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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많아서 깜짝 놀랐다 궁금해할거같아서 일단 써봄

설명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 질문 댓글로 ㄱ


글을 쓰기에 앞서, 미안하다 사실 난 구라쟁이다.

념글의 만화는 오직 ai로만 그린게 아니기 때문이다.

webui가 그림을 그려주는 건 맞지만, 그건 그림을 그려주는 영역까지만이고

그림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비율을 조절하고, 컨트롤넷 뼈대를 만들고, 그림을 선별하고, 컷 배치 구성을 짜는건 결국 내가 다했다. 만화를 그리는 목적으로 webui를 쓰고싶다면 충고하건데,


하지마라


만화는 그림체 좋다고 성공하는 장르가 아니다. 인간의 시선과, 직관, 트렌드, 어디서 사람은 감정을 느끼는가에 대한 작가의 철학과 경험, 노하우가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것이 만화라는 장르다. 때문에 그리는 도구가 AI가 됐을지라도 결과물엔 만든 사람의 수준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림체는 만화의 시작과도 같다. 그림을 못그리면 애초에 성립이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이 전부가 아니다. 일단 시작을 했으면 잘한거지만 스토리와 연출의 벽을 해결하는건 앞에 보다 더 빡셀거다.

그림체 안 좋은 작가로 원펀맨같이 희귀한 사례가 있다지만 그건 희귀한 사례일 뿐이다. 너와 내가 원펀맨을 만들 수는 없을거다.

하지만 나같은 똥손들이 기어코 만화를 그려보겠다면 읽어봐라




1. 대충 스토리를 미리 그려둔다


앞으로 본격적인 무지성 가챠를 하기전에 전체적인 스토리, 대사, 구성을 미리 짜놔야 한다

그림 고르는 게 피로도가 많이 드는 작업이라 중간에 스토리 생각할 힘이 없다.


사실 이 과정이 제일 중요한 건데 그리는 시간은 얼마 안 든다. 난 한 1시간 썼음

콘티라고 하기도 뭣한 수준이지만 일딴 처음에 구성을 잘 만들어 둬야 결과물이 깔끔하고 읽기 쉬워진다

재미는 나도 없어서 보장까진 못 한다.

앞서 말했듯, 여기서 만드는 사람의 철학, 경험을 잘 살려야지 이걸 못하면 그림체가 아무리 좋아봐야 재미없다고 사람들이 욕만하고 간다.

나도 대충만든거 약간 후회중이다.




2. 컷 분할

i2i를 쓰기 위해 1에서 그린 계획안을 분할해둔다. 

졸라맨만 그려두면 i2i로 할때 어차피 다시 그려야해서 

혹시나 이거보고 그려봐야지 할 사람들은 적어도 여캐 머리까진 그려줘라

(중간에 실제 그림있는건 컷분할 한 게 날라가서 그럼)






3. 이미지 생성

난 모델 AbyssHellHero 에다 cartoonyStyleV1 로라로 색감을 단순하게 했다. 이 조합이 선이 굵고 그림체가 꾸준해서 좋다

이때 색감을 단순하게 하는건, 만화에서는 오히려 플랫한 색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단순한 색감일 수록 수정이 쉽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작자가 어눌한 실력으로 그림을 수정해도 어색함이 덜 느껴진다.

그리고 색감이 단순하면 표정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져서 전달력이 좋아진다.


자세교정을 위해선 반드시 컨트롤넷 사용하고.

그래픽카드가 안 좋아서 코랩썼다.

로라 가중치는 0.5~0.7 왔다갔다했다.


컨트롤넷 사용법은 챈럼들은 웬만하면 알겠지만 혹시 모르는 뉴비는 

https://arca.live/b/aiart/69608093?target=all&keyword=controlnet&p=2 여기보시고


매 컷을 만들 때 노하우는 챈을 검색하면서 하나하나 해보는 스타일인데

기본 방식은 이렇다



3-1. 베이스 프롬프트를 미리 짜둘것

베이스 프롬프트는 너가 그릴 캐릭터의 기본적인 특징을 반영하면서도 작붕이 없도록 정확하고 핵심적인 특징을 써야한다

만화의 주인공 프롬은 이렇다


프롬프트: ((masterpiece, best quality)), (full body), ((white background)), (1girl), (solo), (female focus), 

