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이야기가 될 것 같구나. 

그대에게 혹시라도 지루할 것 같으면......



그래도 여왕 폐하의 말씀인데 끝까지 들어야죠!


그래?

그대가 그리 얘기해주니 고맙군. 


시작하기에 앞서, 우선 전제를 하나 깔아두는 게 좋겠어.



전채요?





아니, 전제 말이다.


유저들 중에는 스토리 자체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 사실을 분명히 해두자꾸나.



그러면 이 게임 일러스트밖에 안 남는데요?




 

원래도 그랬는걸.




따흐흑.....



하지만 그런 유저층이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조종사.


스토리는 유저들의 여러 가지 니즈 중에 하나일 뿐.

재미가 없으면 안 보는 게 당연하다. 문제거리로 삼을 게 전혀 아니지.


그걸 명확히 해두고 싶구나. 



하지만 어쨌든, 

이 이야기는 스토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유효한 것이지.


따라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테니, 지루하거나 재미가 없을 것 같다면 지금이라도 뒤로가기를 누르도록.











(진짜재미없을수도있음 관심없으면 여기서 ㅌㅌ)




고맙구나.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유저층'이 아니라 


'스토리가 재미있으면 보는 유저층' 입장에서 왜 스토리를 안 보게 될까? 에 대한 이야기다.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이벤트 스토리가 근본적으로 X같은 이유라는 것이다.




아.



그대는 하루의 대부분을 스마트폰, 내지는 PC 화면을 쳐다보고 있지. 


안 그런가?



맞아요! 지켜야 할 세계가 이렇게나 많은데 


조금이라도 눈을 뗄 수 없죠.



그럼 내가 읽으라고 했던 책들은 다 읽었나?



그...하하......아무래도 종이책은 읽기만 해도 잠이 솔솔 오다 보니까......



그 일은 나중에 묻도록 하지.




아무튼, 그대도 종이책 위의 글씨와, 화면 위의 글씨의 차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겠지.



그렇죠. 아무래도 화면 위의 글씨를 읽는 게 더 피곤하겠죠?




그렇지. 


그렇다면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는 무대인 스토리에서,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독자가 캐릭터에 대해서 알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이지.


반대로 작가 입장에서는, 캐릭터들의 매력을 보여줄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고.





그런데, 아까 말했듯 화면에 뜬 글씨를 보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인데


종이책과 비슷하게 서술하면, 읽는 사람이 어떻게 느낄 것 같나?




아무래도 좀 더 피곤할 거에요.



바로 그거야.


들어오는 정보량은 많은데, 그걸 다 기억하기에는 너무나 피곤하고


그렇다고 그 정보를 꼼꼼히 보면 특별한 게 있나 하면 그것도 아니고. 





길게 설명했지만, 이걸 요약하면 결국 '눈이 피곤하고 지루하다' 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 것이지.


나쁜 평가를 들었던 스토리뿐만 아니라, 좋은 평가를 들었던 스토리도 이것은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야.


종이책과 완벽히 같은 구성은 아니겠지만


간결함과 완급 조절이 너무 부족하고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너무 많지.


그게 백야극광 이벤트 스토리의 근본적인 문제야.



그럼 그것만 좀 바뀌면...그래도 괜찮아질까요?



글쎄, 근본적인 문제라고 했지 그게 문제의 전부라고는 하지 않았다네.


소위 말하는 세탁기, 개연성과 기승전결의 애매모호함, 지나치게 많은 인물 투입, 산만해질 수밖에 없는 구성


말로 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믿는 게, 북방의 여왕이 할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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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백야극광 사랑하시죠?


못접어 못잃어 평생 함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