 중국어 위키백과엔 '게다가 엔진도 너무 일찍 켰다'란다. 날씨 확인하고 발사 취소하려했는데 발사팀이 성급히 발사절차에 들어간건가 싶긴한데 이건 모르겠음.


https://www.chinatimes.com/realtimenews/20200527005289-260405?chdtv

이러니 안 그래도 불안하다 앓는 소리 내던 주민들은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는지, 날다람쥐 발사에 관해서는 거부를 때려버린다. 그래서 국내 발사가 무산됨.

게다가 타이둥현 현12정부에서도 '중앙정부도 자기들은 대응 방침이 없다하고, 현12정부(대충 경기도12청같은)는 토지 불법사용으로 과태료 때리는 정도밖에 못 한다. 장난하냐.' 하고 반대함. 국가 중요 사업으로서 중앙정부가 참여하는 사업인데도 사고 대첵이 제대로 없고, 또 중요 사업인 만큼 현12정부가 개입할 여지도 적다는 것을 문제삼은 것. 게다가 토지 용도변경을 정식으로 해서 우주발사용으로 전환하고싶어도, 그러려면 관할당국 승인이 필요한데, 우주쪽 관할당국이 없어서 그것 조차 불가능했던 모양.(당시기준)


https://www.inside.com.tw/article/20079-most-taiwan-rocket

그래서 급하게 대만 과기부가 주도 하에 로켓 발사 관련 안전 법규 초안을 내고 난리를 피운게 2020년 여름인데,


https://www.wealth.com.tw/articles/f2ef1e65-3898-4c5b-acaa-03fe59263a19

누리호 2차발사 관련 기사에서 '올 1월 우주개발법이 공식 시행되면서, 대만 정부가 우주산업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였다' 란 대목으로 보아 관련 법이 정비되어 약간은 상황이 나아진 모양. 그래도 후술할 http 관련 기사 내용 보면 아직도 원주민 협의는 해야하는 등의 문제는 남아있다더라.

참고로 기사의 누리호 관련 내용은 '우리도 한국처럼 민·관 협력으로 가야지, 정부 주도만으로는 어렵다'란 내용. 일단 자기들 평가는 그런모양.


https://news.ltn.com.tw/news/world/breakingnews/3679876

아무튼 여러 우여곡절 끝에, 호주로 런하고 21년 9월에 발사를 준비한 날다람쥐 팀이지만...

9월 10일: 강풍으로 인한 발사 취소

9월 15일: 마지막 카운트다운 단계에서 시스템 이상을 감지해 시스템이 자동으로 정지

9월 16일: 발사 과정에서 내부 고장을 일으켜 화재 발생, 현지 소방당국이 진화


이런 과정을 거쳐 실패했고, 해당 호주 발사장 측이 날다람쥐 발사 취소를 때려버림.


https://news.ltn.com.tw/news/life/breakingnews/3697987

그러고 21년 말 재발사 목표를 잡고 갔지만... 또 다시 감감 무소식인 상황.

자재 미세조정을 거쳐서 재발사를 한 뒤, 날다람쥐 5를 내서 22년 3분기를 목표로 태양동기궤도(SSO)에 150kg짜리 위성을 올릴 계획을 이야기했지만 재발사조차 안 했음.


안그래도 갈 길이 먼데 자국 내 발사장 조차도 제대로 쓰지 못 하는 바람에 개발이 지지부진한 모양...

여기까지가 날다람쥐 관련 소식의 끝인 걸로 보임... 안타깝지.



하지만 군갤럼의 글에는 이름도 애매한 HTTP 로켓도 있었음. 그 주황색으로 눈에 띄는 로켓.

솔직히 이쪽이 더 실패 원인이 어이없기도 함.


HTTP 로켓 시리즈는 ARRC(Advanced Rocket Research Center) 주도로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로켓임. APPL이라는 로켓도 있지만 이쪽은 별개의 설탕로켓이다.

ARRC는 대만 국립교통대학 중심으로 여러 대학들이 공동으로 조직하고, 이 역시 대만 TASA의 지원을 받아서 로켓을 제작함

근데 상술한 TiSPACE와는 달리 상업로켓 보다는 대학 수준의 로켓 연구 쪽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음.

그래도 이쪽은 TiSPACE쪽과 비교하면 쏘기도 많이 쏘고, 나름 이래저래 목표대로는 굴러가는 중임.


https://www.youtube.com/@ARRCRocketTaiwan

영상도 많이 올려둬서 보다보면 재밌음.