(black hair, long hair)

doctor,

((black eyes), (half-rimmed glasses), (black glasses))

((white shirt), (buttoned shirt)), ((white coat)), 

((black jean), (long jean)), 

(black dress shoes), 

((black neck tie)), 

standing,  

<lora:cartoonyStyle_cartoonyStyleV1:0.5>


네거티브: 

(worst quality:1.4), (low quality:1.4), (trembling:1.4), (nsfw:1.4), (cropped head:1.4), watermark, (blurry), bad-image-v2-39000, bad_hand


눈 색, 머리색, 머리스타일, 복장은 잘 먹히는 프롬프트이면서도 캐릭터의 개성을 잘 반영해준다. 아주 효자 프롬프트다.

근데 저기서 white coat 키워드가 계속 그려졌다 안 그려졌다해서 이거 하나 넣겠다고 고생을 많이했다.

doctor라는 키워드는 해골물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처음 베이스 프롬프트를 짤 때 생각을 잘 해놔야하고 미리 캐릭터를 그려보는 연습을 해둬라


어떤 프롬프트가 잘먹혀요? ...챈을 검색해보거나 아니면 그냥 경험이다. 

가령 만화의 주인공 친구는 ahoge라고 꽁지머리?같은건데 이걸 넣으면 항상 결과물에 잘 나와서 효자 프롬프트였다.

어떤 프롬프트가 잘 먹는지 찾는건 결국 발견의 과정이라 캐릭터를 그려보는 연습을 많이 한 사람이 더 잘 그릴 수 밖에 없다.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라


그리고 여기서 '난 독창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으니까 특징을 많이 넣어야지!' 

바로 이렇게 생각하지 마라.

너가 그리는 건 일러스트가 아니라 만화다.

AI 만화의 등장인물로는 캐릭터를 일관되게 잘 구분시킬 정도면 충분하다.

저기서 특징적인 프롬프트를 하나 추가할 때마다 시간이 배로 늘어난다.


아직 AI로 위대한 명작을 만들 수는 없다. 심지어 캐릭터의 개성은 아아아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그냥 연출로 커버해라.



3-2. 그린 초안으로 먼저 프롬프트를 넣고 그림을 그려본다.


처음엔 졸라맨으로 그린거라 캐릭터가 둥글둥글하게 나온다.

그림판 써 가면서 턱 좀 깎아주고, 비율이 이상하면 상하좌우로 늘렸다 줄였다하며 맞춰라

굉장히 짧게 말했지만 그림판으로 캐릭터 비율을 맞춰주는 것 만으로 컷에서 컷으로 넘어갈 때 작붕이 거의 안 느껴지고 자연스럽게 만화가 이어진다.


여기서 다듬고 i2i로 다시 돌리면,

근데 white coat 프롬은 결국 씹혔다. 원랜 다시 그려야했으나 걍 관둠

너가 디테일 미스를 어디까지 허용할건지 스스로 타협을 봐야한다.

저기서 코트를 굳이 입히겠다면 20-30분 추가되는거고 아니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이게 기본이다. 뽑고 -> 조정 -> 뽑고 계속 반복 -> 결국 타협

왜? 원하는거 바로 뽑아주는 마법의 프롬프트나 기술이라도 있을 거 같지?

ㄴㄴ 기술이 좋아져도 마지막에 사람 노동 들어가는 건 사라지기 힘듦

노가다를 많이 할 수록 결과물이 자연스러운건 어쩔 수 없다


처음부터 바로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기는 어렵다.

i2i를 계속 해가며 서서히 발전시켜보자.





4. 계속 많이 뽑는다.


번호를 봐라.

이날 한 1500장을 뽑았다.

ㅅㅂ 드라이브가 렉걸려서 크롬 터지는 줄 알고 조마조마했다.

중간중간 코랩 아이디도 계속 바꿔가면서 돌렸다.


이렇게 뽑은 그림중에 잘 나온 것을 선별할 때 기준은

1, 캐릭터의 일관된 모습이 반영되어있는가? -> 눈 크기, 눈매, 머리모양, 어깨폭, 상하체머리 비율, 옷스타일이 이전 컷과 유사한가?

