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6:30 P.M. 

로도스 함선 내



PTRS:  넘버 00000-00002,액세스 권한-8.

PTRS:  Dr.{@nickname}, 로도스 종합 생물 처리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생체 데이터를 통해 당신의 의도를 파악합니다.

PTRS:  시스템이 당신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__


Decision(1)귀찮게 하지 마.

Decision(2)......

Decision(3)기분이 좋을 리가 없잖아?


_


Decision(1)를 선택할 시:


PTRS:  Dr.{@nickname}님에게 일정한 공격성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PTRS:  안심하십시오, 시스템은 당신을 감전시키거나 하지 않습니다, 시스템의 진단 결과에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_


Decision(2)를 선택할 시: 


PTRS:  Dr.{@nickname}님께서 침묵에 잠기셨군요.

PTRS:  무언의 항의인지 소통을 거부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판단에 의하면 이건 심리적인 정신 장애로 보입니다.

PTRS:  물론, 마음대로 하십시오, 시스템은 누구에게나 평등합니다.


_


Decision(3)를 선택할 시:


PTRS:  좋거나 나쁜 것은 주관적인 것입니다.

PTRS:  본 시스템은 기록되어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정신 상태 및 여러가지 정신을 자극하는 호르몬들을 기억해두고 있습니다.

PTRS:  다시 말해서, 본 시스템의 주관적인 판단은 객관적 사실에 매우 가깝다는 얘기입니다.

PTRS:  Dr.{@nickname}님께서 어떤 행동을 취하신다고 해도, 시스템은 일정 수준의 시뮬레이션을 반드시 거칩니다.

PTRS:  그러니, 원하시는 대로 마음껏 행동해 주세요.

PTRS:  PTRS는 그에 맞는 위로 기능을 구비하고 있으니까요.

PTRS:  당신은 격렬한 행동을 하면 즉시 기절하여 3.55가지의 일을 할 때 깨어나시죠, 이건 당신의 행동이 정상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__



PTRS:  Welcome home, Doctor.


Decision(1)......여길 정말로 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넌, Dr.{@nickname}?

 


Decision(1)응?

Decision(2)......?

Decision(3)안녕?



???:  ......너구나, 틀림 없어.

???:  난 널 느꼈어......조금, 다르긴 하지만.

???:  그건 그렇고......네가 안고 있는 사람의 제복이......

???:  저기, 누굴 안고 있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


__


Decision(1)전사야.

Decision(2)동포야.

Decision(3)친구야.


_


Decision(1)를 선택할 시:


???:  전사?

???:  아......그녀가 네 몸에 상처를 남겼네, 적이야?

???:  아, 아니......이 상처는, 사람을 죽일 정도의 상처는 아니야.


_


Decision(2)를 선택할 시:


???:  그녀도 감염자야......?

???:  아니, 넌 그런 뜻으로 이 얘길한 게 아니겠지.

???:  Dr.{@nickname}, 넌 마치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모습이야.


_


Decision(3)를 선택할 시:


???:  네 친구야?

???:  하지만 친구라니......그녀와 넌 알고 지낸 시간이 정말정말 짧은 걸.

???:  난......난 이게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아.

 

__



Decision(1)넌......무엇을 느꼈니?


???:  모두가 서로 소통했었던 흔적을 느꼈어. 냄새, 온도, 그리고 형태를.

???: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여자 아이가 프로스트노바에게 손을 뻗는다.

 


Decision(1)(말없이 내어준다.)

Decision(2)(소리내어 저지한다.)



???:  아.

???:  아니지.

???:  넌 내가 이러길 원하지 않겠지?

???:  아, 아니야. 난 외부인이야. 나와 그녀는 전혀 연관이 없어.

???:  이건 내가 해선 안되는 행동이겠지, 그치?

???:  미안.


__


Decision(1)너도 아미야처럼 마음을 읽을 수 있어?

Decision(2)......

Decision(3)난 네 행동에 반응하지도 못했어.


_


Decision(1)를 선택할 시:


???:  아, 아니......

???:  난 아미야의 아츠를 알아......그녀가 굉장히 수고스럽다는 것도.


_


Decision(2)를 선택할 시: 


???:  나......난 내가 그녀를 만져도, 느껴서도 안된다고 생각해.

???:  그녀와 이 대지의 관계에 내가 끼어들 틈은 없어.

???:  난......그녀에게 접촉할 이유가 없어.


_


Decision(3)를 선택할 시:


???:  다른 오1퍼레이터들도 이렇게 얘기할 거야.

???:  로도스의 모두는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거든......난 조금 더 개성있는 편이겠지만.


__



???:  아......

???:  미, 미, 미안해......

???:  난......


__


Decision(1)미안.

Decision(2)......

Decision(3)미안해, 아가씨.


_


Decision(1)를 선택할 시:


???:  괜찮아. 익숙해졌으니까.


