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알페스가 옳다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고, 알페스가 페미니스트들의 문화라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님. 

당연히 알페스는 악성팬덤의 행동이고, 몇몇 나 페미요 하며 도덕적 우월감이나 느껴보려는 여성들은 남아이돌을 빨지 몰라도,

실제 페미니스트들은 애초에 남자아이돌의 존재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알페스라는 사건과 페미니즘의 연관은 그렇게 크다고 볼 수도 없고, 

나는 본래대로라면 이 채널에서 이 사건을 다루지도 않았을 거다.

그런데 내가 알페스 사태에 관해 글을 싸는 이유는, 알페스에 맞서는 쪽의 행동 때문임.


일단, 나는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을 성갈등 구도로 몰아가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다.

물론, 많은 안티페미니즘을 내세운 유튜버들이 성갈등 구도를 일으킨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고, 개인적으론 그런 사람들 굉장히 싫어함.

페미니즘은 남녀가 함께 힘을 합쳐 때려부숴야 하는 거고, 페미니즘 이슈는 남 vs 녀의 구도가 아니라, 페미니스트 vs 정상인의 구도가 되야 해.

페미니즘을 입에 올리는 순간 젠더갈등이라며 손가락질을 받는 세상이 바로 페미니스트들이 원하는 거다.

그렇게 페미니즘 이슈를 젠더갈등으로 환원시켜야 남성과 여성간에 싸움을 붙일 수 있고,

남성과 여성이 싸우느라 정작 페미니스트들에겐 신경도 못 쓰게 될 테니까.


페미니즘을 언급하면 페미니즘 세력과 싸움이 붙어서 알페스 공론화를 못 할 수도 있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러면 그냥 "지금 페미니즘 세력과 싸우면 알페스 공론화가 느려짐"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되지,

왜 페미니즘 언급= 젠더갈등 이라는 말도 안되는 등식을 세워가며 돌려말하냐 이거지.

알페스 이슈도 젠더갈등이 아니라 정상인과 성범죄자의 갈등이어야 하듯이,

페미니즘 이슈 또한 젠더갈등이 아니라 정상인과 페미니스트의 갈등이란 걸 제발 기억해 뒀으면 좋겠어.

이건 이런 사람들이 간간히 보여서 한번 다루어 본거고, "나는 이런 말 안했다!"라면 그냥 지나가면 돼.

애초에 알페스 비판하는 모든 사람이 이렇다는 말이 아니었으니까.


두번째로 볼거는 성적 대상화라는 단어에 관련해서야.

솔직히 이 말하려고 이 글 썼음 ㅋㅋㅋㅋㅋ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발 알페스가 근절되어야 하는 근거랍시고 "성적 대상화" 운운하지 말아달라는 거야.


이 대상화라는 말은, 영어의 objectification이라는 단어를 번역해서 나온 말이야.

내가 알아본 바로는, 이 대상화라는 단어를 성에 관해 맨 처음 쓴게 칸트더라고. 그 임마누엘 칸트 맞음.

내가 사회학이나 철학 전공은 아니라 못 찾은 걸수도 있지만 쨋든.



Immanuel Kant believes that sexual desire is a powerful desire that is necessarily objectifying. 

임마누엘 칸트는 성욕이 필연적으로 대상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욕구라고 믿는다.


When people are sexually aroused, we have an urge to take in and engulf the other person for the purpose of sexual satisfaction.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우리는 성적 만족의 의도로 타인을 집어삼키려는 욕망을 가진다.


Our sexual desire manifest itself as a denial of autonomy which one wishes to dictate how the other person will behave, so as to secure one's own satisfaction. 

우리의 성욕은 스스로의 만족을 지키기 위해 상대가 행동할 방식을 명령하고 싶어하게 하는 "자율성의 무시"로서 나타난다.


It is also as a denial of subjectivity that one stop asking how the other person is thinking or feeling, bent on securing one's own satisfaction. 

이것은 스스로의 만족을 지키는데 열중함으로서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묻는 것을 그만두기 시작하는 "주관성의 무시"이기도 하다.


Sexual desire is so acute and powerful that it drives out other thoughts that consider the well-being of others and people start to reduce others as a set of bodily parts. 

성욕은 극심하고 강력해서 상대의 안녕을 고려하지 못하게 하고, 사람들은 타인을 육체로 환원하게 된다.


Sexual Objectification is a general feature of sexuality that both parties eagerly desire both to be objectifiers and to be objects.

성적 대상화는 양측이 간절히 대상화자이자 대상이 되려고 하는 성의 일반적 특징이다.



