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동물이다. 평소에도 일자일보를 맞추어 다니는 모습으로부터 인류는 군대의 용병술과 노동의 이동을 깨달았다. 개미는 십시일반의 대명사인 동시에, 또한 부지런함의 대명사이다.


개미를 관찰하고 있노라면 어떻게 그렇게 작은 덩치로 하루 종일 일을 하는지에 대해 매우 궁금해진다. 개미들은 정말 열심히 열정적으로 식량을 나르고 집을 증축하고 사냥을 하며 불평 한마디 없다. 과연 어떻게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곤충학자에게 묻는다면 그 답은 "그럴 수 없다"이다.


개미는 의외로 일을 많이 하지 않는다. 별로 부지런한 곤충도 아니다. 개미가 정말 필사적으로 일을 하는 것은 단 두 가지 상황뿐이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나 식량이 바닥난 상황. 그리고 개미 왕국 간 전쟁을 치르는 상황. 그 외의 상황에서 개미는 절대 과로하지 않는다.


개미는 냉혈동물이기 때문에 해가 떠 있지 않으면 활동이 어렵다. 그래서 군체 안 개미는 조를 여러 개로 나누어 아침 일찍 첫 번째 조를 내보낸다. 그리고 첫 번째 조는 먹이가 있는 곳을 파악, 혹은 다른 왕국과의 경계선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쓴 뒤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각자 먹을 것만 주워서 집으로 돌아온다.


이어서 해가 중천에 뜨면 다음 조, 즉 본대가 나와서 선발대가 페로몬으로 표시해 둔 먹이의 위치로 움직인다. 그리고 이들은 가장 태양빛이 강해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기에 먹이를 가져온다.


이 때 아직 나가지 않은 조들과 한 번 다녀온 선발대는 무엇을 하느냐? 집 안에서 꼬불치고 앉아 놀아재끼고 자빠져있다. 본대가 먹을 걸 가지고 오면 받아서 잘게 뜯어 쌓아두는 일 정도를 거들 뿐이다.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해지면 마지막 조가 나와서 재정찰을 하고 하루 일과를 점검한다. 별 문제 없다고 판단되면 이들도 자기 먹을 것만 주워서 집으로 도로 들어온다.


개미 군체의 절반 가까이는 항상 쉬고 있다. 그 이유는 그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괜히 과로하면 섭취해야 할 칼로리도 늘고, 들락날락하는 개체가 많아짐에 따라 개미집 입구를 추가 개통해야 하게 되면서 쓸데없이 따뜻한 집안 공기만 다 빠진다.


이러한 개미의 모습으로부터 노동과 휴식의 관계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