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훈풍과 희망의 항구'가 공개되자, 주민들은 열광했다.


유례없는 치녀 세 자매 사블리, 멜트, 팜므가 이야기의 진행을 돕는 역할로 등장한다는 소문이 돌자,


전 대륙의 천하패도인들은 '내가 페도는 아닌데'를 외치며 각 자매들의 천박한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한 주민은 인터뷰를 통해 "사블리의 모습을 처음 보자, 허벅지에 졸려 사망하고싶었다."라며 당시의 분위기를 회고했다.


천박 치녀 세 자매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오로롱은 멜트였다.


부끄러워하는 모습과는 달리, 앞쭈쭈를 과감히 열고 육중한 야벅지를 드러낸 멜트의 패션은


뭇 주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이어서 투어독 행정부가 레인보우의 합류를 알리자, 대륙의 주민들은 '아고토'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아고토'는 사실 투어독 행정부의 천박부 장관으로 역임 중인 자의 이름이다.


주민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이유는 굉장히 명료했다.


처음 대륙에 정착한 주민들이 꼽은 초대 주인님 '그로누',


2022년 상반기 이후 현재까지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오로롱 '아주르',


신장은 짧지만 압축된 쭈쭈를 자랑하는 공대녀 '오디'가 모두 아고토의 주도 하에 거쳐 합류한 오로롱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주민들은 '이번에도 아고토께서 대륙에 은혜로운 천박함을 선사했다'며


투어독 행정부가 아고토를 영의정의 자리에 앉혀야 한다는 탄원이 매일 같이 쏟아졌다고 한다.


주민들의 마음 속에서는 내심 '두 편 짜리의 저주'도 이제는 끝날 때가 됐다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두 편 짜리의 저주'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훈풍'은 천박함이라는 척도로만 봤을 때 당시 기준으로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야사*였으나,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나, 민간에서 작성한 아스트라 대륙의 기록이다. 현지인들은 '이벤트 스토리'라고도 부른다.) 


결말부에서 갑자기 등장한 제노와 엘비스의 게이섹스 장면은 소위 '용두니미'라며 주민들에게 맹비난을 받았다.


아스트라 대륙의 보건 기관에서는 이에 대해 "게이섹스 엔딩은 질병이며, 이는 '두창'이라는 이름으로 전염될 수 있다."라며


최악의 전염병 사태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야사 외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투어독 행정부는 그 동안의 행정력 부족을 언급하며 야사 발간을 4주 단위로 규제하겠다는 규제안을 발표한 것이다.


주민들은 "정사도 안 나오는 마당에, 야사까지 빼앗아 가면 우리는 뭘 먹으란 말이냐"며 크게 반발했으나,


돌아오는 투어독 행정부의 대답은 차게 식은 제노 게이의 합류 소식 뿐이었다.


주민들은 제노의 합류 소식을 듣고 그를 위해 루맘버를 쓰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말자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였으나,


그의 절륜한 실력에 몇몇 주민들은 절정, 결국 루맘버를 제노에게 바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안녕, 나의 낙원'은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만 했다.


야사 발간 규제가 시행된 후 처음 발간된 야사였기 때문에 질적 측면에서 주민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어야만 했으며,


"요즘 투어독은 쭈쭈만 팔면 되는 줄 안다"며 주민들이 '쭈쭈만능론'에 회의감을 표하기 시작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야사 발간 후 초반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잠시 '전술핵', 또는 '닭장' 의혹이 있긴 했지만 세로 1줄을 통으로 바꿀 수 있다는 오로롱 '폴룩스'의 합류와 함께


야사의 내용 또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발간 기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만이었으나,


야사 전반의 질적 개선이 눈에 띈다는 평론가들의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편, 이 시기 '전술핵' 논란으로 인해 잠시 북방의 여왕이 소위 '카스'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다행히 증거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북방의 여왕 베들레헴이 무혐의 판정을 받으면서


북방의 '카스' 의혹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지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 결국 대륙 역사상 최악의 참사가 발생하고 만다.



투어독 행정부는 우주의 지배자 '애플' 함대의 외압을 근거로 일방적인 환율 조정을 감행했다.


이 시기 타 행성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었기에 국제 정세에 밝은 주민들은 어느 정도 예상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해당 사안을 시행 하루 전에 발표하는 '날치기 통과'를 강행하더니,


그리고 '애플 함대'의 관할 구역이 아닌 '구글 함대' 관할의 지역 또한 일방적으로 환율을 조정해버리는 등


대륙 주민들을 기만하는 행태가 연이어 밝혀지자 대륙 주민들의 분노가 결국 극에 달하고 말았다.



주민들은 결국 집단 시위대인 '바이올린 연주단'을 조직, 자신들의 의견을 바이올린을 통해 표현하는 평화 시위를 이어나갔다.


바이올린 연주단의 평화 시위는 투어독 행정부의 관할 구역인 '대한민국' 지역에서 특히나 크게 발생했다.


해당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 지역의 행정관은 이례적으로 대주민사과문을 게재하였지만,


'우리가 미안하지만 힘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는 내용 뿐인 사과문이다보니 주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보고에 따르면 이 시기 투어독 행정부에 실망하여 대륙을 떠난 주민들은 천 명 이상이라고 전해지며,


타 행성에서는 아스트라 대륙의 상황을 조롱하는 소문이 퍼지는 등,


아스트라 대륙은 공개 1년 반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만에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만다.


훗날 역사에서는 해당 사태를 "가격 인상 참사"라고 부르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은 바이올린 시위대 대부분이 '임종을 함께 하겠다'는 뜻으로 시위에 임했으며,


이후 공개된 야사 '비명을 멈추면 안 돼!'와 정사 '별들이 돌아오는 궤적'이 연이은 호평을 받았다는 점이다


덕분에 표면적으로는 대륙이 안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 시기 주목할만한 내용으로는 '비명을 멈추면 안 돼!'의 주인공 리리카가 등장한 시기가


천하패도인들이 새로운 암호인 '농ㅋㅋ'를 도입하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


그리고 또 한 명의 위대한 아이테르가 써 준 '시'가 주민들의 마음에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이었다.


한 주민은 이 시기를 돌이키며 "35호 누나... 가기 전에 보여 주고 가..."라는 망언을 남기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아이테르와 콜로서스의 교감을 함께 나누는 수준까지 감응하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의 위기를 겪으며 1.5주년을 맞이한 아스트라 대륙의 분위기는 여전히 험악했다.


1.5주년이라는 기대에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새로이 합류하는 오로롱이 근본 있는 집안 출신이어야 한다는 점이


투어독 행정부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 때, '골디'가 해결사로 나타났다.


골디는 합류 초기, 근본 없는 집안 출신이라며 멸시와 조롱만을 받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정사를 교묘히 참조한 야사를 발간함으로써 어느 정도 근본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골디가 보여준 대체 불가능한 실력과 꼴림은 아스트라 대륙 주민들의 마음을 돌려 놓기에 충분했다.


당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골디 아가 스테이지에 10달 짜리 굿즈 교환권을 뿌리고 싶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골디는 주민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스타로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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