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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가장 여성미가 넘치는 캐릭으로 꼽히는

'유령의 수녀' 발락

이 글에서는 그녀가 어떤 컨셉의 캐릭터인지 알아보고자 함.

실제 성능 및 운용에 관한 글이 아니니,

난 컨셉따위 관심 없고 성능만 중요하다! 싶은 챈럼에겐

유감스럽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임..

재미를 위해 보도록 하자 :)




다들 알다시피 발락은 인 게임에서 지속적으로 '욕망'을 언급함.

특히 몇몇 대사는 즈롱이 각 잡고 섹스 어필하는 캐릭을 출시했구나 싶을 정도인데,

아무리 남성향 게임이라 해도

도저히 수녀의 입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음



실제로 발락이 단순히 변태 수녀라기엔 미묘한 면이 있다는

어느 챈럼의 지적도 있었다.

해당 챈럼이 알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지적은 사실 발락의 정체성을 제대로 짚은 핵심 포인트임




1. '발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발락(Valak)은 고대 이스라엘의 명군 솔로몬이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마도서 게티아(GOETIA)에 나오는 72 악마 중 62위의 악마로,

지역에 따라 Valac, Volac(볼락), Valax(발락스), Valic(발릭)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림.

작은 날개가 달린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발락은

2개의 붉은 머리를 가진 지옥의 드래곤을 타고 다니면서

어딘가에 있는 '뱀'의 존재를 찾는다고 한다.


뱀은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가장 식욕이 왕성한 동물로,

극한의 상황에서는 동족상잔은 물론 자기 꼬리까지 먹어치울 정도라고 함.

이 때문에 성경에서는 뱀을 사악한 동물로 묘사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선악과를 따먹게 해서 아담과 이브를 타락시킨 것이

뱀의 모습을 한 사탄이었고

이후에도 서양 카톨릭/기독교 문화권에서

뱀은 욕망과 유혹, 악마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즉, 아르케랜드의 발락이 욕망을 입에 달고 사는 건

욕망의 상징인 뱀을 찾아다니는 솔로몬의 악마 '발락'의 컨셉을 충실히 따른 것이며,

동시에 그녀를 여성미가 넘치는 캐릭으로 만듦으로써

일종의 섹스 어필까지 해내는, 2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것임.

이런 거 보면 즈롱이 캐릭 설계하는 능력이 부족한 건 아니다...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위 72 악마를 보통 '솔로몬의 72 악마'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챈럼들이 게임이든 영화든 소설이든

어디선가 한 번씩 들어봤을 악마의 이름이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이 글의 주제인 발락은 물론

지옥의 왕 바엘(Bael, 바알 또는 바알세불),

타락 천사 루시퍼의 충직한 부하 파이몬(Paimon),

불의 왕 벨리알(Belial),

가장 강대하고 엄격한 마물로 불리는 아몬(Amon)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악마들이 등장함


솔로몬의 72 악마


원신의 마스코트 '페이몬'.

귀염뽀짝한 캐릭터지만, 사실은 무시무시한 악마의 이름을 가져왔다.


한국인에겐 너무나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최종 보스 '아몬'.

아몬의 네이밍은 블리자드가 창작한 게 아닌,

솔로몬의 72 악마에 등장하는 이름 하나를 따온 것이다.


결국 발락의 정체는 단지 야한 수녀가 아닌 악마로,

하나같이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 겜의 수많은 영웅 중

그나마 컨셉과 본질이 확실한 캐릭터인 셈이다.

메인 스토리에서 발락이 갑자기 타락한 채 주인공 일행을 공격하는 것도

그 근본이 악마임을 드러내는 장면이라 할 수 있음




2. 왜 발락은 '수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악마는 뱀, 드래곤, 천사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면서 인간을 능욕하는 존재인데,

아르케랜드의 발락은 왜 하필 수녀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유명 공포 영화 시네마틱 유니버스인

'컨저링 유니버스'를 보면 알 수 있다.


공포 영화 매니아에겐 정말 친숙한 컨저링 유니버스.

다가오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은 챈럼은 위 목록에 있는 영화를 감상해보자.

이 글의 주제인 발락은 '컨저링 2'와 '더 넌 시리즈'에서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다.


악마 수녀 발락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영화 '더 넌'(2018)

후속작 '더 넌 2'는 다가오는 9월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컨저링 유니버스 제작사인 뉴 라인 시네마는

앞에서 언급한 솔로몬의 72 악마 중 하나인 발락을

'수녀'의 모습으로 처음 등장시켰음.

(이는 컨저링 유니버스에 처음으로 등장한 솔로몬의 72 악마임)

아무래도 카톨릭/기독교와 깊은 관련이 있는 악마다보니,

발락을 수녀의 모습으로 등장시켜

작중 수도원(루마니아 소재)에 있는 성직자들을 조롱하는 한편

신성한 종교의 힘으로 발락을 현세에서 쫓아내는 스토리 라인을 가져가고자

수녀 컨셉으로 설계한 것으로 보임.


아르케랜드의 수녀 발락은

컨저링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악마 수녀 발락'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아마 개발진에 컨저링 유니버스 광팬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발락처럼 악마 컨셉을 가진 캐릭터는 앞으로 꾸준히 추가될 가능성이 큼

솔로몬의 72 악마를 게임에 활용하는 경우가 흔하기도 하고 ㅇㅇ


이제 발락이 왜 '유령의 수녀'인지 알겠지?


수녀임에도 교회 관련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는,

그녀가 지옥의 악마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가볍게 쓰려고 시작했는데

이것 저것 추가하다보니 1시간이나 걸렸다 ㅠ

아무래도 영화와 관련된 캐릭터라 그런지

본의 아니게 영화 홍보글이 된 느낌이 물씬 나는데..

감안하고 봐줬으면 함

그다지 유용한 글은 아니지만

이런 컨셉을 즐기는 것도 게임의 재미 중 하나인 만큼

최대한 신경써서 적어봤어!!


읽어줘서 고맙고 반응 괜찮으면

다른 캐릭터의 컨셉도 열심히 분석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