그러니까 칸트의 성적 대상화는 그냥 성이라는 것에 붙어있는 기본 옵션인 거고, 

실제로 칸트는 이걸 결혼을 법제화 해서 해결하려고 했음.



“… if I yield myself completely to another and obtain the person of the other in return, I win myself back; I have given myself up as the property of another, but in turn I take that other as my property, and so win myself back again in winning the person whose property I have become. In this way, the two persons become a unity of will” (Kant Lectures on Ethics, 167) 

" ... 만약 내가 나 자신을 상대에게 완전히 양보하고, 상대를 대가로 받는다면, 나는 나 자신을 돌려받는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상대의 소유로서 포기하였지만, 그에 따른 대가로 상대를 내 소유로 하였고, 그러므로 나를 소유하게 된 상대를 소유함으로서 나 자신을 돌려받은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둘은 의지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성은 대상화가 기본 옵션인데, 

이걸 결혼으로서 서로의 소유권을 서로에게 넘기면,

나는 "나를 소유한 너"를 소유하게 되니까 나 자신을 되찾은 것이다! 

라는 논리로 "결혼을 하면 대상화의 문제가 해결된다"라는 주장을 하는 거임.



그런데 여기까지 들으면 이상한 것이, 

그렇다면 왜 페미니스트들은, 예를 들어, 여성에게 노출이 많은 옷을 입히고 광고를 찍는 걸 성적 대상화라 하면서 비난하는 걸까?

칸트의 정의대로라면 노출많은 옷을 입히든, 포르노를 찍든, 섹스를 하든 성과 관련된 뭘 하든 전부 성적 대상환데, 

왜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포르노는 성적 대상화가 아니다"고 하면서 노출 있는 복장만 입으면 성적 대상화라고 화를 내는 걸까?


왜긴 왜야 ㅋㅋㅋㅋ

이 용어를 벤치마킹해서 자기들 페미니즘에 헬적화 했으니까 ㅋㅋㅋㅋ


칸트의 "성적 대상화"는 전혀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음. 

요즘 들어 많이 쓰이는 이 성적 대상화라는 용어는 칸트가 아니라 안티 포르노그래피 페미니즘 (APF) 진영에서 만들었다고 봐야 해.

그런데 이 용어가 쓸 만 하니까 페미니즘 전체로 급격히 퍼져서, 

APF가 까일대로 까여서 거의 없어지다시피 한 현재의 페미니즘에서까지 계속 쓰이는 거고,

여기서 만든 성적 대상화는 칸트의 성적 대상화를 존나 비틀어서 지들 맘대로 맞춘 거임.


얘네들은 일단 우리가 젠더 불평등의 세상에 살고 있으며,

"젠더"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성이고, 생물학적 성이 아니라고 "정의"하고 시작함. 



여기서부터가 존나게 가관이다.

얘네들 말에 의하면 젠더로서의 "남성"은 대상화자이고, 젠더로서의 "여성"은 피대상화자라고 함.



그런데 생물학적 여성이 대상화자일 수도 있지 않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잖아. 

여기에 대해 이 새끼들의 답변은:


"ㅇㅇ 가능한데 걔는 생물학적으로만 여성이고 젠더는 남성임" 


내가 꾸며내는게 아니라, 얘네 주장을 토씨하나 안 틀리고 반복하는 거다.


"Even though MacKinnon does acknowledge that a female (sex) individual can be an objectifier and a male (sex) individual can be objectified, she takes it that the former is a man and the latter is a woman."


"MacKinnon 은 생물학적 여성이 대상화자이고 생물학적 남성이 피대상화자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만, 그녀는 전자가 남성이고 후자가 여성이라고 받아들인다."

즉, 메갈의 "흉자" 논리와 일맥상통하는 주장이지. 


제발, 어디가서 알페스가 잘못된 이유 설명할 때 성적 대상화는 입에 들이지도 마라. 제발.

결과적으로 보면 니들은 페미니스트들의 병신같은 용어 하나 더 퍼트려줬을 뿐이라고.


시선강간, 강간문화 같은 용어들이 병신같고 말도 안되며, 

페미니스트들과 똑같아져서는 안되니까 우리는 아무리 밀리더라도 이런 용어는 쓰지 말자고 하는 거엔 다들 동의할 거면서,

대체 왜! 대체 왜! 성적 대상화라는 용어는 꿋꿋이 쓰는 거냐.......... 


실존인물을 성희롱하고 소재가 되는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모욕적인 취급을 당한다는게 중심이 되어야 할 성폭력 사건에서

"강간문화", "시선강간"과 동급인 페미니스트들의 병신용어인 "성적대상화"로 초점을 맞추지 말아줘...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