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시는 나의 출신성분을 조사했다.

조선인은 디스시의 어떠한 요직에도 앉힐 수 없다는 것이 시의회의 입장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고 공문이 날아왔다.

국장직에서 내려오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한족 신임국장이 내정되고 이곳으로 이동 중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나는 짐을 쌌다. 적막한 사무실에서 혼자 박스에 물건들을 털어넣는 동안 CCTV가 윙윙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착잡했다.


담배라도 피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코트 주머니 속에 종이 같은 게 만져졌다. 


영수증인가? 하고 꺼내보았지만 아니었다.

어린 애가 쓴 듯한 꾸불꾸불한 글씨 적힌 메모지다.

나는 이 글씨의 주인을 알고 있다. 엘라다.


나는 알아보기 힘든 상형문자같은 그 메세지를천천히 한 자씩 해석했다.



'ㅃ ㅏ ㅉ ㄲㅓ ㅈ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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