_


Decision(2)를 선택할 시:


???:  화, 화내지 마아......

???:  아무 얘기도 안 하니까......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네.


_


Decision(3)를 선택할 시: 


???:  괜찮아.

???:  난 누군가에게 두려움을 사는 것보다 누군가 내게 진심으로 얘기해 주는 게 좋아. 그러니까 괜찮아.


__



???:  넌......이 기계를 사용하려는 거지?


Decision(1)이곳이 감염자들의 최후의 귀착점이라면 말이지.



???:  ......응.

???:  내가 도와줄게, 우선 기록부터 보고.

???:  음, 문제 없어, 이 선실은 이미 청소를 끝낸 모양이네. 여기에 올려두면 돼. 살살, 응.

???:  그 다음 이걸 집어 넣고, 그 다음......문이 닫힌 후에 이 버튼을 누르면 돼.


Decision(1)꽤나 능숙하네.


???:  아, 난 이걸 많이 해봤거든.


Decision(1)어째서.......


???:  로도스의 감염자들이 마지막에는 이곳으로 오게 되니까.

???:  만약 내가 알던 사람, 내가 느꼈던 사람, 내 팀원이었던 사람이라면 내가 직접 처리하거든.

???:  원래 있는 사용 설명서는 너무 복잡해서, 간단한 시스템 조작 방법이라면 내가 단말에 기록해뒀거든.

???:  조금 보고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그 느낌에 익숙해질 수 있을 거야.


Decision(1)무슨 느낌?


???:  아......대충 사슬같은 느낌이야.


Decision(1)사슬......?


???:  두 사람 사이에 이어져 있던 끈이라고 생각하면 돼. 

???:  너와 연관이 있었던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건, 마치 두 사람에게 묶여져 있었던 끈을 푸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  끈의 다른 한 쪽은 여전히 우리와 묶여져 있고, 누군가와 묶이지 않는다고 해도 끈은 떨어지지 않아.

???:  그 느낌은 마치 내 일부분이 사라진 느낌이야. 그게 뭔지는 잘 몰라, 하지만 무언가가 존재했었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지.


Decision(1)어째서 내가 이런 느낌에 익숙해져야 하는 거지?


???:  익숙해져야만 조금이라도 덜 아플 거 아니야?


Decision(1)......넌 대체......?



PTRS:  실례하겠습니다.

PTRS:  종합 생물 처리실에 계신 로도스 엘리트 오1퍼레이터 Rosmontis님, 당신의 식별 코드는 15분 후 효력을 잃습니다.

PTRS:  업데이트를 해드릴 예정이오니, 제자리에 계셔 주십쇼.

PTRS:  추가적으로, 접현(배의 가장자리) 구역에서 소규모의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업데이트 이후 아군의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Rosmontis:  아, 그래. 알겠어, 금방 갈게.

Rosmontis:  단말에 기록해둬야 겠어.


PTRS:  6번째로 알려드립니다. 만약 당신이 본 시스템에 권한을 개방하신다면, 시스템은 당신에게 직접 정보를......


Rosmontis:  아니야.

Rosmontis:  이건......이건 오직 나만이 쓸 수 있는 물건이야.


PTRS:  알겠습니다.


Decision(1)엘리트 오퍼레이터......?


Rosmontis:  PTRS가 말한 건 나야.


Decision(1)널 Rosmontis라고 불러야 할까?


Rosmontis:  날......로즈마리라고 불러줘.

로즈마리:  ......그녀의 이름은?

로즈마리:  나......난 적어도 그녀의 이름 정돈 알고 싶어.


Decision(1)프로스트노바.



로즈마리:  프로스트노바라......

로즈마리:  좋은 이름이네.

로즈마리:  안녕, 프로스트노바.

로즈마리:  ......잘 가.





[7-2 END]



웨이옌우 사무실 6:30 p.m.



켈시: 그렇습니다, 웨이 선생님. 32시간 후, 핵심 도시는 용문과 충돌합니다.

켈시: 국가 식별 코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켈시: 이건 이 체르노보그의 핵심 부분이 여전히 우르수스 영토의 일부분이라는 걸 뜻합니다.


: 우리가 핵심 도시를 공격하면, 우르수스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소리인가......?


웨이옌우: 리유니온은 정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우르수스를 압박하는 군요.


켈시: 웨이 선생님의 반응이 꽤나 평온해 보이시네요.

켈시: 당신은 아무래도 우르수스가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 보고 계시는 모양이군요.


웨이옌우: 우르수스의 국토 확장은 발전, 영토와 부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겁니다.

웨이옌우: 조금이라도 이익이 있다면, 수 십년 전의 우르수스 제국은 아무런 고민도 없이 전쟁을 일으켰겠죠.

웨이옌우: 이 땅 전체를 적으로 돌려서라도 말이죠.

웨이옌우: 하지만, 염국을 향해 전쟁을 일으킨다뇨?

