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군대썰이 TV도 나오고 국제적 사건과 맞물리고

하는걸 보며 저도 소소하지만 썰 풀어봅니다...


V의 의지를 잇겠다고 선언했던 상병시절..

유난히 날씨가 좋았던 그날은 약간의 몸살기운으로

골골거리던 때에 지엄하신 반장님께서 병사들과 하사들을 부르시되

"너희는 눈삽과 방진복과 마스크를 챙겨 통신건물로 향하라" 하셨으니 하사들이 어떤 작업인지 되묻자 "가면 알게 될 것이다" 라고 하셨었습니다.

몸살 때문에 힘은 없지만 일을 안할 수 없던 저는 의무실에 찾아가 "스팀팩. 늘 맞던걸로" 주문하였고

군의관님께서는 스근하게 한잔 말아주셨습니다.


그리곤 최초의 지시대로 눈삽과 방진복, 마스크를 챙기고 해당 건물로 찾아가니...

해병 짜장국물(싸제용어로 똥물)이 건물 내부에서 세어나오고 있었습니다.

기열 공군이던 저는 기합해병식 공포에 뒷걸음질 쳤지만 설비병으로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자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냄새났고 똥물이 범람했으며 [여성휴게실]

이였습니다..

범람의 근원은 변기였고 역류를 조금이나마 막아보고자 덮은 변기커버는 똥물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들썩였습니다.

현장에 이미 와 계시던 하사님들은 곱창난 표정으로 똥물을 눈삽으로 떠서 밖으로 빼라고 지시하였고 저녁먹기 직전까지 작업은 진행되어 왔습니다.

작업이 끝나갈때쯤 스팀팩의 지속시간이 끝나가면서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스팀팩 사용으로 인해 손상된 체력은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어찌저찌 이악물고 작업하여 모든 똥물을 제거하고 

시체같은 걸음걸이로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으나

그날 저녁메뉴로 똥국이 나와 혼절했던 기억이 다시금 따올라 글을 적어 봅니다.


나중에 해당 사건이 일어난 이유를 들어보니

화장실 사용자 중에 물티슈를 사용하고 변기에 버리는 극악무도한 사람이 있었고,

통신건물이 식당과 제법 멀어 밥을 해드시던 분들이 잔반을 변기에 내리는것과 뒤섞여 오수배관이 막히는 불상사가 일어났으며, 통신건물은 4층으로 되어있어 

배관이 막힌줄도 모르고 계속 사용하다 관 내에 압력으로 인해 가장 최하층에 있던 여군휴게실에서 역류하게된 것이였습니다.

지금이야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수십명의 해병짜장의 냄새는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