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개발 분야에서는 일본이 확실히 앞서 있습니다. 지구 저궤도 실용위성에만 머무는 한국 위성체 기술과는 달리 일본 탐사선들은 달, 혜성, 소행성 등 다양한 우주탐사 계획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위성 분야에서는 한국의 기술 진전 속도도 빠르고 서로 대등한 기술수준을 갖춘 부분도 있습니다. 발사체를 보자면, 일본은 70년대 NASDA(JAXA의 전신인 기관) 주도로 고체연료 로켓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이후 Mu 시리즈를 거쳐 현재의 Epsilon까지 고체연료 위성발사체의 실용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특히 Epsilon은 즉시 발사 가능한 ICBM 기술로도 전용될수 있죠. 한편 일본의 주력발사체인 H-2A/B 로켓은 지구저궤도까지 최대 16.5t의 화물을 보낼 수 있는 중-대형 발사체입니다. 전 세계의 발사체와 비교해봐도 손에 꼽을 정도니까요. 특히 고성능 액체수소 엔진 기술을 실용화한 국가는 미국 외에 유럽과 일본밖에 없는데, 러시아는 오래전에 개발이 끊겼고, 중국은 현재 케로신 엔진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발사체는 한미미사일사거리 지침으로 개발이 많이 지연됐고, 미사일기술통제체제 가입 이후에야 진행된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으로 만들어낸 나로호가 300km에 100kg의 페이로드를 올리는 발사체라 실용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전문가'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예산낭비에 러시아의 실험쥐가 됐다고 비판하는 통에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어쨌든 백지 상태의 기술에서 진짜 날아가는 로켓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차기 발사체인 누리호의 개발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올해에 시험발사체를 발사하고 엔진 개발도 대부분 마친 후 검증 단계에 들어서고 있으니 지켜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