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번 이벤트 좀 실망임.


이게 스토리 자체가 그지 같아서라기보단 기대치에 전혀 못 미쳐서 그럼.


사건 배경설정, 모든 파트에 이야기 꽉꽉 눌러담은 거나 캐릭터 비중 등등

평상시 이벤트들에 비하면 많이 나은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문제로 별로 몰입이 안됐음.


※ 이벤트 스토리 한번 보고 말았기 때문에 착각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름. 댓 남겨주면 바로 수정함.
※ 비관적인 관점이 가득함.




1. 자잘한 개연성 미흡



콘서트를 여는 이유 등은 제법 그럴 듯함.

위험요소일 수 있는 칸타토르호의 격추를 지연시키기 위한 명분 + 우로보로스가 부화하게 된 계기 + 주인공 골디의 활약 집중 등, 나름의 명분이 존재함. 근데 배경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고개를 갸웃하게끔 하는 부분들이 좀 있음.


그 중에서도 제일 신경 쓰인 것은

여러 사정이 겹쳐 있다고는 하나 암귀가 있는 곳에 콘서트를 열 생각을 했다는 거임.


철저히 봉쇄했다곤 해도 상식적으로 위험요소가 버젓이 남아 있는 장소에 콘서트를 연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오로리안의 거주 지역을 지나가기 전에 콘서트를 열어야 하니 다급했던 건 알겠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위험요소가 그냥 열심히 근무서고 봉쇄 철저히 하면 된다 정도로 끝날 수준이 아니었음.


실제로 작중에선 환기구를 여는 정도의 행동만으로도 암귀가 들이닥칠 정도였고

연습생들 다 있는 자리에 암귀가 침입까지 했음. 이게 루미나틱스가 강한 애들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보통 상황이었다면 현장에 그냥 맹수가 들이 닥친거나 다름없음.
하다못해 콘서트를 열어도 괜찮을지 고민하는 장면 쯤은 있어야 했다고 봄.


우로보로스가 깨어나자마자 칸타토르호에 있던 모든 암귀들이 전부 다 튀어나왔는데

이 수가 어마어마했음. 마티외의 말마따나 진짜 격추시켰어야 하는 게 맞을 정도.
비크가 더 멀리서 암귀들이 몰려왔다고 설명하는데 칸타토르호는 상시 비행 중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오류거나 칸타토르호 안에 있던 암귀들이 맞음.
외부에서 날아온 암귀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그럼 비공정으로 사람들 피신을 못 시킴.


근데 뭐 솔직히 다들 짐작했을 거임.

모든 파트에 전투가 있어야 하다보니 어거지로 암귀를 넣어서 이리 됐다는 게 가장 신빙성 있음.


그렇다면 얘네는 대체 왜 이렇게 암귀 전투에 집착하냐는 의문이 듬.

전투말고 다른 방법으로 해도 되잖아? 퍼즐이라든지, 특정 블록 도달하기라던지.

암귀가 되서 오로리안 조진다거나 필드가 움직이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해봤으면서 왜 여기는 그런 거 없음? 

아니면 전투라도 좀 색다르게 하던가.

언제나 직접적인 갈등 요소는 무조건 암귀인데 왜 굳이 그래야 하는거임?
암귀가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매번 암귀가 쳐 나오는데
얘네가 나와서 긴장감이 드는 게 아니라 자꾸 스토리 흐름 끊어먹음.
당장 여기만 봐도 마티외, 브랜디, 우로보로스 등 갈등을 일으킬 요소가 널렸는데 왜 굳이 암귀가 주도하냐고.

꼭 스토리 전개에 자잘한 흠집을 내면서까지 진부하게 암귀를 넣어야 함?


그 밖에도 좀 거슬렸던 것은


칸타토르호를 조사한다는 것을 아이테르에게 알릴 의무가 있냐며 쌩깠던 그로누의 발언,

딱 봐도 사이 안 좋은 레지나와 바바라를 동시에 선두로 세운 골디의 판단, 

자기가 만든 꿈과 환상을 조절하지 못해 사단을 일으킨 우로보로스,

그 난리통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한 음향 장치, 

재능 있단 이유로 비크에게만 따로 기초 강습 해주는 골디의 형평성 문제 등등...


설명하라면 가능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너무 많음. 




