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8-4]




로도스 오퍼레이터: 방금......뭐라고 하신 거죠?


방패병: “로도스, 우리와 함께 싸우자.” 

방패병: 라고 난 말했다.

방패병: 난 우르수스어밖에 못 한다, 너도 내게 우르수스어로 질문했으니 아마 알아들었겠지.

방패병: 너희라면 우리보다 체르노보그의 공업 기계에 대해 잘 알고 있겠지?

방패병: 너흰 이 방면에 대한 훈련을 더 받았으니까 말이다, 우린 싸움을 더 잘한다.

방패병: 너희가 지휘탑에 가려는 이상, 아마 저걸 꺼버릴 대원도 벌써 보냈겠지. 저 녀석들이 거리를 막지 못 하게 말이야.


방패병: 유격대는 병력을 분산시킬 수 밖에 없다.

방패병: 만약 유격대 병력의 4분의 3 정도를 다른 구역의 감염자들을 보호하는데 쓰지 않으면 그들은 전부 죽고 말 거다.

방패병: 탈룰라의 부하들은 이미 미쳐버렸어, 체르노보그에서 벌어졌던 복수극보다 훨씬 심하겠지.

방패병: 물론 유격대 병력의 4분의 1로도 충분히 탈룰라의 그 멍청한 수비대를 물리칠 수 있지만......

방패병: ......지금같은 때에는 도움의 손길 하나하나가 전부 소중해서 말이지.


방패병: 오리지늄 제단은 이미 효력을 잃었다. 우리 쪽 마족들도 상태가 나쁘지 않아, 하지만 대위님처럼 요괴 전설에나 나올 법한 힘은 낼 수 없어.

방패병: 우린 화력이 더 필요해.

방패병: 너희의 리더는 저 카우투스인가? 아니면 저 필라인? 둘다 강한 힘을 지니고 있으니, 똑같이 큰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거다.


로즈마리: 아미야한테 말해. 난 로도스의 직원일 뿐이니까.


방패병: 카우투스, 넌 동의하나?


아미야: 선생님, 만약 선생님께서 대표하시는 리유니온이 감염자 구조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 조직이고,

아미야: 우르수스의 어떤 국가 정치 세력을 대표하는 감염자 단체가 아니라면......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저흰 동의할 겁니다.

아미야: 하지만......전 두려워요......


방패병: 뭐가 두렵다는 거지?


아미야: 아직 저희와 리유니온 사이에 벌어졌었던 충돌의 상처가 남아있어요, 아마 짧은 시간으로는 나아질 수 없겠죠.

아미야: 저희도 죄를 용서한다거나 관용을 구걸하는 표정을 지을 순 있어요, 하지만 그건 진정 피해를 입은 자들에 대한 존중이 아니겠죠.

아미야: 특히나......


로즈마리: 너희 리유니온은 내 친구를 죽였어. 그리고 우린 방금 너희가 존경하는 사람을 죽였지.


방패병: (코웃음)


로즈마리: 나도 알아......난 너희의 가족을 죽였지?

로즈마리: 이건 용서 받을 수 없는 짓이야.


방패병: 하지만 너흰 감염자야!

방패병: 만약 이쪽에서 누군가가 너희에게 협력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 녀석은 명령 불복종이겠지.

방패병: 지금 내려진 명령은 탈룰라와 그의 부하를 해치우는 거다. 그리고 명령 불복종은 곧 죽음이다.


로즈마리: 받아들이는 거야? 넌......받아들일 수 있는 거야?


방패병: 그래, 넌 우리의 가족을 죽였어. 넌 우리의 지휘관을 죽였고, 우리의 리더이자 롤모델을 죽였어, 우리의 대위님 말이야.

방패병: 하지만 그렇다고 우린 너에게 손을 대지 않을 거야.


로즈마리: 복수하고 싶지 않은 거야?


방패병: 물론 하고 싶지. 계속 말하게 만들지 마라, 필라인! 내 말을 들어.

방패병: 하지만 더 숭고한 목표 앞에서 우리 개개인의 원한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

방패병: 우리에겐 더 증오할 만한 게 있어.


아미야: 증오......


방패병: 필라인, 너도 알고 있지? 네 옆에 있는 그 카우투스는 대위님 말씀처럼 머릿 속이 환상으로 가득한 녀석이라고.


아미야: ——


로즈마리: 아미야를 그렇게 말하지 마.


방패병: 핫, 만약 네가 그녀의 그 오만한 생각을 믿는다면 너도 그녀의 말대로 해!

방패병: 넌 사람에게 배신 당하고 죽어서도 깨닫지 못 할 거야, 너조차 네 곁의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걸 말이야. 보기엔 숭고하지만 사실상 쓸모가 없어.

방패병: 그리고 우린 계속 대위님을 믿고 따랐지, 대위님께선 우르수스가 겪어온 무수한 투쟁으로 가득한 길을 보여주셨지.......

