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 구경 하러 가도 돼?"



뉴비 아붕이(이하 뉴붕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고인 아붕이(이하 고붕이)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오늘 보러 갈래?"


"고마워! 나 사실 이 챈와서 심란 고수부 어찌 생겼는지 구경도 못했거든!"



먹었다고 올린 애들은 전부 차단 당했으니 그럴 수 밖에


고붕이는 천진난만한 뉴붕이를 바라보며 속으로 그리 생각했다



이윽고, 고붕이는 뉴붕이를 으슥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은 고붕이의 쉰내나는 약속의 땅 심처에 있는 마법화로였다



"어? 왜 여기로 와? 인벤토리나 캐릭들에 있는 거 아니야?"


"기다려, 보여줄테니까...."



의아해 하는 뉴붕이를 뒤로 한 채 고붕이는 마법화로 구석에 꼬질꼬질한 천으로 꽁꽁 싸매어 둔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자, 고수부랑 심란이야"



고붕이가 꺼낸 물건을 바라본 뉴붕이는 당황했다


그곳엔 장신구 제작핵 4개와 창조의 영혼석 160개가 놓여있을 뿐이었다



"어... 고붕아, 이건..."


"봐봐, 아름답지? 이거 만드느라 잡화점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


"하지만...이건.."


"하지만 걱정마, 너도 나처럼 노력하면 언젠간 만들 수 있을테니까 크힛, 크히히힛"



고붕이의 말엔 광기와 단호함이 서려있었다


마치 뉴붕이에게 그 어떤 의문이나 반론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얼마나 쓰다듬었는지 꼬질꼬질한 손때가 눌어붙어 둔중하게 번들거리는 


영혼석과 제작핵을 바라보는 고붕이의 눈엔 집착과 비틀린 애정이 가득했다



그 광기 어린 모습에 충격 받은 듯 말 없이 바라보던 뉴붕이는


이윽고 고붕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고붕아...이건 아니야"


"지금 이 상태론 동료들을 강하게 해줄 수 없잖아"


"비록 어떤 장신구가 나오더라도, 지금 네 샬롯이 끼고 있는 매의 이빨 보단 좋을거야"



"하지만...하지만..."



뉴붕이의 진심 어린 조언에 흔들린 고붕이는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챈에 올리는 놈들 보면.. 하나 같이 전부 좆 같은거만 처먹는다고.."


"이건 나의 마지막 희망이야..."


"매일 경기장에서도 쳐발리고, 스펙은 오르질 않아 비경 다음 단계도 깨지 못하는 내가 이 게임을 붙잡고 있는 마지막 희망.."


"만약... 만약 실패한다면... 이 힘들게 모든 재료를 날려버린다면...더는 버틸 수 없을거야"



어느새 고붕이의 눈에선 닭 똥 같은 굵은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뉴붕이는 영혼핵을 싸고 있던 고붕이의 꼬질꼬질한 천을 들어 그의 얼굴을 닦아주며 말했다



"아냐.. 사실 난 알고 있어"


"고수부 심란 먹은 새끼들은 전부 차단 당하니까, 먹은 놈들도 겉으론 다 못 먹은 척 하고 있다는 걸"


"제작 돌려 4개중 3개들 고수부 심란 야망 한 개 씩 들고 가고 나머지 1개 쓰래기 나온거 챈에 올려서 념글 가고 있다는 걸..."


"주딱은 이미 캐릭마다 고수부 심란 야망 풀돌 끼워주고 남아서, 매일 밤 새로 먹은 것들을 갈고 있다는걸..."


"그러니까... 너도 돌리면 분명 고수부 심란 야망 나올거야, 틀림없어"



뉴붕이의 말에 솔깃한 고붕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정말...? 정말 그럴까?"


"물론이지! 생각해봐, 초심자의 행운이란게 왜 있겠어? 처음 돌리는 애들에게 좋은 거 먹게 해줘야 자긴 운이 좋다고 착각해서 계속 지를 거 아냐? 그러니 처음 돌리는 건 무조건 다 좋은 거 먹게 되어 있다니까?"  



마음이 흔들린 고붕이를 바라보며, 뉴붕이는 힘을 주어 말했다



"이번에 질러서 나온 걸로 샬롯 강화 시켜야 다음 단계 비경도 돌고 pvp도 이길거 아냐?"


"왕이가 무소과금들과 과금러 사이의 격차를 좁혀주려고 만든 장치인데 사용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야?"



"그,그래! 네 말이 맞아!"



뉴붕이의 격려에 힘을 얻은 고붕이는 제작핵과 창조석을 끌어안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내가 어리석었어, 챈럼들의 기만에 속아 내 가능성을 스스로 얽어매고 있었어.. 고마워 뉴붕아!"



마법회로 앞에 선 고붕이는 희망에 가득찬 눈빛으로 뉴붕이를 바라보며 외쳤다



"지켜봐줘! 나의 새로운 시작을!"



고붕이는 뉴붕이의 응원을 등에 업고, 마법회로를 힘차게 돌렸다


뉴붕이는 그런 고붕이의 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그가 돌렸습니다, 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