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 스페셜 (2021하반기 편) 보기



거짓말 같은 참패였다.


당초 '소녀와 유적' 예고편을 공개할 때만 해도 아스트라 대륙에는 축제 분위기였다.


투어독은 소위 '검스 OL'이라는 자극적인 요소로 중무장한 시오반, 왕쭈쭈 여고생 루비와 그 하수인 루즈,


백야성 출신의 '천둥구렁이' 플로리나와 빈곤야벅지의 에리카까지 동원했기에,


꼴림의 정수들을 모아뒀다고 평가받던 해당 야사*가 쇠락의 역사가 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 사관이 기록한 것이 아닌, 일정 주기로 작성되는 아스트라 대륙의 부수적 역사 기록으로, 이벤트 스토리라고도 한다.)


그러나 상/하편으로 나뉘었을 뿐 시간 끌기에 불과했던 전개와 더불어


기대와는 달리 부실하게 기록된 선사시대의 언급, 최악의 첫인상을 남긴 '그레텔'의 등장은


축제를 순식간에 장례식으로 바꿔버렸다.


몇몇 고령의 이주민들은 선사시대의 비밀이 본격적으로 풀릴 징조라며 해당 야사를 고평가하기도 했지만,


새로 넘어온 이주민들에게 선사시대의 이야기는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했다.


그렇게 예고편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야사 '소녀와 유적'은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투어독은 위기의 활로를 쭈쭈에서 찾고자 했다.


투어독은 훗날 '쭈쭈의 고장'라고 불리게 될 군단장 히이로의 고향, 운산과 인근 도서지역인 운도 일대를 이주민들에게 개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흔적이 흔히 '클뜯게이'라 칭하는 위대한 모험가들을 통해 세상에 공개되면서 운도의 존재가 이주민들에게 처음으로 드러났다.


클뜯게이들을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된 것은 '요우'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녀의 사진이었다.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왕쭈쭈와 야벅지, 그리고 오로롱 인구 증가에 지대한 기여를 할 것 같은 순산형 골반.


이주민들은 '또 다시 대가리가 깨졌다'며 투어독을 향해 대륙의 신이란 칭호를 연호했다.


문화 평론가 물제인은 요우에 대해 이야기하며 '중원을 감싸는 장강과 황하, 그야말로 중화쭈쭈다.'라는 말을 남겼다.


몇몇 이주민들은 '개 같은 년, 내 특별소집마커로 안에 루맘버를 가득 채워버리겠다'며 큰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확실히 투어독의 '쭈쭈 양적 완화'는 효과를 보이는 듯 했다.


'홍옥에 내려앉은 눈꽃'을 통해 합류한 왕쭈쭈 삼각편대, 린네, 카야노, 요우의 등장에 대륙 주민들은 열광했다.


거기에 제법쭈쭈 아메모리가 합류하면서 이벤트는 순항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또 다시 야사의 고질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야사의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이번엔 '마누라' 바이스의 존재가 논란이 됐다.


이번 야사 뿐만 아니라 매 야사마다 바이스가 거론되자,


대륙의 이주민들은 야사를 작성하는 자들이 마누라의 사주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됐다.



게다가 바이스가 운도 안에 유곽을 운영하며


'근위 몸단장' 레이스와 운도산 쭈쭈인 카야노, 린네를 이용해 검은 돈을 쓸어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바이스는 이를 납작쭈쭈단의 음모라며 부인했지만, 운도에서 유카타를 입고 찍은 사진이 유출되면서 대륙 내에는 큰 파장이 일어났다.


일련의 논란으로 인해 바이스를 지지하는 이주민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그 자리는 자연스레 납작쭈쭈단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그러나 카렌이라고 성난 이주민들의 불길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납작쭈쭈단이 개발한 대(對)쭈쭈파괴병기 '흩날리는 꿈'이 대륙에 유통되기 시작하자,


이주민들 사이에서는 '흩날리는 꿈'의 구매 방식과 가격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뽑기 방식으로 '흩날리는 꿈'을 구입하는 것도 맘에 안 드는데, 이 정도 가격은 너무 터무니 없다는 의견과


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뽑기 방식도 용인할 수 있으며 구성품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다.


