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게 늘어선 지붕들 사이로

드문드문 벚나무가 꽃피어 있고

내리쬐는 햇빛 받아 반짝이는 강은

하염없이 봄을 실어 일렁이더라


덜컹, 거리는 시간을 지나

묵직한 철문이 제 자리에 멈추면

계단을 내려가 돌바닥에 서서

빛드는 곳 향해 눈을 찌푸려 봤다


맘에 차지 않아

팔이 기계의 무게를 느낄 때까지

몇 장이고 찍어 봐도 맘에 차지 않아

주머니에 밀어 넣고 나머질 계절로 채웠다


해의 온기

해의 온기 보다 찬 바람

찬 바람보다 눈에 띄는 흰 꽃잎

분홍색 점들과 제멋대로 뻗은 가지

너무 쉽게 느낀 봄, 낙화, 돌아가는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