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남베트남 정글 속에 숨겨져 있는 야전 진료소에서 군의관으로 일하고 있어.
책과 음악을 좋아하고 벌레 한 마리도 못 죽이던 내가 어떻게 의사가
되었을까?
우리 베트남 민족을 도탄에서 구하고 통일을 이루라는 이분의 말씀에 감명을 받아서 좀더 민족을 위해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바꾸었지.
나는 의대 졸업 후 곧바로 남베트남의 정글 속으로 자원 입대하여 군의관이 되었어. 우리 마을의
내 친구들 4명과 같이..
어제에도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틴이 차가운 시신이 되어 땅 속에 묻혔다.
죽음이 이렇게 간단한 것이란 말인가. 매시, 매분, 손바닥 뒤집히듯 쉽게 사람이 죽어나간다.
아아... M. 당신은 나를 사랑해 줄 수는 없나요? 나를 응원해 주는 이 많은 편지들로도
내 텅 빈 마음을 채울 수가 없어요...
불과 1분 만에 우리가 이룩했던 모든 것이 화염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포탄이 터지고 정적만 남았다. 그리고 나의 마음 속에는 미군에 대한 끌 수 없는 증오만이 남았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새로운 기지로 이동해야 한다.
우리를 기다리는 많은 동포들이 있고 우리에게는 큰 사명이 있다.
그리고 그의 생명을 구해줄 수 없었던 무력한 나를 보고 도리어 위로해 줬던
어린 부상병의 얼굴도 잊을 수가 없기에...
그리고 그날 나는 죽었다.
18금 아닌 걸 급하게 만들어 보니 정말 퀄이 엉망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