웨이옌우: 수 백년 이래 염국은 다른 국가에게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염국이 전쟁에 승리할 힘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웨이옌우: 마구잡이로 전쟁을 일삼는 나라들은 염국의 번영이 어떻게 이루어진 건지 이해하지 못 할 겁니다.

웨이옌우: 두 나라가 싸운다면, 염국은 당연히 회복을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겁니다, 하지만 내부에 큰 정치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우르수스라면 그 피해가 더욱 크겠지요.

웨이옌우: 과거의 그 괴물같던 우르수스가 아닙니다. 이런 건 멍청이와 미치광이들이나 일으킬 만한 어리석은 전쟁입니다.


켈시: 웨이 선생님, 제가 알기론 그 두 종류의 사람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데 말이죠.


웨이옌우: 재난의 씨앗을 없애는 건 제 책무 중 하나입니다. 그건 우르수스 제국 의회 또한 마찬가지겠죠.


: ......


웨이옌우: 제국 의회가 답변을 내놓기만 한다면 우린 여러 시설들을 동원해 체르노보그 핵심 도시의 운행을 멈출 겁니다.

웨이옌우: 이후의 외교는 외교관들에게 맡기면 되겠죠.

웨이옌우: 우린 이 요람 안의 위험들을 없애는 걸 맡으면 됩니다.


켈시: 당신은 상대가 우르수스라도 해도 신뢰를 하시는 겁니까?


웨이옌우: 아뇨. 제가 신뢰하는 건 이익입니다.

웨이옌우: 계속된 전쟁은 뼈아픈 교훈을 남겨줬습니다.

웨이옌우: 설령 우르수스가 전쟁에서 많은 자원들을 얻었다 하더라도, 내부에서 썩는 걸 막을 순 없겠죠......

웨이옌우: 우르수스는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거주민들과 영토를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웨이옌우: 그 어떤 나라도 반란으로 생긴 아픔과 국민들끼리 서로를 미워하여 생기는 아픔을 동시에 견뎌낼 순 없겠죠.

웨이옌우: 지금의 우르수스 제국은 속 빈 강정이나 다름 없습니다.


켈시: 이게 웨이 선생님께서 우르수스가 이익을 위해 당신과 협정을 맺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이유입니까?


웨이옌우: 저와 제국 의회장 사이에 특별히 구두 협의나 서류로 된 협정을 맺은 적은 없습니다. 단지 서로 최소한의 이성을 남겨두는 것 뿐이죠.

웨이옌우: 후미즈키, 나대신 메세지 좀 보내줘요, 가능한 빨리 양측의......


후미즈키: 허.


웨이옌우: ......후미즈키.


후미즈키: 여기 소식 하나가 있어요.


후미즈키: 닥터 켈시와 아미야 아가씨, 그리고 첸......당신들도 들어줬으면 해요.


웨이옌우: 후미즈키?


후미즈키: 잘 들어보시면, 당신도 방금과 다른 의견이 나올 수도 있어요.


웨이옌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후미즈키: 만약 당신이 또 그들을 거부하신다면, 어쩌면 정말 우린 이렇게 고립될 지도 몰라요.



_



녹음: “웨이 장관님, 이 메시지를 받으셨다면 즉각 행동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웨이옌우: 어째서......제 메신져가 나오는 겁니까.



녹음: “본 메세지는 아츠로 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 “웨이 선생님, 제 3, 4 군단의 병력 수가 줄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 “주모자가 누군지 저 또한 짐작가는 바가 없습니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 “그들은 외회석에서 소곤거리며 제 추태를 비웃고 있었습니다, 전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증거를 찾지 못 했습니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 “만약 체르노보그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전력으로 막아 주십쇼. 그렇지 않으면 수습하지 못 할 정도로 일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 “선생님께선 충분한 지혜와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희들이 할 수 없는 일이니, 당신께 맡길 수 밖에 없습니다.”



후미즈키: 끝입니다.


웨이옌우: ......끝까지 듣게 해줘요.


후미즈키: 이후로는 메신져의 독백입니다만......


웨이옌우: 그는 내 메신져에요. 끝까지 듣게 해주시죠.



중후한 남성 목소리: “난 웨이트 의장을 만날 수 없었다. 그가 보내 나와 만나기로 했던 메신져 또한 의문의 세력에게 습격을 당했다, 다행히 메신져는 무사하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 “이 메신져는 그날 밤 성을 빠져나갔는데, 어떤 이가 그를 위해 몰래 신경 써준 모양이다. 아무래도 우르수스 내에서도 갈등이 있는 모양이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 “이 이후의 여정에서도, 나는 수차례의 습격을 받았고, 또 알 수 없는 이들이 날 보호해주기까지 했다.”




웨이옌우: 웨이트의 세력이 그들을 도운 건가......




