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다.

좀 구차하게 설명하자면, '직구를 하지 않거나 직구 규제로 일상생활에 타격이 크지 않은 자들'이라고 설명해야 하려나.

이번 직구규제 사태에 대해 친구랑 말을 해봤는데,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말들을 들었다.

혹시 해서 먼저 적는데, 이 친구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사람 만나는거 좋아하고, 옷 사는거랑 오토바이 타는 취미를 가지고 있으며 넓은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야. 소위 말하는 인싸라고 할 수 있겠네.
지금 올라오는 기사 몇개 링크 걸어주고, 내가 느끼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내 생각을 말했어.
돌아온 답을 일일이 적기에는 군더더기가 많아서 간추려 보자면...

'난 그동안 직구하는 물건들이 별도의 안전인증을 거치지 않고 들어오는줄 몰랐다. 그러지 않았다는게 놀랍고 뉴스에 어린이 용품들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이 보도되는걸 보면, 지금 정부가 직구를 규제하는게 아주 잘못하는건 아닌 것 같다.'

'에어소프트 취미에 큰 제약이 걸렸다는건 네 친구로서 안타깝다. 하지만 에어소프트라는 취미가 회색지대에 있는 취미라고 하지 않았던가. 너도 이런 사태가 올 것을 예견하고 있지 않았나? 내 생각에는 언젠가 터질 일이었던 것 같다. 솔직히 에어소프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정부의 손을 들어줄 것 같다. 너랑 같이 사격장에 가서 체험해 보니 생각 이상으로 위력이 있어서 놀라긴 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위험하다고 느낄텐데.'

'피규어도 완구로 취급해서 규제하는건 좀 이상하긴 한거 같은데 이것도 아주 잘못하는건 아닌 것 같다. 피규어에 유해물질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해둬서 나쁠건 없을거 같은데. 하지만 건강을 걱정할 정도로 위험한 물건은 아닌거 같은데 이걸 규제한다는게 좀 웃기게 들리기는 한다.'

'국내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직구를 견제하는건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의 방식은 아주 잘못되었다. 이건 공무원들이 쇼핑몰들이 폭리를 취하는 폐단에 대해 모르고 있거나 눈감고 있는 것 같다. 괜히 직구 이용률이 폭증한게 아닐텐데?'

대충 이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거 같다...

우리의 생각이랑 일치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아.

그리고 이번 사태가 별로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있는 모양이다. 이 친구는 직구를 잘 안쓰는 친구라, 직구가 막혀도 별 타격이 없기에 위기감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 같아.

내 친구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거야. 이번 사태에 별로 공감이 되지 않으니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우리 취미인들의 목소리를 별난 사람들의 소동으로 치부해버릴 가능성도 있을거야.

지금 기사 나오는걸 보면 누군가가 그런 상황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 같고. 내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기습 발표 후 금~일까지 편양된 정보를 담은 관련 보도를 애매하게 다수에게 퍼뜨리면서 관심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싸움이 의외로 외로운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네. 무관심이라는게 상상이상으로 치명적이고 위험하니까.
우리끼리 분열하지 말고 잘 뭉쳐서 이번 사태를 넘길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