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도시와는 떨어진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저희 마을은 조금 폐쇄된 곳이라 서로가 다리 건너 아는 사이였습니다.

막, 이웃집 누구는 사막으로 여행가서 재미있는 추억을 쌓았다니, 저쪽집 아가씨는 먼 곳으로 시집 갔다니 이런 소문을 누구나 알 정도로 말이죠.


저는 어려서부터 소심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며 잘았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잘 피력하지 못하고, 무슨 일이든 동조하거나 앞서 나가지 못해 항상 뒷편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다른 친구들은 안 좋은 눈으로 쳐다보며 뒷담을 하였고, 작은 마을이다 보니 이는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알게 되었습니다.


시골이라는 지형 상 제 또래는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중 제게도 친구라 부를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녀는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소녀로, 저와 비슷하게 공부를 잘 하지 못했습니다. 선천적으로 신체 능력도 그다지 좋지 않아 역시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도 같은 처지여서 그럴까, 저와 그녀는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눈에 띄고 싶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나이 또래가 그렇듯, 그렇게 큰 의미가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그게 전부인마냥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저와 제 친구는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요.


친구들은 나온 시험 성적을 보고 자신의 꿈을 이야기 했습니다. 도시로 나가서 선생님이 하고 싶다니, 자동차 카레이서를 하고 싶다니 하는 꿈을 말이죠.

성적이 나빴던 저는 그를 묵묵히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제 친구가 달라졌습니다.


그녀는 시골에 있는 어른들과 어르신들을 무시하며, 자신이 성적이 나쁜 이유는 그들에게 있다 하였습니다.

어른들이 눈치와 훈수를 주자, 오히려 성을 내며 마을 밖도 모르는 유착 관계에 빠져있다 하였죠.


저는 그래도 그녀가 밉지 않았습니다.

겁쟁이인 저는, 시험 성적이 그녀와 같이 그다지 좋지 못했던 저는 오히려 그녀의 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어른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또래 아이들에게 후회하게 해준다고, 자신이 도시로 나가 성공할거라고 말해도 다른 아이들처럼 그녀에게 비웃음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 말을 마치고, 밖에서 그녀에게 시골 밖의 세상을 알려준 이들을 데려왔습니다.

... 그녀가 말했던 이들과는 전혀 다른 이들을 말이죠.


도시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그들은 저희를 보고 미개하다고 놀리며, 저희의 것을 약탈해갔습니다.

시골인 지형 특성상 도움을 청할 상대도 없었고요.


모두가 당황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 친구는 제게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제가 그녀의 친구였으니 넘어가 주겠다면서 말이죠.

제가 아끼던 장난감 두개를 부수고 제멋대로 이상하게 바꿔놓고 사라진 그녀가 저는 두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혼자서 이 모든 일을 끙끙 앓기를 몇 일.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당시 있었던 일은 범죄가 맞았습니다.

성적이 나쁘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저지르다뇨.


가끔씩 들려오는 그녀의 소식을 들으니, 도시에 나가 정말 성공을 했더군요.


아이돌? 이라고 해야하나요, 특정 팬덤의 층이 그녀를 좋아해주고, 부르짖는걸 보면 저는 그 때 있었던 광기의 현장이 떠올라 두렵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숨이 막히고, 고장난 장난감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나는데, 아이돌이라뇨?

또 최근엔 결혼 발표도 할거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인기어마저 만들어져, 사람들의 그녀의 이름을 따 애칭을 부르는 소리를 들을때마다 심장이 너무 뜁니다.


그녀는 절대 과거가 깨끗한 아이돌이 아닙니다.


그녀가 또다시 제게 찾아와 괴롭힐까 겁이나 공식 언론에 제보를 하기 힘들어 이 자리에 익명을 빌려 그녀를 고발합니다.


그녀의 친구 였던 자로서, 과거를 숨긴 채 남들의 빛이 되는 그녀를 고발합니다.


제발 알아주세요.


그녀의 이름은...


















이클립스라는 그룹으로 활동 중인 슈모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