중후한 남성 목소리: “난 우랄 열곡(골짜기같은 곳) 아래에 있던 발신소에 도착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모르겠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 “하루 빨리 용문에 돌아가 고향의 차를 마시고 싶다.”




웨이옌우: 그는 지금 어떻죠?


후미즈키: 생사불명입니다.



켈시: 듣자하니 제국 의회장은 이 일을 방관할 모양이군요.

켈시: 제국 의회는 우르수스의 중심이지만......체르노보그가 위치한 구역은 마침 우르수스의 변경 지대입니다.

켈시: 변경 지대는 군대와 잔존 구 귀족 세력의 영향력이 닿는 곳이죠.

켈시: 군대는 대반란 이후 이와 같은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없지만, 감염자들은 있습니다.

켈시: 철저하게 감시 당한 모든 구 귀족들은 체르노보그의 재앙을 계획할 수 없었지만, 감염자들은 가능했습니다.

켈시: 대부분 훈련을 받지 않은 리유니온 감염자들은 군경이나 체르노보그의 진압 장비들을 당해낼 수 없었지만——

켈시: 재앙은 가능했죠. 체르노보그는 사전에 구역들을 분리하지 않아, 천재의 습격에 맞설 수 없었습니다.

켈시: 체르노보그는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던 겁니다.

켈시: 리유니온은 사전에 도시에 잠입해 도시의 무장 세력들이 모이는 걸 막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군대 또한 그들의 침입을 알 수 없었죠.

켈시: 용문과 저흰 사전에 리유니온의 동향을 예견했었습니다, 근위국 또한 리유니온에 대한 전면적인 포위 섬멸을 계획했습니다만 체르노보그는......

켈시: 지금 이 시국에 이르러서도 체르노보그는, 아니, 우르수스는......아무 말도 없습니다.

켈시: 진상이 드러났군요.

켈시: 이 도시의 가치와 모든 거주민들의 목숨을 무시하고, 우르수스는 리유니온에게 체르노보그라는 도시를 바쳐 버렸습니다.

켈시: 이제 감염된 사람들, 죽음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감염자들, 그리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감염자들이 이 도시를 맡겠죠.



후미즈키: 그들이 손을 쓸 필요조차 없었어요, 그들은......길을 비켜주기만 하면 됐어요.

후미즈키: 그들은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랬던 거예요.


아미야: 체르노보그는 천재를 겪은 후 자원이 부족한 죽은 도시가 됐는데......


후미즈키: 감염자들은 자연스럽게 용문으로 몰릴 거예요!

후미즈키: 지금 리유니온을 조종하는 것이 누구든지 간에, 결국은 그렇게 될 거라고요......!



웨이옌우: ——

웨이옌우: 전해라. 지금 즉시 감찰사를 막아라, 무력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웨이옌우: 모든 전투 준비를 해놔라, 난 용문이 확실하게 핵심 도시를 무력화하길 바란다.

웨이옌우: 핵심 도시가 멈추기 전까지, 이곳의 정보가 조금이라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라.


아미야: 웨이 선생님?!


후미즈키: 이쪽에서 전쟁을 일으키려는 생각이신가요?


웨이옌우: 후미즈키, 용문에서 많은 걸 겪은 당신이라면 알 거요. 내 동생이 절대로 내가 전쟁을 일으키도록 두진 않을 거란 걸.

웨이옌우: ......설령 우리가 얻는 것이 용문 하나라고 해도, 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켈시: 이쪽에서 먼저 개전한다는 건 곧 타국의 적시를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소리입니다. 타 국가와 동맹을 맺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 질테고요.

켈시: 선전포고를 하는 나라는 혼자 고립될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미야: 여기서......가장 끔찍한 건 사람들은 전쟁이 먼저고 진상은 뒷전이라는 사실이에요......!


켈시: 어떤 국가들은 진상같은 게 필요하지 않죠, 그들에게 필요한 건 적절한 핑계입니다.

켈시: 하지만 웨이 선생님, 전 평화적인 외교 수단으로도 평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웨이옌우: 켈시 여사,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웨이옌우: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와 웨이트가 이미 양국 최후의 평화 수단이었습니다.

웨이옌우: 우리의 적이 제국 제 3군단이든 우르수스 황제이든, 또 전쟁의 승패가 어떻게 되든, 이 전쟁은 결국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평화의 가능성은 없어요.

웨이옌우: 만약 웨이트가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이 행동들을 비난하거나 제지할 엄두를 내지 않는다면, 그건 곧 이로 인해 그가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라는 걸 알려주는 셈이겠죠.

웨이옌우: 심지어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겠죠. 그도 정치가니까요, 어느 정도 이기적일 필요는 있습니다.

웨이옌우: 그를 이 지경까지 몰아 넣다니, 어쩌면 지금 제국의 관료 체계가 반병신 상태일지도 모르겠군요.



켈시: 두 군단은 우르수스 전체를 협박할 수 있을 정도겠지만, 우르수스 국경 밖에 있는 용문은 어쩌지 못해요.

