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고 있는 드레드노트가 다시 또라이 모드로 돌아왔다.

작업 자체는 어제 다 끝냈지만 어제도 바빠서 이제서야 올려 보네.


혹시 몰라 말하자면 제목은 절대 낚시가 아니야. 명목상이든 실질적이든.


근데 왜 딱히 큰 의미도 없는 리볼버 홉업을 뜯어고치느냐고?

그렇게 거창한 이유는 아니지만 하필이면 내 리볼버 홉업은 0.2g 탄을 쓰고 홉업을 최대로 조여도 가다가 푹 꼬라박는 참으로 기상천외한 현상이 있어서 그걸 어떻게든 개선해 보려고 이너바렐-챔버를 통째로 뜯어고치는 도박을 감행했어.




위가 순정(이라기엔 손을 좀 댄) 이너바렐, 아래가 이번에 바꾼 이너바렐ㅡ메이플리프 전동용 6.02 바렐이야.

옆의 홉업고무는 메이플리프 전동용 마카롱 70도를 잘라낸 거야.



홉업고무는 길이는 바렐 뒤쪽 끝부터 홉업 돌기용 구멍 앞에 둘러진 홈까지, 너비는 순정 M629 챔버에 딱 들어갈 너비로 잘랐어.

그나저나 왜 면 홉업 타입을 썼냐 하면 에어소프트건에 면 홉업을 처음 도입했을 때의 이유와 같아.


설명하자면 기존의 점 홉업은 일시에 강한 저항을 받아서, 홉업을 너무 세게 걸어버리면 탄속이 급격히 떨어지는 건 물론 아예 탄이 막혀버리는 문제가 있다지. 그래서 이 저항이 걸리는 구간을 점이 아니라 길게 만들면 같은 힘(홉업)을 얻고자 한다면 통과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길지만 같은 시간에 주어지는 저항이 적으므로 탄도 덜 막히고 에너지 손실이 덜하다는 거야. 반대로 같은 챔버에서 같은 힘으로 돌기를 누른다면 면 홉업이 점 홉업만큼의 힘으로 더 오래 저항을 걸 수 있고 탄의 회전수를 더 늘릴 수 있어. 그래서 해외에서 무거운 것들을 쓸 때는 점으로는 감당이 안 돼서 면을 쓰는 거고.


내 경우는 리볼버이기 때문에 실총과 동일한, 탄에 막힌 가스가 실린더 갭으로 가스가 새는 문제, 홉업고무에서 탄이 탁 막혀 바렐이 미세하게나마 전진했다 돌아오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완화해 보기 위한 선택이야.


가스건 홉업은 왜 안 썼냐 하면 가스건 홉업 고무는 너무 두꺼워. 그래서 바렐에 대고 집어넣으려 하면 챔버에 아예 안 들어가.



그리고 순정 이너바렐과 마찬가지로 끝단 밑면을 평평하게 갈아주고...


그나저나 메이플리프 이너바렐은 스테인리스 이름을 달고 있으면서 겉에만 스테인리스 코팅을 해놓고 속은 황동이네.



위의 순정 이너바렐에 있는 앞쪽의 가느다란 부분은 도저히 만들 수가 없어서(탁상 선반은 너무 비싸 젠장..) 대신 그 가느다란 부분이 들어가는 구멍을 딱 일반적인 이너바렐 직경만큼 늘려줬어.


그럼 저 가느다란 부분이 가지던 리미터(이너바렐 전진 한계)가 뚫리는 건 아니냐고?

그건 아니야. 전진하다가도 챔버 위의 조절 돌기용 구조물이 탁 걸려서 일정 수준 이상은 안 가.




조립된 챔버야. 챔버 자체는 가공하진 않았지만 홉업 돌기는 기존의 홉업고무 형상에 맞춰 길게 튀어나와 있던 걸 새 홉업고무에 맞게 짧게 갈아줬어.




홉업 조절 기능 양호.



홉업이 없을 때 비비탄 통과 양호.



비비탄 리볼버 특유의 구조ㅡ챔버 부분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실린더의 탄피 모형과 밀착하는 건 아카데미 리볼버 구조를 참고했어.

거창한 건 없고 기존 이너바렐의 가는 부분에 들어가던 스프링 대신 이너바렐이 통째로 들어가는 큰 스프링으로 밀착 문제를 해결했어.

사용한 스프링은 예전에 사놨던 0.9mm 경강선 스프링이야. 처음 상태론 안 들어가서 파악 늘렸다가 콰악 줄였다가 해서 스프링 외경을 조금씩 늘려서(왠진 모르지만 쭉 늘렸다 줄이면 외경이 미세하게 늘더라) 바렐 사이즈에 맞췄어.




실린더 갭 밀착 기능 양호.


결과라 하긴 뭣하지만 간단하게 탄속측정기로 측정을 해 보니 기존의 점 홉업을 쓸 때는 한 실린더(6발)에 탄속이 40fps는 기본이고 60fps 까지도 차이가 났었는데 면 홉업으로 바꾸면서 편차가 20~30fps 이내로 꽤나 잘 잡혔고 평균 수치 자체도 소폭 상승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


실 사격은 나중에 장거리 사격이 가능한 곳에 가서 해 봐야지.


=== FAQ 코너 ===

- 마카롱 말고 MR 같은 거로 하지 그랬어? 같은 면이라면 면 길이가 길수록 유리할 텐데.: 그게... MR이 없다..

- 손가락에 밴드를 2개나 붙였어? 뭔 일이래?: 어제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다가ㅡ홉업고무를 종류별로 테스트해 보려고 톱으로 다른 바렐에 고무 장착부를 만들다 손가락도 같이 썰었어. 다행히도 크게 다친 건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