2. 우로보로스의 난해한 설정 및 맥거핀



그니까 냉정하게 말하면

샤미나드를 지켜주지 못한 우로보로스가 스스로 가짜를 만들어서 100년 씩이나 자위를 했는데

그 가짜가 현실을 깨닫고 급발진을 하자 아무것도 못해서 이 사단이 벌어진 거잖아.

깨어난 뒤에도 기지개조차 못 펴서 끙끙 댔는데 노래 한 곡 듣고 나서야 진정된 거고?


결과적으론 이 모든 삽질이 전부 우로보로스 때문에 일어났고

그 사태를 해결한 것도 우로보로스가 만든 가짜와 함께 부른 노래였다는 건데

개인적으로 이걸 어떻게 납득하고 어디서 감동을 느껴야 할 지 모르겠음.

우로보로스의 행보가 너무 이상하다고 느낌.
그 엄청난 능력이 왜 하필 오디션 도중에 발동이 됐는지,
지가 만든 샤미나드를 왜 제어할 수 없었는지,
깨어난 이후엔 왜 암귀에게 당하기만 했는지, 등등...

상황은 알겠는데... 왜?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음.

물론 우로보로스는 비크조차 모르는 전설의 환상동물임.

뭐 능력에 대한 제한사항, 우로보로스가 느꼈을 심정, 그리고 오로리안과 아이테르에게 특별하다는 떡밥 등등

설명할 수 없는 게 많기 때문에 지금 내가 말하는 건 모두 억까일 수 있음.



그러나 '알 수 없는 영역'을 빌미로 삼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을 남발하면 안됨.

예를 들어 '심각한 정신병을 가졌다' 라는 설정을 가진 인물에게 온갖 또라이 짓을 다 허용하게 두면 작품 곱창남.
문예창작 할때 흔히 지적받는 요소이기도 해.

물론 경우에 따라선 철저히 계산된 것도 있지만 적어도 이 이벤트에선 의미 없다고 봄.


이걸 조금만 다듬으면


[ 죽은 샤미나드의 영혼이 우로보로스의 꿈 속에서 잠들어 있다가 100년 만에 깨어났고, 이에 반응해 칸타토르호도 다시 기동했다.

그러나 샤미나드에게 있어선 그저 한 순간의 잠이었기 때문에 100년의 시간이 지난 줄도 몰랐고

하필 골디로 인해 헤븐즈 밸리가 멸망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샤미나드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폭주,

샤미나드와 정신적으로 싱크로 하고 있던 우로보로스까지 영향이 미쳐 불완전하게 깨어났다. ]


이런 시놉시스면 걸리는 것 없잖아? 존나 뻔한 전개지만 적어도 납득은 가잖아?

왜 굳이 샤미나드가 가짜여야 하고 우로보로스라는 설정 자체를 난해하게 만드는 거임?





3. 비크


왜 굳이 비크를 들먹이냐면...


https://arca.live/b/alchemystars/65460051


내가 비크에 관한 장문의 글을 썼고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비크의 캐릭터성을 좋게 봤는데

거기에 대한 배신감이 존나 커서 그럼 ㅅㅂ

환상동물 한해서는 얘가 정말 진짜 프로 중의 프로구나라는 감탄을 했는데

이벤트 스토리에서 보여준 행보만 보면 걍 환상동물 지식이 많고 좀 좋아할 뿐인 푼수 새끼임.


눈에 띄는 행적이라곤 미쳐버린 재능으로 하루 이틀만에 갑자기 특급 아이돌이 됐다는 것과

우로보로스에 관해 그럴듯한 추측을 내놨고 결과적으로 맞았다는 것 정도인데

꿈 사건 해결에 조언을 준 것 말고는 영향력 미친 거 없음.


가골빼미와 비카에게 그런 특성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제대로 관리하질 못해 일을 키웠고,

일러 컷 씬까지 내놓으면서 우로보로스를 맨몸으로 지키는 멋진 모습 좀 보여주나 싶다가
상황 더 안 좋아지니까 아이테르가 더 맛있다며 바로 발 빼지 않나.

툭하면 나이가 많아서 어쩌구 저쩌구,

모든 인물이 전부 츳코미를 넣어서 개그씬 만들어내고,

심지어 이새끼 이벤트 스토리 기준으론 신간도 전혀 없어서 작가로서의 자질도 의심됨.


내가 시발 이벤트 스토리를 먼저 보고 비크 개인 회상을 봤으면 평가가 달랐을텐데.