방패병: 숭고한 복수와 파멸의 길을 말이야.


아미야: 파멸의 길?!


방패병: 적을 멸한다.

방패병: 내 적을 알고, 적을 멸한다!


아미야: 하, 하지만 누가 적이라는 거죠? 원한을 퍼뜨리고, 폭력을 휘두르고, 전쟁이 일어나고 더 많은 비극들이 일어나는 게 정말 좋은 건가요?

아미야: 그건 당신의 친구와 전우도 빼앗아갈 수 있지 않나요? 우르수스도......


방패병: 선황께선 약속하셨다, 이 전쟁도 언젠간 끝이 난다고! 그리고 우리도 선황의 위대한 뜻에 따른다.

방패병: 너처럼 하다간 끝이 보이지 않을 거다. 대화로 해결? 그 녀석들에겐 대화가 통하지 않아.

방패병: 어떤 녀석들은 애초부터 썩을 녀석이고, 죽어 마땅한 녀석들도 넘쳐나!

방패병: 잘 들어라, 필라인!


로즈마리: 윽.


방패병: 적을 죽여 복수를 이룬다고 한들 네 기분이 나아지진 않을 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모든 게 끝이 나지 않았으니까다.

방패병: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죽이려고 마음 먹었으면 죽일 때까지 하는 거다.

방패병: 이 나라에 있는 암 덩어리들을 전부 쓸어버리고, 하얀 설원을 볼 때......그때가 되서야 넌 행복해질 수 있을 거다!

방패병: 생각해봐, 우리가 저 녀석들을 죽이는 거야.

방패병: 많은 동포들을 죽인 지휘탑 위의 음모가, 여러 도시들을 갖고 논 통치자를 죽이는 거다, 그리고 군대의 쓰레기들과 배신자들을 전부 죽이는 거다!

방패병: 현 황제의 옆에서 아부를 떨며 우르수스를 좀먹는 그 신하들도 전부 죽인다!

방패병: 뒤를 돌아봐라! 넌 분명 저 살아야 할 사람들이 전부 살게 되는 걸 보게 될 거다, 그들도 다시는 배고픔으로 목숨을 잃을 일이 없을 거다!

방패병: 너도 이럴 생각으로 싸우고 있는 게 아니야?


로즈마리: ......


방패병: 네 친구를 괴롭히는 녀석이 있다면 그 녀석을 죽여라!


아미야: 여러분은 탈룰라의 목숨을 직접 빼앗고 싶은 거군요.



방패병: 당연하지!

방패병: 탈룰라를 죽이지 않으면 대위님께서 어떻게 편히 눈을 감으시겠어!

방패병: 죽어서 돌아가신 옐레나 아가씨와 눈의 악마들의 얼굴을 어떻게 보라고! 목숨을 잃은 수많은 리유니온 형제들도 그 녀석 때문에 헛되이 목숨을 잃었다고!

방패병: 또 다른 성인을, 또 다른 성군을, 또 다른 영웅을 기다리라니......우린 기다리다 지쳤어.

방패병: 계속 기다린다고 무엇이 달라지지?


방패병: 위대한 황제께선 이미 승하하셨다, 그리고 그 누구도 황제의 가장 귀중한 유산을 이어받지 않았다.

방패병: 모두가 그 하찮은 이익을 위해 서로 다투고 있고, 이 국가를 갈기갈기 찢으며, 국가의 인민들을 억압하고 있다!

방패병: 성인들은 이미 매장됐다, 그리고 영웅은 방금 우리 눈앞에서 죽었다!

방패병: 너희는 이해하지 못 할 거다.

방패병: 그래도 너희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필라인, 넌 가족을 잃어본 적이 있나?


로즈마리: ......


방패병: 네 눈빛이 대신 대답을 해주는 군.


로즈마리: 너랑 얘기하기 싫어.


방패병: 하지만 내 말을 듣고는 있지 않나, 필라인. 넌 전사의 눈빛을 가지고 있다.



환영 쇠뇌수: 개폐층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


방패병: 저건 멈춘 적이 없었다.


아미야: 오리지늄 동력을 조정하는데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으니까요.


방패병: 그렇다면 빨리 결정하는 게 좋을 거다. 만약 이 문이 완전히 닫힌다면 아마 우르수스의 정의로 향하는 문이 다시 열리기까지 백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거다.


아미야: 유격대는 감염자들만을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네요.


방패병: 당연하지!

방패병: 감염자는 이유 중 한 가지일 뿐이다. 필요하다면 더 늘릴 수도 있다!

방패병: 우리가 설원 위를 걷는 건 단 한 가지의 이유 때문이다. 그건 우르수스가 공평와 질서를 깨부셨기 때문이지. 

방패병: 대위님께선 말씀하셨다, 감염자들은 원래 이런 꼴을 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지금 감염자들이 이런 건 우르수스의 수단일 뿐이라고!