켈시: 용문은 분명 다른 이동 도시에 대응하는 긴급 대책이 있을 텐데요.


아미야: 그렇다면 지금 도시를 분리한다고 해도 이미 늦은 거 아닌가요?!


웨이옌우: 만약 핵심 도시를 멈추지 않는다면 용문은 그것과 충돌하여 모든 게 순식간에 무너지겠죠.

웨이옌우: 무너진 이후에도 영토끼리 계속 충돌하여 끝없는 재난을 낳을 겁니다.


아미야: 하지만 핵심 도시를 막기 위해선......


웨이옌우: 만약 우리가 함포를 발사하거나 특수 부대를 파견하여 선수를 친다면, 그건 우르수스에 대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겠죠.

웨이옌우: 원래라면 웨이트가 막을 수 있었던 사태입니다만, 지금 체르노보그의 핵심 도시는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었어요.

웨이옌우: 모든 통신을 막고, 식별 코드를 제외하면 아무런 소통도 없는 고독한 도시가 되었죠.

웨이옌우: 당신이 얘기했던 것처럼, 닥터. 지금 용문이 할 수 있는 건 체르노보그의 핵심 도시에 맞서는 것 밖에 없습니다.


켈시: 웨이 선생님,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쇼. 전쟁을 일으킨 후폭풍은 감당하기 힘들 겁니다.



웨이옌우: 전쟁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같은 건 아니죠, 하지만 전쟁을 하지 않아 생긴 후폭풍도 꽤나 감당하기 힘들 겁니다.



아미야: ......

아미야: 웨이 선생님. 로도스는......



제가 가겠습니다.



웨이옌우: ......


켈시: ......


아미야: 아......첸 씨?


후미즈키: 첸?




: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웨이옌우: 넌 용문의 사람이다.


: 필요하다면 전 용문에서 나가겠습니다.


웨이옌우: 첸, 자기가 뭐라도 된듯이 굴지 마, 이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 만약 용문에게 배신자가 필요하다면, 전 기꺼이 그 역할을 맡겠습니다.

: 웨이옌우,전 당신과 당신의 도시, 그러니까 겉만 번지르르한 이 도시에......

: 싫증이 났습니다.

: 당신이 빈민가에 손을 댔을 때부터, 전 이 도시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웨이옌우: 지금 이 상황에서 나와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건가?


: 하지만 그들이 무얼 잘못했습니까, 당신은 어째서 그들을 이렇게 대하는 거죠?



웨이옌우: ......“그들이 무얼 잘못했습니까?”

웨이옌우: 첸, 과연 그들이 무얼 했을까?

웨이옌우: 대답해라, 리유니온은 어디에서 잠복을 했고, 또 어딜 통해 이 도시에 잠입했는지.

웨이옌우: 넌 빈민가의 거주민들을 신뢰하는 모양인데, 그 사람들도 널 믿고 있다고 생각하나?

웨이옌우: 이런 신뢰는 대체 어디서 생겨난 거지?

웨이옌우: 네 정보원과 린거뤠이(래트킹)의 밀정빼고, 빈민가의 그 누가 “감염자들이 빈민가를 통해 침입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알린 적이 있었나?



: 그땐 일이 너무나 빠르게 진행됐었다고요! 정보를 못 받은 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웨이옌우: 민간에 떠도는 정보를 하나라도 받은 적이 있었나?


: ......


웨이옌우: 있었나?


: 없었습니다.


웨이옌우: 하나도 없었지. 한 사람도 없었어.

웨이옌우: 그 누구도 너희들을 믿지 않아.

웨이옌우: 그들은 차라리 외부에서 온 폭도들과 감염자들을 믿지, 그들에게 생존 수단을 제공해주는 래트킹과 근위국 고위 경관은 믿지 않지.


: 어쩌면 리유니온의 협박을 받은 걸지도 모릅니다, 리유니온의 감염자들에겐 폭력을 사용했던 흔적이 있었습니다.


웨이옌우: 용문은 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건가?

웨이옌우: 난 그들이 서로를 돕는 걸 질책할 생각은 없다.

웨이옌우: 감염자들이 서로를 돕지 않는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이 빈민가는 진작에 없어졌겠지.

웨이옌우: 그들은 리유니온에 반대하거나, 래트킹의 사람들과 함께 침입을 막거나, 너희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어——


: 하지만 그들은 저희를......


웨이옌우: 그래. 그들은 너희들을 믿지 않았지. 너희들은 빈민가의 사람들을 위해 수많은 시간과 자원들을 투입했지만, 그들은 근위국을 신뢰하지 않았어.


: 저흰 진작에 근위국을 빈민가에 배치했어야만 했어요!


웨이옌우: 근위국이 빈민가에 들어오는 걸 막은 게 바로 그들 자신이야. 근위국의 대원들을 수차례 다치게 한 것도 그들이고.

