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30분쯤에 밖이 소란스럽길래 내다보니까 어떤 미친 아재가 할머니를 내리막길 내려오는 통학버스 앞으로 밀치는거임


깜짝 놀라서 존나 뛰어내려갔는데 할머니는 다행히 멀쩡히 계셨고 둘이 서서 말싸움 하는 것처럼 보였음


아재는 젓가락같은 막대기를 이도류처럼 양손에 쥐고 있었고

난 멀리 떨어져서 가만히 지켜보는데 둘이 내 시야에서 점점 벗어나더니


그 있잖아 사람이 죽기전에 절규하듯이 우는 비명소리 들어봄?

그 안타까운 911 통화 같은거 들어보면 사람이 죽기전에 지르는 비명있잖아


얼마 안있어서 그 비명이 거기서 나길래 존나 뛰어갔더니

구석에서 그 젓가락 같이 보이는 쇠꼬챙이를 양손에 들고 쓰러진 할머니를 무차별적으로 찌르고 있는거임 이 개미친새끼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재 떨어뜨려놓고 지금 뭐하는거냐고 당장 내려놓으라고 소리질렀지


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젓가락이 아니라 빨래건조대 있잖아 쇠로 된거

그거 뿌숴서 존나 뾰족하게 만들어 놓은거있지?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까 생각보다 엄청 뾰족하고 엄청 길더라

'아 씨발 나 죽나?' 할 때
막 내 머리 찌르려고 막 꼬챙이를 휘두르더라고


무지성으로 막 찔러대는데 나도 엄청 흥분해서 막 팔 밖으로 쳐내면서 경찰에 신고하라고 엄청 소리지르니까


그 때 등교하던 고등학생 친구가 달려와서 경찰에 신고해주고 경찰이 와서 어느정도 정리가 됨


할머니도 다행히 엄청 크게 다치시진 않으셨고 저 사람이 자기 동생인데 머리가 좀 아픈 사람이라고 미안하다고 하시고 감사하시다 하셨어


아까 버스에 민거 맞냐고 물어보니까 맞다고 하시더라고


그 다음에 내 팔 보니까 크게 다치진 않았고 손에 긁힌거, 팔뚝에 긁힌거, 그리고 안경에 기스났어


안경 안썼으면 애꾸 됐을 듯


근데 이게 그 사람이 제정신이 아닌데다 찌르는것도 많이 어설펐고 끝만 뾰족한 쇠막대기였으니까 이 정도지


멀쩡한 사람이 마음먹고 날 세운 칼로 찌르려 했으면 아마 난 오늘 이 글 못쓰고 있었을거임


괜히 도망가라는게 아니라는걸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진술서 쓸 때 경찰아저씨들 말 들어보니까 저 사람 어제도 일쳐서 신고 들어왔고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는데 정신병원에서 튕궜다고 그러던데 아니 그럼 이 새낀 계속 여기 있을거 아니야?


병원가서 파상풍 주사맞고 하루종일 걱정돼서 집중이 안되더라 지나가다 칼맞거나 가족한테 해코지할까봐...


앞으론 좀 돌아서 다녀야 할 것 같아

뭐 가려야 될지 모르겠네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