결국 두 번의 야사에서 연이어 논란이 발생하자, 투어독 위기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상황을 낙관하고 있던 투어독은 4월 1일을 기점으로 자신의 분신을 아스트라 대륙에 파견했다.


결국 이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이주민들의 주도 하에 '여행개새끼 게임은 좆되고 있는데 지 자캐딸이나 치고 있네',


'메인이나 빨리 쳐 내지 헛짓거리나 쳐 하고 있다', '저 새끼 안 받고 접는다 씨발' 등 투어독의 등장을 규탄하는 시위가 연일 일어났다.


장기화되는 정사*의 부재와 아스트라 대륙 내 자원 고갈은 결국 이주민들의 이탈로 이어졌다.

(*사관이 직접 기록하는 역사 기록물로, 메인 스토리라고도 한다.)


갖은 위기 속에서 투어독에게 남은 기회는 대륙 개방 1주년 뿐으로 보였다.



영웅은 난세에 태어난다 했던가.


투어독을 위기에서 구해준 것은 다름 아닌 왕쭈쭈 아주르였다.


매혹적인 쭈쭈 디자인과 성격을 가진 아주르의 등장은 대륙 안팎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문화 평론가 물제인이 '24시간 쉬지 않고 섹스를 달리는 섹스 계의 르망24'라 평할 만큼 아주르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그리고 '노 마누라 존'이 야사에 최초로 도입*되면서, 야사의 질이 올라갔다는 이주민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바로 잡습니다. '노 마누라 존'이 최초로 도입된 것은 야사 '밤과 안개의 야사'였으며, '질주! 세상의 끝을 향해'는 2번째로 노 마누라 존을 도입한 야사였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연이어 공개한 야사 '광기의 단편' 또한 이성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기믹의 등장,


쭈쭈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제법쭈쭈 '레노어'와 '메이',


속칭 진길수 씨라 불리는 '길스'의 합류 등 아쉽지만 먹을만하다는 반응을 이끌어 냈다.



그렇게 운명의 5월 23일이 찾아왔다.


일루미나 연방의 수장으로서 간간이 존재를 드러낸 '라인하르트'가 본격적으로 합류를 선언한 것이다.


투어독은 라인하르트의 등장에 맞춰 정사 특별편을 사전에 공개해 기대감을 자아내는 한편,


곧 있을 대륙 공개 1주년에 맞춰 정사 본편을 추가로 공개할 것임을 밝혔다.


정사 특별편을 즐긴 이주민들은 환호했다.


다시금 돌아가기 시작한 톱니바퀴에 이주민들은 '다시 깨지나?', '진짜 큰거위크 온다', '깨져도 돼?'라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투어독이 '새 마누라', '숲튼'의 등장을 발표했을 때,


마침내 이주민들의 대가리는 다시 깨져버리고 말았다.


'역시 정실은 마누라', '옆쭈쭈는 일루미나 고유의 문화', '역시 쭈쭈명가 대황숲은 남캐도 쭈쭈를 자랑한다'와 같은 환호성이 이어졌다.



여세를 몰아 투어독은 '백야의 숲'을 공개하며 최초로 이주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투어독의 정체를 알게 된 이주민들은 '씹덕대협은 어디로 갔는가',


'백붕이가 아니라 인싸 외모라 배신감 느낀다'라며 투어독을 장난 삼아 비난하기도 했지만


'백야의 숲'으로 인해 이주민들의 머리는 이미 붉게 물든 뒤였다.


석유 고갈 우려 속에서 셰일 가스를 발견하듯,


2주 단위로 '큰거위크'만을 기다려 오던 이주민들에게 백야의 숲은 무엇보다도 큰 선물이었다.





한 야사의 제목은 '영원한 백야'였다.


불안했던 시간들도 있었지만, 어느덧 아스트라 대륙은 개방 1주년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


과연 이번 일련의 행사가 아스트라 대륙을 '영원한 백야'로 이끌 수 있을 지, 현대사가들의 시선은 투어독을 향해 있다.


투어독의 성공적인 1주년을 기원한다.


[백야사설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