웨이옌우: 나와 린거뤠이가 모든 방법을 써서, 빈민가의 범죄와 타국에서 온 악당들을 소탕했을 때, 그들은 우리 전사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

웨이옌우: 용문이 그들을 거부했나?

웨이옌우: 대답해라, 첸.


: ......


웨이옌우: 내 눈 똑바로 보고 대답해!


: 문제는 그들에게 있는 게 아니에요.


웨이옌우: 첸,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가 있는 건 대체 누구지?

웨이옌우: 난 이미 수차례 너에게 경고했었지, 넌 네 자신만의 생각과 신념을 가질 수 있다고......직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지.

웨이옌우: 근위국의 직책이 바로 용문을 지키는 거야. 그리고 특별 감찰팀의 직책이 바로 근위국이 용문을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고.

웨이옌우: 네가 전력을 다해 지켜낸 빈민가가 용문의 구멍이 되었고, 더 나아가 이제는 용문의 패착이 되려고 한다.

웨이옌우: 그들 중 리유니온에게 이용 당한 감염자들이 용문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체르노보그에 대한 경계심을 잃게 만들었어.

웨이옌우: 그리고 리유니온을 소탕하려던 우리의 계획은 우리 스스로 적들에게 빈틈을 만들어 줬지.

웨이옌우: 그 녀석들 중에 있는 비감염자들은 정작 이 모든 것을 방관하고 있다.

웨이옌우: 만약 용문에 이번에 함락된다면, 원흉은 바로 그들일 거다.


: ......아니......


웨이옌우: 만약 용문이 전쟁의 발단이 되어, 피가 강을 이룬다면, 그 책임은 대체 누가 질 생각이지?

웨이옌우: 수많은 재난들이 단지 몇몇 도시 구역 때문에......우리가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단 말이다.


: 당신이 말한 조치가 설마——


웨이옌우: 여기서 문제를 일으킨 자들은 누구지?


: ......


웨이옌우: 용문이 그들을 거부했나? 아니.

웨이옌우: 그들이 용문을 거부했다.


: ......그래서 그들을 포기하시겠다는 겁니까?


웨이옌우: 근시안적인 생각과 무관심이 그들 스스로를 망가지도록 만들었어. 난 그런 인간들을 도와줄 이유는 없다.

웨이옌우: 첸. 우리 모두 많은 잘못을 저질러 왔어.

웨이옌우: 사람이 실수를 하는 건 당연해. 우린 단지 그 실수를 메꾸 거나 덮어 버리는 것 뿐이지.

웨이옌우: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항상 누군가가 할 수 있기 마련이지. 단지 지금은 내가 해야할 일을 하는 것 뿐이야.


: 잘못? 해야할 일?

: 알겠어요, 당신이 방금 얘기했던 모든 게 무슨 소리인지 이제 알겠어요.


: 감염자들은 이 도시에 있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얘기군요, 그렇죠?


웨이옌우: ......어리석고 우둔한 생각이군.

웨이옌우: 첸 경관, 난 자네와 나눴던 모든 얘기들을 기억해. 지금 네가 해야할 일을 해.



: 좋아요, 하아......

: 웨이옌우, 저와 근위국이 해야할 일은 바로 누가 잘못했는지, 그리고 그 잘못을 바로잡는 거예요.

: 아무래도 당신의 말에 따르면 지금 잘못된 건 제 자신인 모양이네요.

: 어쩌면 제가 바로 그 잘못일지도 모르겠어요.

: 왜냐하면 제가 바로 그 감염자니까요.



웨이옌우: 너어——


후미즈키: 첸?!


아미야: 첸 경관님......하아.


: 이제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겠네요.

: ......3년 동안 당신은 다른 이들에게 제가 감염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죠.

: 지금 이 도시에서 감염자들이 있을 곳이 없어진 이상, 저도 마찬가지로 여기 있어선 안 되겠죠.



웨이옌우: 헛소리를!



: 저와 그녀는 모두 감염자에요. 전 이곳에 속하지 않습니다. 전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더 이상의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어요.

: 그녀는 막을 수 있는 건 오직 저뿐이에요.


_


“미안해 하지 마, 나도 다 이해하니까. 우린 의형제잖아, 그치? 형제끼린......서로 속내를 잘 알고 있잖아?”

의친상잔(같은 의가족 혹은 의형제끼리 싸우는 걸 뜻함).

_



: 전 감염자입니다, 용문의 배신자이기도 해요. 이런 일에 적합한 건 저밖에 없습니다.



_


“난 네가 미워. 그녀들도 미워. 분명 난 너희들을 사랑해야 할 터인데, 지금 난 너희 모두가 미워.”

혈친상잔(피가 이어진 가족이나 형제자매끼리 싸우는 걸 뜻함).

_



: 이렇게 된 이상, 우린 계속 나아갈 수 밖에 없어요.


