솦붕이 운전하다가 본 귀신썰임.

강원도는 국도길이 아주 꼬부랑하고

특히 양구 해안면으로 가는 길은 더욱 그래

내가 본 귀신은

오밤중에 본 것도 아니고 해넘이를 막 시작해서

국도변에 가로등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하는

그런 시간이었어.

겨울이었고 길이 좀 미끄러운 관계로

40km 이하로 서행하고 있었어

근데 내 차량 헤드라이트에 저 멀리 코너쪽에 뭔가 있는게

딱 눈에 들어 왔고

직감상 맷돼지나 사람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

눈에 딱 들어온다는건 뭐냐면

어떤 형상인지 본다는 개념이 아니라

부동의 배경에서 뭔가 움직임이 있어서

그걸 캐치했다는 의미야.

여튼,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고 계속 주행했어

거리가 약 50m 정도 되었을 때

난 그게

맷돼지가 절대 아니라고 판단했어

뭔가 머리같은게 보였거든.

순간 움찔 했고

3초 4초 사이에 50m거리는

좁혀졌고

순간적으로 그걸 봤어.

뭐였냐면

코너길 "가드레일에 머리만 내밀고 있는

그 무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겠고

여튼 사람은 절대 아니라고 자신해.

나중에 정신차리고 지나온길에

기억을 더듬어서 로드뷰로 보니깐

거기 사람이 서 있을 자리가 전혀 아니더라.

주변에 민가 없어

주변에 농사용 땅도 없어.

그냥 절벽 코너길이야.


그 다음부터는

해안면 그 동네 갈 일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어

별거 아닌 일에 무슨 대수냐고 할 수 있는데

직접 경험해 보면

인지부조화에서 오는 그 공포감이

무섭게 생긴거보다 더

공포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