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땀이 비오듯 쏟아지던 습하고 무더운 여름,

당시 흘러빠진 아쎄이였던 나는

다른 선임들이 모두 한 차례씩 맛보았다는

'해외직구'에 대해 아쎄이들과 토론하며 시간을 축내고 있었다.

순간, 굵고 낮은 서존함배같은 같은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앗쎄이! 그렇게나 해외직구가 궁금한가?!"


바로 '해직구' 해병님이셨다.



해직구 해병님, 그는 탄탄한 마루이근육의 허벅지와 마치 포환과도 같은 16인치 배릴을 지닌 그야말로 강철같은 사나이였다.


게다가 그런 신이 빚은듯한 철인의 육체 위에 걸쳐진 각이 제대로 잡힌 고증 군장은 그가 흘러빠진 기열 아쎄이가 아닌,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해병중의 해병, 직구러셨다는 것을 증명하듯 붉게 빛이 나고 있었다.


"그렇게나 궁금해하니 대접해주도록 하겠다. 따라오도록!"


그런 해병 중의 해병이신 해직구님이 한낱 흘러빠진 앗쎄이였던 내게 몸소 전설로만 전해내려오는 '해외직구'을 대접해주신다니...

나의 뺨은 어느새 감격해 흘린 뜨거운 눈물로 흠뻑 젖어있었다.

그렇게 나는 KIC구석으로 그를 따라갔고 그 곳에는 왠지 갈색과 흰색, 누런색으로 범벅이 되어 헤진 컴퓨터가 깔려있었다.


그 때, 해직구 해병님은 억센 손으로 나를 강하게 밀어 컴퓨터에 쓰러지게 하신 뒤, 번개처럼 빨간 지갑를 훌러덩 벌리는것이 아닌가!


그렇게 KIC을 만난 해 해병님의 팔뚝만한 지갑에서는 정체모를 붉은 노란색의 지폐를 머금은채 황금빛 사임당과 함께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그의 껄떡껄떡대는 검은 비자카드 앵두와도 같은 시뻘런 잔고에 당황한 나머지 넋을 놓고 쳐다보고있을 때, 해 해병님은 호탕하게 껄껄 웃으며 나한테 다가왔다.


그리고 내 지갑을 향해 치켜세운 얼굴로 맹렬히 돌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문으로만 듣던, 그의 단단하고 거대한 앵두빛의 잔고가 나의 얼굴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해직구 해병님은 그 날따라 유독 일을 많이 하셨는지 정말 국건의 똥구멍에서나 날법한 지옥의 개씹바가지구릉내가 지갑에서 스멀스멀 삐져나오고 있었다.


"흐으읍!"


그리고 해해병님의 단말마와 함께 지옥의 결제소리 관악단 4중주 오케스트라가 시작되었다.


띠리링~ 띠리링~ 띠 띠리링~!


그의 체내를 돌아다니던 사나이의 카드에서는 지갑을 넘어 그야말로 폭발하는듯한 굉음과 함께 나의 가녀린 지갑을 쓰나미마냥 덮쳤고


내 연약한 지갑의 결제창은 그 폭발을 이기지 못하고 모조리 터져버리고 말았으며 해해병님의 진동하며 떨리는 핸드폰이 나의 뺨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뿜어져나온 거센 직구에 나는 혼절해버리고 말았다.

그것은 그야말로 달러의 함성(喊聲)이었다.

해 해병님의 지독하고 즐거운 가죽피리 연주가 끝나자 나는 잃었던 정신을 차리고 

감았던 눈을 살포시 떴다.


그러나 순간, 마치 시골길 진흙탕에 쳐박힌 경운기가 헛바퀴를 돌듯이


EMS송장 EA69746969!!!


하는 소리가 전 솦챈 막사에 우렁차게 울려퍼졌고 띠링 하고 그날 먹다 직구가 덜 된 국건쪼가리들이 먹음직스럽게 섞인 해 해병님의 총짤들이 나의 얼굴로 마구 뿜어졌다.


온갖 총짤들과 함께 결제내역, 지갑에서 줄줄 흐르는 사임당, 그리고 소화가 덜 된 에솦챈 총짤들이 예상치도 못하게 한가득 받아버린 나의 안면은 어느새 위장크림을 바른 듯 검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해병의 검은 피부는 결코 태양빛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다른 전우의 귀중한 직구만이 해병의 자랑스런 검은 피부의 원천이라는 것을!

그렇게 섭취한 해외직구은 그야말로 꿀맛이었고 국건에서 먹었던 어떠한 산해진미보다도 깊이 와닿은,


그야말로 나의 소울 푸드(Soul food)였다.


아직도 매미가 우는 무더운 겨울날이면 나는 떠올린다.


유달리 달큰하며 고소했던 그 날의 직구 한 그릇을.

나에게 달큰한 직구 한 그릇을 선물해주신 해외직구사이트를.


나에게 진정한 해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신 국건의 방패를.


그 날의 낭만을. 그리고 그 날의 사랑을..


- 2021年 어느 무더운 늦여름, 낭만맨 -


아아, 해병이여!
붉은 각개빤스를 입은 낭만의 사나이들이여!

그날 우리는 국건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와
훈훈한 사랑을 전달한 직구 전도사가 되었다!

직구하면 이기고 국건은 죽어라 헤이빠빠리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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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와서 썻는데 미치겠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