_


“어째서 나야? 어째서? 누가 이런 자리에서 편안하게 있을 수 있겠어? 어째서 내가 이런 곳에 앉아야 해?”

지친상잔(가까운 친척이나 형제자매끼리 싸우는 걸 뜻함).

_



웨이옌우: 안 돼.

웨이옌우: 만약 오늘 네가 이 사무실을 나간다면, 첸훼이제......넌 용문의 적이 되는 거야, 다시는 용문 땅을 밟지 못하게 될 거라고.

웨이옌우: 너와 내가 10년 동안 해왔던 노력이......전부 물거품이 되는 거야.





: 제 노력은......당신이 그런 짓을 했을 때부터 이미 낭비되고 있었습니다.

: 용문은 곧 전쟁의 불바다로 뛰어들 것이고, 큰 전쟁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 전 저만의 방식이 있고, 당신은 당신만의 방식이 있어요.

: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전 당신같은 사람이 아니에요. 전 상대가 누구라도 사람을 “잘못”이라고 얘기하지 않아요.


웨이옌우: 난 이 도시를 이대로 함락되게 둘 순 없다, 또 의미없는 습격을 할 수도 없고.

웨이옌우: 권위라는 건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이지. 네가 이 도구를 사용해 나라를 살려야 한다면 그 기대에 부합해야만 해.



: 하.


웨이옌우: 네 스스로를 비웃지 마라, 첸 경관.


: ......?


웨이옌우: 그것을 비웃는 건 네 자신을 비웃는 거나 마찬가지다.

웨이옌우: 내가 너에게 얘기한 적이 있었지, 네가 그것을 바꿔야 한다고.

웨이옌우: 난 이 땅이 추구하는 것이 단순한 한순간의 번영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변하길 바래 왔다.


: 그럼 그건 변했나요? 그게 변하기나 하는 건가요? 제가 그동안 노력해온 게 정말 의미가 있었나요?


웨이옌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엔 분명 그럴 거다.

웨이옌우: 네가 그렇게 만드는 거야.



_


안내원: 자, 잠깐만요! 당신들 누구에요!

안내원: 들어가시면 안 되는데......경비들은?! 경비 없나요! 누군가가 강제로 들어갔어요!


_



//검은 망토들 갑자기 들어옴

//???는 검은 망토



???: 웨이 공, 들어가게 해 주십쇼.


웨이옌우: ——나가.


???: 들어가게 해 주십쇼!


웨이옌우: 네 녀석들은 이곳에 와선 안 됐다.


: 하, 하하, 아하하하......

: 웨이옌우,당신의 진짜 모습이 이렇게 쉽게 까발려 지다니. 당신의 사병은 이렇게 대놓고 사무실에 나타나기도 하는 겁니까?



???: 첸 아가씨, 지금 용문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 듣자하니 꽤나 책임감이 느껴지네요, 저 말.

: 하지만 당신들이 하는 얘기라면, 전 한 마디도 믿지 않을 겁니다. 웨이옌우와 하실 말씀 있으시다면 맘껏 하세요.



???: 웨이 공......시켜만 주신다면 저흰 용문을 위해 뭐든 하겠습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용문을 지켜내고, 절대 웨이 공을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웨이옌우: 나가!


???: 웨이 공!



: 왜 그러시죠, 웨이옌우? 제가 아니면 저들이 가야할텐데, 누굴 보낼지 고민되시는 건가요?

: 사람을 죽일 땐 그렇게 재빠르게 명령을 내리시던 분이, 사람을 구할 땐 이렇게 우유부단하다니요?

: 이번에도......그렇고.


: 저번에도 마찬가지였죠.

: 작별 인사 한번 제대로 나눌 수 있을 거라고 기대도 안 했어요.

: 됐어요, 웨이옌우. 정말 생각 많이 해봤는데, 작별 인사같은 걸 제대로 나눌 수 있을 거라고 기대도 안 했으니까요.

: 후미즈키 씨, 제 어머니께서 당신을 대한 걸 생각하면, 정말 미안한 마음 뿐이에요. 고마워요, 절 그렇게 오랫 동안 보살펴 주셔서. 절 한 사람의 가족으로 여겨 주셔서.



후미즈키: ......첸?!


웨이옌우: 첸 경관!


: 전 이제 더 이상 첸 경관이 아닙니다. 근위국의 배지는 돌려 드리죠.



웨이옌우: ——그녀를 잡아!


: 정말로 여기서 하자는 겁니까? 누가 진정한 배신자인지 가려내자는 건가요?


???: 첸 경관, 우리 앞에 더 큰 적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감염자로서, 전 애초부터 당신들의 적이었어요.


???: 무기를 거두십쇼! 그렇지 않으면 정말 봐드리지 않을 겁니다!


: 당신들이 누굴 정말로 봐준 적이나 있어?!


???: ......무슨?!


: 그딴 허울 좋은 말투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 조심하십쇼, 웨이 공!


