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기사 읽다가 나도 12사단 신교대 나왔던게 떠올라서 이렇게 적는데 

본인은 당시 2월 입대한 겨울군번으로 2주차인가 3주차때 수류탄 훈련을 받던 날이 있었음

당시 수류탄 교장이 조금 멀리 있어서 행군할 겸 

완전군장으로 급속행군도 해가면서 수류탄 교장까지 가게 됐는데

애들이랑 중간에 두세번 쉬면서 아이고 죽겠다 하다가 대충 산 근처까지 도착함

그런데 갑자기 중대장이 수류탄 교장까지 가는 길이 산사태로 무너졌다고 

훈련병들은 지금부터 이 산을 올라야 한다고 말하길래 고개 옆으로 쏙 내밀고 산세를 봤는데

이건 무슨 사람 다니는 산이 아니라 길도 없고 산양들이나 돌아다닐 정도로 초급경사인 산이었음

딱봐도 견적이 아... 이건 오늘 ㅈ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총이야 당연하고 맨몸도 아니고 군장 FM으로 싼거를 등에 메고 이걸 오른다고?  

라는 공포감과 함께 다들 당시 보급으로 나오던 검은 보급 가죽장갑 손에 끼고 

전날 비와서 질척함+얼어있는 흙을 손으로 찔러 넣고 미끄러져가면서 암벽등반 하듯이 올랐음

그렇게 교장까지 도착하기까지 당시 기억으로 세시간 더 걸렸던거 같고

도착 못하고 중간에 낙오된 인원도 엄청 많아서 실제로 수류탄교장에 도착한 인원은 약 30명정도였음

나는 두시간쯤 지났을때 난 죽어도 못 가 하고 숲에 드러누워서 낙오할 뻔했는데 

애들이 보급 약과 나눠줘서 얼른 가자고 하길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어떻게든 교장까지 갔는데

산사태로 무너진거 아직 정리 못하고 포크레인으로 열심히 흙 퍼다 나르는거보고

다시 산을 타고 중간에 낙오된 인원들 추스르고 신교대로 복귀해서

경계임무교장을 임시로 수류탄 교장으로 썼음 

한마디로 그 산을 등애마냥 등산한게 다 쓸모없는 짓이였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