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암귀밖에 없어.

암귀란게 이클립스랑 몇몇 네임드 빼고는 전부 무지성이라서.. 암귀가 자기만의 목적을 가지고 스토리에 심도깊게 개입하려면 어쨌든 이클립스랑 관계가 있어야 돼.

근데 이클립스 이야기는 메인에서 풀어야 되니까 이벤트 스토리에는 못써.


그렇다고 암귀화됐지만 지성이 남아 있는 존재를 등장시킨다?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몇번이고 써먹을 수 없다고.

암귀라는 게 무지성으로 사람만 보면 패려고 달려드는 좀비같은 새끼들이라 기본적으로 절대악일 수밖에 없단말이야. 근데 오로리안이 그런 암귀가 되려고 한다? 그냥 미친새끼이거나 힘을 바래서 그랬다는 원패턴밖에 안되는 거라고. 대단한 네러티브가 나올 수가 없어.


스토리라는 건 기본적으로 가치와 가치의 충돌이란 말이야. 주인공이 추구하는 가치도 중요하지만, 스토리를 완성도 있게 만드는 건 대적자가 추구하는 가치라고.

대적자의 가치관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올 때 우리는 대적자를 이해할 수 있고, 대적자를 꺾는 데서 쾌감을 비롯한 다채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거기서 감동이라는 게 생겨나게 되지.


근데 암귀라는 건 다시 말하지만 걍 무지성 좀비란 말이야. 적으로서 등장은 시켜야되겠는데 아무런 목적도 이유도 없이 사람 패는 미친 짐승이야.

적의 꼬라지가 이래서야 무슨 스토리라는 게 생겨날 수 없으니, 결국 스토리는 긴장감이 덜해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결국 개인의 내적갈등이나, 착각이나 시행착오에 의한 꽁트가 스토리의 전부가 돼버려.

그러니까 좀 더 적극적으로 오로리안 세력 간의 다툼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초반엔 좀 하는거같더니 왜 요즘은 안하나 모르겠어. 갈등하던 세력들이 대동단결해서 싸우는 전개를 이미 써먹어버려서 그런가.


하여간 요약하자면 지금이라도 투어독은 정신차리고 나를 고용해야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