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주의)


클라나드. 

한 사람이 누군가의 아들로서, 누군가의 남편으로서, 누군가의 아버지로서 살아온 인생을 담은 이야기죠. 

클라나드를 보고 사람들은 말하죠.  명작이니 감동적인 애니니 슬픈 애니메이션이니.. 하지만 그런 단어로 설명 가능한 "명작" 이 아닙니다. 작품이 아닌 한 남성의 삶을 그려낸 인생 그 자체죠. 무슨 고작 애니메이션에 중2병 같은 소리나 하고 있냐구요?? 


주인공인 토모야는 과거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가장 슬펐던 사람은 그녀의 남편인 오카자키 나오유키 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유키는 큰 실의에 빠졌으면서도 멈춰설 수 없었습니다. 자기가 가장 사랑했던 아내(아츠코)를 잃어 극심하게 고통스러웠음에도 앞을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자신의 아들. 토모야를 길러내기 위해서였죠. 

허나.. 토모야를 길러내면서도 도무지 이 고통을 이기지 못해 알코올 중독에 빠져 폐인과도 같이 살게되고, 이 모습을 보다못한 토모야는 아버지와 다투며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토모야는 성장하고 아내 나기사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기구하게도 나기사는 출산하면서 딸인 우시오를 낳으며 생명을 거두고 맙니다. 그리고 토모야는 자신의 아버지와는 달리 우시오를 친정에 떠맡겨버리고 고통을 잊기위해 오직 일에만 매진하며 폐인처럼 살아갑니다. 그리 살아오기를 5년, 토모야 장모님의 설득으로 우시오와 처음으로 제대로 대면하게 되죠.  대면 후 여행을 둘이서 함께 떠나게되고 여행길의 도착지에서 토모야는 나오유키의 어머니 즉 자신의 친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토모야는 처음으로 나오유키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죠.


"아츠코가 사고로 죽고 그 아이에게 그것은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슬픈 일이었죠. 그래도 아직 절망할 순 없었겠죠.

토모야 아직 어렸던 당신이 남아 있어서였어요. 이 아이만큼은 자신의 손으로 키워내겠다면서.. 당신은 그날 이곳에서 나오유키와 손 잡고 걸어갔어요. 기억나나요? 그때부터 시작된 나날이 그 아이 인생 중에서 가장 분발했던 시기였어요. 회사에서 몇 번이나 해고당하면서 전전하고 그래도 당신을 내버려두지 않았어요. 없는 돈으로 장난감을 사주고 과자를 사주고 자신의 운과 성공할 수 있는 모든 기회도 전부 희생하면서까지 때로는 엄하면서 난폭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부 당신을 무사히 키우기 위해서였어요. 다만 나오유키에게 그건 너무나도 힘든 생활이었던 것 같아요  일의 고통을 달래기 위해 술에 의지하게 되고 취해서 난폭해진 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아이는 당신과 살아가는 것을 선택했어요. 당신이 스스로 잉생을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땐, 나오유키는 모든 걸 잃어버렸어요." 


토모야는 아버지와 같은 선상에 서있었으나 자신은 우시오를 버렸고 나오유키는 토모야를 키워냈던겁니다. 모든걸 깨달은 

토모야는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고 우시오에게 다가가 꽃밭에서 화해를 하게 되죠.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길 기차에서 토모야는 처음으로 나기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됩니다. 

자신의 입으로 나기사를 상기하는 순간, 토모야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우시오 앞에서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그곳에서 우시오는 덩달아 울며 아버지의 아픔에 공감해 옆에서 위로를 전해줍니다. 이것을 보며 토모야는 생각하죠. 


"나기사. 찾았어. 드디어 찾았어. 오직 나만이 지킬 후 있는 것을, 나만이 지킬 수 있는 둘도 없는 것." 


그길로 집으로 돌아와 쉬고 난 뒤 토모야와 딸은 나오유키를 찾아가게 됩니다. 토모야는 이렇게 나오유키가 마지막까지 짊어지고 있던 "아버지" 로서의 짐을 내려드리게 하고 화해를 합니다.  거기서 나오유키는 말하죠. 


"이제… 된 걸까… 난… 해야 할 일을 다 끝낸 걸까…"


클라나드를 보며 저라는 인간의 인생과 토모야의 인생이 오버랩 되기도 하더군요. 토모야도 저도 자신이 힘들고 괴로웠던 것밖에 생각하지 않았지요. 아버지의 마음과 사정도 몰라준채 이기적으로요. 부모님과의 갈등속에 오해만 쌓아가고 미워하기만 했지요. 마음을 닫은채로.. 

그리고 먼 훗날이 되서야 견딜 수 없는 고통속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토모야와 같이..

정주행을 2번 하고나니 클라나드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고요. 인생이다 라고 느꼈습니다. 마치 도화지 위에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그려내며 나긋하게 나레이션 해주는듯한 따뜻함이 느껴지더라고요. 클라나드를 두번째 정주행할때 2기 16 17 18 19화 내내 저를 멈추지 않고 오열을 하게 만들어서 그날 밤 머리가 너무 아파 잠을 못잤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 ㅋㅋㅋㅋ


제가 지금까지 본 많은 감동애니중 최고로 뽑는 감동 4천왕이 있습니다. 


종말에 뭐하세요? 바쁘세요? 구해주실 수 있나요?


신중용사 (이 용사가 짱센 주제에 너무 신중하다)


우마무스메 2기 


리제로 1기 


그 외에도 플라스틱 메모리즈, 엘펜리트, AIR, 짱구는 못말려 로봇아빠의 역습 등 눈물없이 볼 수 없던 많은 애니메이션이 생각나네요. 


이 애니메이션들과 클라나드와는 같은 감동 애니지만, 차이를 보이는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 4개의 애니는 제게 매우 깊은 여운과 감동을 남겨주었으나, 클라나드는 살아온 저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애니는 결국 애니메이트 라는 가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아무리 감동애니 4천왕처럼 감동적이고 카구야님처럼 재미있고 진격거처럼 철학적일지라도요. 결국 애니메이션이죠. 그러나 유일하게 클라나드만큼은 애니메이션으로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못보신 분들은 무조건 보세요.☆

애니메 수백개를 보았지만 클라나드보다 기억에 남는 애니메이션이 없네요. 더 재밌게 본 건 많이 있지만요.


클라나드는 애니메이션으로서의 평가가 불가능한 유일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말 그대로 인생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