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중심부엔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유리탑이 있었다. 

반짝이는 태양 빛을 받아 낮이면 알록달록 주변에 빛을 흩뿌리며 도시를 찬란한 오색빛으로 물들였다. 

그 모습은 어느 각도에서든 상관없이 큰 무지갯빛 다이아몬드처럼 눈부시게 빛이 났다. 

뜨거운 태양, 푸른 하늘과 흰 구름으로 가득한 날이 저물면, 도시의 유리탑은 천천히 새로운 모습으로 도시의 빛을 물들였다.

짙은 밤하늘에 가득한 별빛이 유리탑 내부로 스며들며 밤하늘 아래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냈다.

환한 보름달이 뜬 날이면 사람들은 온 도시가 달빛에 젖어드는 특별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예로부터 유리탑은 도시에 행복을 가져다 주던 무척이나 특별한 곳이었다.

그리고 이 유리탑의 가장 높은 곳. 

사람들의 손길은 닿지 않으나 누구나 시선을 가져갈 수 있는 탑의 꼭대기에 한 소녀가 살고 있었다.

꼭대기의 방은 특별한 유리와 장치로 되어 있어, 하늘의 빛을 받아들일 때마다 온 도시를 특별한 색으로 물들였다. 

그리고 이 한 켠의 작은 공간에서 평생을 머물며 유리탑을 관리하는 것이 소녀의 일이자 사명이었다.

소녀는 언제나 도시의 모든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도시의 모든 이들도 언제나 그녀를 올려다 볼 수 있었다.

소녀는 매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지만, 그렇다고 매일이 즐겁게 느껴진 것은 아니었다.

사생활은 존재하지 않으며, 한번이라도 하늘의 빛을 제대로 도시에 전달하지 못하면 모두가 어두컴컴한 밤을 맞이해야 한다.

그런 사명감으로 소녀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버텨왔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소녀는 도시의 아름다운 밤 풍경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유리창에 손을 짚자 투명해서 그 너머로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이 비쳤다.

야경이 펼쳐진 도시 아래,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따듯한 빛으로 가득찬 밤을 즐기고 있었다.

레스토랑과 카페 거리에선 친구들과 가족들이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눴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불빛과 트리가 촘촘히 늘어선 거리에선 연인들이 서로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사랑을 속삭였다.

쏟아지는 별들 아래, 한밤의 음악회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런 따듯한 풍경 속에, 오직 소녀만이 존재하지 않았다.

투명한 유리벽에 가로막혀, 결코 소녀에게 닿을 수도, 손에 거머쥘 수도 없는, 그야말로 꿈 같은 풍경이었다.

  '왜 나는 저곳에서 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걸까……"

처음 던져진 작은 의문은 곧 커다란 실마리로 이어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소녀는 자신이 이 탑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것도 소녀 자신 스스로의 의지로.

"사람을 믿는게 무서워 언제나 타인과 거리를 두고 싶었어. 그렇지만 완전히 잊혀지고 싶던 게 아니야. 이 유리탑은 나의 마음. 스스로를 가두고 싶어 감옥이 되어버렸고, 나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서 이곳은 성이 되어버렸어. 지금의 나라면... 아마도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 즉시 소녀는 꼭대기 방의 유리문을 부수고, 수정으로 이루어진 나선형 계단을 따라 탑을 걸어 내려갔다.

그렇게 마주한 유리탑의 대문. 소녀는 앞으로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 시작했다.

   "나도 이제 그만 외롭고 싶어."

파직- 

거친 소리와 함께 커다란 대문에 한차례 작은 균열이 일었다.

   "무섭지 않은 게 아니야. 그렇지만... 인생은 뭐라도 해보는 게 더 났다고들 하잖아?"

쩌저적-

균열이 난 곳에 더 큰 균열이 일어나며 유리 파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더이상 도망치지 않을거야. 내 인생의 시간을 온전히 내가 누리고 싶어."

쩅그랑 ―

문의 형태를 이루던 유리 조각들이 깨지며 소녀는 완전히 탑 밖으로 걸어나왔다.

두려움과 흥분이 교차되어 이윽고 그녀는 자신 안에서 행복의 한 조각을 발견했다.

날카롭게 흩뿌려진 유리 파편이 달빛 아래 반짝이며, 소녀의 용기를 더욱 밝게 빛냈다.

살결에 스쳐 지나가는 시원한 밤바람.

아직은 사람의 온기로 가득찬 새벽의 도시.

소녀는 주인을 잃어버린 유리탑을 뒤로 한 채, 도시의 야경 속으로 천천히 녹아들어갔다.

높게 떠오른 푸른 달이 소녀의 그림자를 아름답게 비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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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모자란 실력이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