2. 작붕이 없는가? -> 1번을 만족한다면 inpaint로 해결하면 되니 크게 상관없음


계속 강조하지만 일러스트를 그리는게 아니라 만화를 그리는거다.

컷사이에 일관성이 없으면 만화를 보는 시선에 끊김이 생기고 결과물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캐릭터가 갑자기 홀쭉이가 되거나, 대두가 되거나, 어좁이가 되는 변화가 되도록 없게 해라.

이런걸 구체적으로 조정하는(어깨 몇 cm, 가슴둘레 몇 cm를 하나하나 정해주는 기술은 아직 없다.) 프롬프트도 없기 때문에, 이건 사람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해야된다.


컷 재활용, 표정 수정

얘를

이렇게 덧칠하고 inpaint로 얼굴만 지정, yawning, tired face, 다크서클 로라 프롬 추가

이렇게 만들어짐


아니면

이 장면을 재활용해서 shouting, crazyface 로라 적용 전체를 i2i하면

갈! 하는 장면을 만들 수 있음

여기서 inpaint로 또 추가 수정


노트북 든 장면이랑 주인공 친구 손 잘라다가 이어붙여서

이런 장면으로 만들기도 함.



white coat는 하도 안나와서 내가 직접 그림판으로 그려주고 두번 강조해서 입력하니까 그제서야 나오더라


노트북 들고있는 장면은 내가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노이로제가 올 지경인데

몇 백장 뽑고 겨우 노트북 화면이 앞을 향해 제대로 있는 그림을 얻어냈다(다른 그림들은 노트북 형태가 막 뒤틀려있었음)

근데 캐릭터가 너무 둥글둥글해서 턱을 깎아도 안되길래


걍 그림판으로 좁혀버림 이러니까 비율 비슷해지더라


3차원적으로 방향제시해주는 프롬은 씹히는게 일상이라 이부분만 건드렸다하면 골이 아프다.

결국 ai한테 명령하는 건 포기하고 내가 직접 이미지 합성해서 제시해줌


손은 합성해서 가중치 0.3~0.4로 보정하거나 아예 잘나오길 포기하고 말풍선으로 가려버렸다.




5. 만든 컷을 재구성해라.


너가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왔다면 이제 포토샵으로 그림을 재구성할 시간이다.

1번에서 그린 초안에다가 그림을 덧붙여서 재구성해봐라

이때 연출도 신경써주면 좋다


가령, 만화를 그릴때 시선처리를 아래처럼 배치했다.




단순하지만 대화를 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공간상으로 마주보고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배경합성도 연습해봤는데 (배경 lora는 https://arca.live/b/aiart/69107434 를 사용하면 자연스럽다.)

이걸 매 컷마다 한다고 생각하니 현기증이 나서 관뒀다.



이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컷인데, 주인공이 확대되는 장면에서 업스케일링을 한번 더 했다.(자세히보면 미묘하게 선이 다르다.)

이런 장면에서 AI를 사용해도 좋을거같다.

요 장면에선 위에서 아래로 시선의 흐름을따라 한 대사를 3개로 나누어 배치해봤다.


하나하나 아주 기본적인 연출 방식이지만 웹툰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런것들이 누적되면 결과물이 읽기 좋아진다.


이밖에도 다양한 연출을 활용할 수 있으며,

참고로 같은 자세로 표정만 다르게 하고싶다면 https://arca.live/b/aiart/70867061 여기를 참고해봐라


연출과 구성을 잘해도 읽기가 편해지니 웹툰같은거 참고해서 컷 배치방식 연구해봐라.

이건 웹툰그리는 법에 가깝고 아마 비슷한 강좌가 여러 개 있을거다...




아무튼!, 이렇게 작품 하나를 만들었다.

념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 웹툰같은건 전공해본적도 없는 걍 일반인이고

그만큼 결과물에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계속해서 생각만 하고 있었던 AI로 만화그리기를 이렇게 조각모음해보니 진짜로 이게 가능하겠단 생각이 든다.

제발 이 글이 다른데로 많이 퍼져나가서 AI로 '진짜' 웹툰을 그리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많이 퍼가주고, 다들 열심히 딸각충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