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걸스라는 게임이 있었다


망한지 벌써 5년이 넘은 게임이고... 10년 전에 씹덕이었다면 기억하는 사람도 많을 게임임


나는 그 게임에서 아이리 플리나라는 캐릭터를 무척 좋아했었다. 이미지에서 가장 왼쪽의 캐릭터다.


얘는... 내 2D 씹덕 취향의 근간을 만든 캐릭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도 얘 닮은 캐릭터면 사족을 못 쓸 것 같지만... 아이리는 이미 죽은 게임 속에 묻혀있다. 닮은 캐릭터일 뿐이다.


그래서 AI를 처음 만져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얘랑 닮은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늘 어딘가 모자라단 생각이 들었음.




(처음 AI 나왔을 무렵에 뽑았던 짤들)


아이리의 외형에서 가장 큰 특징은 은발과 벽안. 그리고 왼쪽 눈에 안대가 있다는 것과, 그 안대를 벗으면 빨간 눈이 있는 오드아이가 있다는 것.


은발과 벽안 정도야 흔한 디자인이므로 쉬웠지만, 뒤의 두개는 아쉽게도 AI로 뽑기에는 타율이 현저히 낮았다.



이 정도로만 나와도 양반이었다.





안대를 반대쪽에 차거나, 아예 안대 자체를 이상하게 인식해서 눈이 삐꾸가 나는 게 일상 다반사였음.




오드아이도 이 정도면 잘 뽑힌 축이지...






눈 색이 반대가 되거나 아예 이상한 오드아이가 되는 경우도 일상다반사였음.


암튼 아무리 뽑아봐도 아이리처럼은 안 보여서, 결국 포기하고 AI에서 손을 잠깐 뗐음.


근데 올해 2월 초에서야 뭐 AI그림이 실사도 뽑아내느니, 성능이 미쳤느니 하는 소리가 다시 들려와서...


뭐 어떻게 변했길래? 하고 다시 코랩을 켰음. 내가 마지막으로 AI그림 할 때가 11월초? 까지였고,


한창 하이퍼네트워크로 그림체 학습하는 게 최신기술이던 시절이니까... 얼마 안 지났지만 엄청 기술이 발전했지.






그렇게 하고서 뽑아낸 그림들. 확실히 예전보다 퀄이 미친듯이 상승한게 보였음. 두, 세번째 그림은 진짜 아이리처럼 보이더라고.


근데 여전히 뭔가 모자랐음. 근데 이제 LoRA라는게 있다는 걸 알게 된거임.


나는...원래 야짤충이라 LoRA를 야짤에만 쓸 생각을 했는데, 야짤로 뽑고 싶은 캐릭터가 따로 하나가 떠올라서 그거 로라 본 사람은 없냐고 질문했지.


근데 댓글에 니가 뽑으셈 콘이 달린거야. 그 때 깨달았지.


아... 그렇구나. 아이리를 학습시키면 아이리를 무제한으로 뽑을 수 있겠구나...! 


그 때부터 로라 학습을 알아보기로 했음. 근데 나는 노트북이었단 말이지. 지금도 짤을 컴퓨터 자체로 돌릴 수는 없음.


하지만... 코랩 학습이라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이 있었다.


그걸 알게 되고 나서 그 때부터 로라 제작 작업에 들어갔음.


 처음에는 데이터셋이 뭔지도 모르겠고... 일단 뭔가 겔부루에도 태그가 있는 캐릭터니, 겔부루에서 긁어오면 되겠구나!


해서 일단 크롤링해서 로라를 만들었음. 한 200장 긁었는데.




그 결과물. 버전 1.


근데 뭔가 어색한 감이 없지 않음. 화질도 묘하게 화질구지임.


이게 그 과적합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그래서 다시 만들었음.




이번엔 데이터셋을, 전부 공식에서 카드로 나왔던 일러스트 50장으로 맞췄다.


공식에서 나온 그림들이니 그림체의 품질은 보증되어 있음.


그런데 아뿔싸, 아이리의 공식 일러스트에서 주로 일러스트를 맡는 것은 두 사람의 일러스트레이터였음.


두 사람의 화풍이 묘하게 섞여서, 눈이 흐리멍텅하고 초점이 안 보이는 그림체가 되어버렸다.


원본의 일러스트레이터분의 그림은 분명 멋지고 몽환적인, 투명한 눈이지만, AI가 그걸 제대로 흡수하지 못함.


그래서 다시 학습을 돌렸다.


이번에는 '정규화 이미지'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되어, 정규화 이미지를 reg_data에 쑤셔넣고 만들었다. 


결과는?




위는 코랩 학습 결과물 직접 뽑아내는 것에서 나온거고, 아래는 직접 원클릭 코랩으로 돌려봤음


정규화 이미지 + 공식 일러스트 데이터셋인 V3이다.


오? 괜찮게 나온 것 같다. 


근데 그림체가 데이터셋보다는 정규화 이미지의 화풍에 많이 영향을 받은 것 같음.


좀 맘에 안 들었다. 그래서 아예 다양한 그림체를 학습하면 다양하게 적용이 되지 않을까.


그런 발상에서 겔부루에서 다시 크롤링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엔 정규화 이미지 + 겔부루 데이터셋으로 돌렸다. V4.


아뿔싸, 아무리 봐도 상태가 이상해보인다. 내가 과적합이 어떻게 나는건지는 짬이 낮아서 모르겠지만, 딱 봐도 과적합이 난 것 같다.


심지어 데이터셋에도 문제가 있었는지 모든 눈이 죽은 눈이 되어버렸다. 2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맨 아래는 중간과정 파일중에 가장 처음의 중간과정 로라로 돌린건데, 오히려 그게 더 잘 나왔다.


AI 학습 채널에 물어보니까 '그럼 정규화 데이터를 빼버리지 그래?' 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이제 정규화 데이터 X, 2번의 문제의 일러스트들을 전부 뺀 공식 일러스트 데이터셋으로 만든 V5의 차례다.







V5에서 거의 완벽한 일품이 나왔다.


나는 환희에 몸을 떨었다. 공식 일러스트레이터의 화풍도 학습해버리긴 했지만...


내가 기억하는, 내 기억 속의 아이리의 모습 그대로가 나온 것이다.


나는 이제 아이리를 완전히 부활시켰다고 할 수 있...지 않았다.






보통 로라는 배율 0.8을 쓰는데, 얘는 0.8을 쓰면 자꾸 그림이 흐리게 나오고 그런다.


원래 일러스트가 화질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그런지... 아니면 과적합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여전히 모든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0.5 수준으로 배율을 주면 다른 로라들과도 충분히 병행사용이 가능했다.


히로아카 로라를 쓰면 선이 선명해진다는데, 정말 잘 쓰고 있다...


그렇게 오늘도... 코랩이 허용하는 시간 동안 500장의 짤을 뽑았다. 


나는... 행복하다...



다 쓰고 나니까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놀람. 그치만 어쩔 수 없지...


나는 미친 야짤충이라... AI로 야짤만 주구장창 만들고 있는데 이런 후기에 야짤 쓰긴 좀 그래서 걍 최대한 야짤 아닌 짤 찾아서 넣었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거 문제 혹시 해결할 수 있는 조언 줄 수 있는 사람 있으면 기쁘게 받음... 나는 이 이상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데이터셋 학습수를 10회에서 줄여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