적소, 절기(振氣)!



_


“옌우 형제여, 만약 이 검이 용을 죽이는 검이라면, 드레이크도 그 중에 포함되는 걸까?”

“그럴지도? 그렇다면 내가 조금 조심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 하하......”

_




켈시: ......아츠 난류라고?


아미야: 선생님, 물러 나세요, 내가 아츠를 막아 볼게요!


켈시: 아니......에너지층을 만들어 봤자 베는 형식의 아츠에 찢겨 나갈 뿐이야.

켈시: 그녀는 날 노린 게 아니야. 지금 함부로 나섰다간 아츠의 영향 범위에 들어갈 지도 몰라.


아미야: 아, 알겠습니다!


켈시: 아츠가 시전되고 있어. 물러나!



: ——가라!



-@-


???: 참룡검(斬龍劍)이 한순간 칼집에서 나오다니!?

???: 쳇......!


: 그걸 팔로 막아냈다고?


???: 상당히 예리하군요! 경관, 당신의 검술은 예전에 비해 확실히 발전이 있습니다!




켈시: ......화단 오리지늄(火鍛源石, 불로 제련된 오리지늄인듯)이라니. 적소였나? 아직도 이런 무기를 만들고 있었을 줄이야.


아미야: 선생님, 저 검은 혹시 이런 에너지 아츠에 대항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만들어 진 것 아닐까요?

아미야: ......첸 경관님께서 제게 저 검을 보여주지 않으신 것도, 어쩌면 저희가 적대하게 될지도 몰라서 그랬던 걸까요......?



: 비켜!



???: 웨이 공, 경관께선 확실히 마음을 굳게 먹으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공격은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만, 제가 목숨을 걸까요?

???: 제가 죽는다면 첸 경관은 분명 용문에 남을 겁니다. 사지 멀쩡하게는 보장 못 하겠지만, 적어도 그녀의 목숨은 보장할 수 있을 겁니다.


웨이옌우: ——불허한다. 넌 물러나라.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지 마!


???: 다른 형제들에게 연락하겠습니다.



: 지원군을 부르겠다는 건가요? 적소——



웨이옌우: 멈춰!!


: 읏......!


웨이옌우: 훼이제, 지금 운렬지검(雲裂之劍)을 사용하려는 건가?


: ......


웨이옌우: 너에게 검술과 아츠를 가르쳐 준 게 누구인지 생각해라.

웨이옌우: 난 여태까지 너의 검술 실력을 낭비하게 만들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웨이옌우: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까지 억지로 인자해질 필요는 없겠지.

웨이옌우: 날 협박하지 마라, 첸훼이제.



: 먼저 움직이신 건 당신이잖아요, 웨이옌우. 적소는 내 손 안에 있어요.

: 당신이 제게 적소를 주셨던 그 날, 당신도 언젠간 이럴 걸 예상하시지 않으셨나요?

: 당신을 죽이는데 전 적소를 쓰지 않을 거예요, 웨이옌우.



웨이옌우: ......



: 당신은 자신이 절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죠, 그쵸?

: 어머니께선 우울로 인해 돌아가셨고, 탈룰라는 누군가가 데려 갔고, 전 직위 때문에 광석병에 감염됐죠.

: 당신은 이 모든 게 절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시죠? 당신에게 남아있는 죄책감 때문인가요, 아니면 자신의 계획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 건가요?



웨이옌우: 난 그 어떤 비극도 내 눈앞에서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 거짓말!


: 웨이옌우, 이 검에겐 죽여야 할 사람이 있고......지켜야 할 사람이 있어요.

: 만약 그녀가 정말로 용문을 부숴 버릴려고 한다면......!



웨이옌우: 아......아니야. 네가 가선 안 돼.



: 전 여기서 당신과 검은 망토들을 이길 생각같은 건 한 적도 없어요.

: ......하지만, 웨이옌우, 문만 출구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 창문?!



웨이옌우: 첸훼이제, 멍청한 짓은 하지 마, 여긴 땅에서 수 백 미터 떨어진 높이에 있다고.



: 창문으로 드나드는 게 한두번도 아닌 걸요.



웨이옌우: ——

웨이옌우: 첸훼이제, 넌 절대로 그녀를 봐선 안 돼!!



후미즈키: 아......첸......!



웨이옌우: 넌 그 전철을 밟아선 안 돼! 우리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웨이옌우: 만약 누군가 반드시 이 도시를 위해 죽어야 한다면, 그건——


: 하아.

: ......외삼촌......


: 아니......웨이옌우. 저와 당신은 이제 서로에게 빚진 건 없는 겁니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첸은 고층 빌딩에서 뛰어 내린다.

용문의 주인은 큰 소리로 포효하며, 검은 우비를 입은 이들이 쏜살같이 깨진 유리를 넘어 뛰어 내렸다.

하지만 첸은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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