그런데 얘네도 어이가 없는 찐빠를 내고 마는데...



https://youtu.be/gtvFYbhnurY




발사 및 관제 영상임. 발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니터에 이상신호로 보이는 것들이 보이고, 발사 약 25초 뒤 굉음과 함께 스핀이 걸린다.


다른 영상 보면, 그 타이밍에 엔진이 꺼져버리고, 그리고 정상 종료가 아니다보니 4개 엔진 중 하나가 잠깐 늦게 꺼지면서 그 쪽으로 토크가 걸리면서 회전한다.



https://youtu.be/qapNTTTOEfo


해당 영상. 상승하면서 대만 동부 특유의 아름다우면서도 매우 엿같은 첩첩산중이 보인다.

그러던 도중 엔진이 꺼져버리고, 회전하면서 추락한다.


심지어 예정된 엔진정지가 아니다보니, 뒤늦게 확인한 발사팀에서 수동으로 낙하산을 전개하는데

너무 강하게 돌고 있어서인지, 바람때문인지는 몰라도 낙하산이 끊어져버리고, 그대로 수면에 직격한다




https://youtu.be/nRPTPXxB0ls


멀리서 찍은 영상. 올라가다가 어떻게 회전하며 떨어지고, 낙하산이 어떻게 시망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왜 실패했을까? 우연히 원인을 알게되었다.

원래는 도달 고도가 몇키로미터인지, 그럼 최대동압 (넓은 의미로는 5~11KM)구간을 통과하다 이상이 생긴건지 찾아보다가 알아낸 원인은 다음과 같다.


https://www.cna.com.tw/amp/news/ait/202207250072.aspx

Yangming Jiaotong University의 Advanced Rocket Research Center (ARRC) 부국장 Wei Shixin은 오늘 Central News Agency의 기자와의 인터뷰를 수락하고 비행 결과를 분석 한 결과 엔진이 일찍 실속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산화제를 채우는 데 사용되는 눈금 단위가 원래의 "킬로그램"에서 "파운드"로 변경되었으며, 로켓 엔진의 연소에 필요한 산화제는 원래 예정된 양의 45%만 채워져 조기 엔진 정지가 발생했습니다.


이 미친놈들은 지들이 미국인 줄 아는가보다. 그러니까, 연료량을 잴 때 파운드 단위를 쓰는데, 그걸 킬로단위로 착각하고 넣었단거다.

100만큼 넣으래서 100파운드를 넣었는데, 알고보니 필요량이 100킬로그램이었던 것. 100킬로는 파운드로 220파운드라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목표보다 한참 못한 고도에서 조기정지 된거고, 비정상종료라서 망한 것.

그리고 이놈들이 실패라고는 안 하고 '목표하던 성과는 얻었다'라고 하는 이유도 일단 기체문제는 아니었기 때문...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711601004

그래서 대만이 기존에 목표로하던 12키로가 아닌 거기서 약 4분의 1인 3킬로미터밖에 못 간 걸로 보임...

연료량은 45퍼인데 고도차이는 4분의 1인건 아마 저고도가 연료를 더 먹기 때문이지 싶긴한데...

아무튼 매우 어이없는 찐빠인건 확실함.

그냥 좀 미터법 좀 쓰라고 얌전히


https://www.gvm.com.tw/article/91815


아무튼 일단 성공이라고 평가하면서, 세계 최초의 조종 가능한 하이브리드 로켓이다 하면서 다음 준비를 하고 있으니 뭐 알아서 더 잘 하겠지.




우리의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 최고!!!
...어?


https://youtu.be/9mpieVv9vUQ


???: 단일 150kN급 하이브리드 엔진 장착 발사체 발사 성공!!!



......(HTTP는 13kN급 4개를 클러스터링했는데...)



부 럽 다!!!!
요약:
  • 날다람쥐의 경우, 이래저래 소식도 자주 끊기고 개발도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원주민 보호법이 발목을 씨게 잡음.
  • 대학이 날리는 HTTP엔진의 경우도 나름 순항은 하고있지만, 미국도 아니고 야드파운드와 미터법을 헷갈리는 수준의 미숙함을 보임.
  • 수 많은 실패를 겪고 있는 대만이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대만 역시 잘 될 거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