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를 버스타고 30분정도 걸리는 데로 다녔거든? 근데 고1때 같은 반에서 나랑 같은 동네 사는 애를 만난거야


당연히 등하교 같이 하고 존나 친해졌지

가끔 그 친구 아버지가 시간 맞으시면 차 태워주시기도 해서 나도 편했음


다 좋은 이 친구한테도 딱 아쉬운 점 하나 있었는데 장난이 좀 잦고 심하다는거야

그 있자나 이름 가지고 별 되도 않는 놀림부터 시작해서 살살 긁는 능력 가진애들


그런데 뭐 친하니까 ㅅㅂㅅㅂ 거리면서 웃고 넘겼었는데 딱 그날이 왔음

기억은 잘 안나는데 내가 기분 존나 다운돼 있었고 그 친구는 여느때랑 똑같이 나에게 장난 쳤었어 근데 내가 평소랑 다르게 좀 정색했거든

이녀석이 애들 있는 앞이라서 그런건지 몰라도 오히려 더 긁는거야 구뤠서 화나쒀요? 이딴식으로


그러다 내가 이 개새끼야 하니까 갑자기 우리엄마가 개야? 패드립박네 ㅅㅂ 하면서 싸움 시작됨...솔직히 속으로 어이없어서 웃을뻔 했는데 그 위기 넘기고 주먹다짐 했음


뭐 그 이후에 서로 제대로 된 사과할 타이밍을 놓치니까 말도 안하고 그냥 없는 사람 취급이 되더라 이게 같은반인데도 가능하더라고


그러고 고2 가서 다른 반으로 찢어져서 볼 일 없었는데 고3때 또 같은 반이 된거임


근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오래 지나서 그런가 그래도 어 누구야 오랜만이다 잘지냈냐 안녕 하고 기본적인 대화는 하게 되더라고


그러고 졸업해서 시간 지나고 연락은 안하는데 난 이사했지만 부모님 소식통으로 듣기엔 그녀석 아직도 그 동네에 산다고 하더라


뭔가 백야도 지금 비슷한 느낌임

존나 친해졌다가 한 사건을 계기로 불편해지고 나중엔 별 느낌 없이 대하지만 결국엔 볼 일 없는 사이가 될거 같아

그냥 챈 보니까 싱숭생숭 하다 보니 그렇게 느껴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