캐릭터 스토리가 엉망인 건 아니지만 비크 이새끼의 행동이나 말하는 꼬라지 볼 때마다 진짜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다.





4. 1.5주년 한정이라는 타이틀에 못 미치는 연출



제일 크게 느낀 문제점.

이벤트 주기 한 달로 늘어난 것 + 재화 변동 없이 가격을 올려 민심이 좋지 않은 것 + 1.5주년 한정 기념
이라는 상황에서 나온 이벤트의 연출력이 고작 이정도라는 거에 헛웃음이 나옴.


기껏 해봐야 배경에 음표가 떠다니는 게 전부인, 고퀄 cg 몇 장이 있는 그냥 일반 이벤트였음.

골디가 부른 노래의 내용이 와 닿는 것도 아님. 브금도 로그인 브금 재탕임.


아니 가사는 잠든 이를 위로하는 내용인데 헤븐즈 밸리 브금처럼 잔잔해야 더 와 닿지 않나?

가사 전달력이 애매하면 샤미나드와의 아카펠라로 표현해도 되잖아?



엔드게임에선 스모키,바이스,카렌을 선두로 내세워 아예 전용 곡까지 만들었고


1.5부에선 일루미나에게 버림받아 지하성에서 몇 년 씩이나 구조를 기다리다 멘탈이 나간 헬리오스의 심정을

대사와 배경에 거울 깨지는 듯한 연출을 넣어 그 처절함을 부각시켰고


여명의 빛을 물리적으로 실천한 라인하르트를 묘사하기 위해 아이테르의 독백과 약간의 텍스트 효과,
그리고 초고퀄 일러를 동원해서 그 위엄을 각인 시켰음.


1주년에선 샤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베들레헴의 안타까운 과거를 보여주며
여운이 남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줬는데


왜 1.5주년에선 그런 게 전혀 없음?
물론 라인하르트와 베들레헴에 비해 빌드업이 전혀 없는 갑툭튀 캐릭터라서 동일 선상에 보긴 좀 어렵긴 하지만
결국 급하게 만든 모양새라는 거잖아? 

주기 늘리고 가격 늘리고 더 나은 이벤트를 보여주겠다 약속했는데 이게 뭐냐?


하다못해 골디와 샤미나드의 노래는 뭐 애니 컷 씬을 넣든 전용 연출을 넣든 실제로 노래를 부르든 해야 하지 않았을까?
여기가 하이라이트 씬 아님?


그리고 골디가 스토리에서 메인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 건 좋은데.
1.5주년 메인 비주얼에 한정 캐라는 타이틀까지 걸고 온 캐릭터인데 좀 더 강렬하게 묘사해야 하지 않았을까?
얘가 인기스타고 프로의식 투철한 만능 엔터테이너에 긍정 자양강장제 라는 걸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

춤과 노래 하나 딱 만들어서 화려하게 보여주는 게 훨씬 더 매력적이지 않겠음?


좀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냥 비주얼, 설정 바꾼 바바라 수준이잖냐. 


미니게임에선 뭐 색다른 걸 보여주려나 싶었는데

선택지나 내용은 별 의미도 없는 걍 텍스트 덩어리들에

콘서트라는 것도 트릭스터M 뽑기 모션 급 날먹임. 아니 SD캐릭터가 좌우로 10초간 휘적휘적 하는 게 콘서트야 시발?

골디락스인지 유한락스인지 걔네만 알잖아. 골디에게 어떤 매력이 있는지.


이딴 걸 루맘버 때문에 9번이나 봐야 한다는 게 너무 귀찮음.
그래놓곤 마지막에 '기억나세요? 여기서 15번의 연습을 어쩌구 저쩌구',
'팬이 몇 만명 어쩌구 저쩌구' 이러며 정산을 하는데 유저는 그냥 터치터치만 했는데 뭘 했다고 감동 유도함?




뜬금없이 아이돌 내세울 때부터 불안하긴 했어도 1.5주년이니 나름 기대는 했는데
이 정도 퀄 밖에 못 보여준 게 심히 유감이다.


신경을 아예 안 쓴 것도 아니고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1.5주년 타이틀을 내걸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골디의 매력을 느낄만한 연출과 설정이 전혀 없다는 게 많이 실망스러움.
그나마 골디 성능은 준수하게 뽑힌 걸 위안 삼아야 하나.



그냥 메인 쭉쭉 밀고

묵혀둔 떡밥이나 좀 풀었음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