방패병: 생각해봐라, 그 대원정을......대위님께서 우릴 여기까지 이끄신 게 어떻게 단순히 감염자들만을 위해서였겠어?

방패병: 우린 변경에서 변경까지 왔다, 견고한 요새 도시를 우회하고, 제국 명맥의 지배권을 빼앗기 위해 여러 세력과 연합하고, 계속해서 부패한 제국의 심장에 나아갔었지......!


방패병: 넌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나, 카우투스? 네가 지금 이렇게 된 건 네가 감염자이기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걸.

방패병: 만약 그들이 평등하게 모든 이들을 대했었다면 넌 애초부터 감염자라고 불릴 필요도 없었을 거야.

방패병: 생각해봐, 그 도시에 눌러앉아있는 시민과 귀족, 상인과 노래와 춤을 즐기는 녀석들 중에 감염자는 얼마나 있지?

방패병: 그리고 황야나 도시 주변이나 광산에 감염자는 얼마나 있지?

방패병: 이 원한은 반드시 갚아야만 해!


아미야: 그건 누구에게 갚는 거죠?


방패병: 우리 앞길을 막는 녀석들에게 말이다!


아미야: 아니에요......!


로즈마리: 아미야......


아미야: 응?


로즈마리: ......

로즈마리: 넌 우릴 이렇게 만든 사람들이 밉지 않아?


아미야: 지금 난 감염자들이 받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 말하는 게 아니야!

아미야: 내 말은, 이 쌓인 감정을 발산하는 방식이 정말......


로즈마리: 그들은 우릴 위해서, 우릴 이렇게 만든 녀석들을......!

로즈마리: 우릴 괴물로 그 사람들이라고! 나......나도 그 사람들이 미워.


방패병: 내 말이 맞나, 필라인?


아미야: 아......

아미야: ......아니야......




......미안.

아플 거야.

미안......아미야. 네가 이런 걸 겪게 해선 안 되는 건데.




아미야: 아니에요.


로즈마리: 너......아미야, 왜......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로즈마리: 넌 그 사람들이 밉지 않다는 거야? 그 사람들은 네 삶을 뺏어갔는데도?

로즈마리: 난 그 일들을 잊고 싶지 않아......난 내 친구들과 가족들을 잊고 싶지 않아!

로즈마리: 나도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싶고, 내가 가고 싶은 학교를 가고 싶고, 내 엄마아빠가 누군지도 알고 싶고, 난......

로즈마리: 내......형제도......흐윽......


아미야: 로즈마리, 진정......진정해!


로즈마리: 괜찮아......

로즈마리: 난 괜찮아.

로즈마리: 아미야가 말한 건 신경 안 써......난 신경 안 쓸 거야!

로즈마리: 내가 조금 더 많이 다치면 다른 사람들이 덜 다칠 수 있겠지, 그리고 내가 조금 더 괴로우면 다른 사람들이 덜 괴로울 거고 ......

로즈마리: 그렇다면, 그렇다면 내가 하겠어!

로즈마리: 우리의 삶을 망가뜨린 그 사람들을 죽여서 다른 사람들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아미야, 네가 하지 않겠다면 내가 하겠어!




로도스 오퍼레이터: 로즈마리, 아미야, 엔지니어팀으로부터 통신이......!



_



로즈마리 소대 오퍼레이터: 이상한 간섭을 받아서 구동 장치가 꿈쩍도 안해!

로즈마리 소대 오퍼레이터: ......적군이라고? 들리면 응답해 대장, 여긴......

로즈마리 소대 오퍼레이터: 아니, 아니야! 그 녀석들은......

로즈마리 소대 오퍼레이터: 대장! 우$#@를 조심——


여자의 목소리:  물러서! 뛰어내려, 어서!


_




로즈마리: ......

로즈마리: 무슨 일이야? 응답해......

로즈마리: ......어서 응답해! 라바카! 블루실버!

로즈마리: 아, 안돼안돼안돼......


방패병: 개폐층이 올라가고 있어!


아미야: (엔지니어팀에게......무슨 일이 생긴 건가?)


로즈마리: 아냐, 아니야, 블루, 블루실버를 찾을 수가 없어, 블루실버를 느낄 수가 없어!



방패병: ......폭발물을 준비해라, 여길 전부 날려버린다.


아미야: 폭발을 일으키면 이 인근에 있는 거리도 무사하진 못할 거예요, 아직 대1피하지 못한 감염자들이 휘말릴지도 모른다고요!


방패병: 시간이 없다. 꾸물거리다간 더 많은 희생자들이 나온다고!


로도스 오퍼레이터: 통신이 완전히 끊겼습니다!


방패병: 이 방식이 싫다면 더 나은 방법을 말해봐라!




안 돼.

절대 안 돼.




로즈마리: 안 돼.

로즈마리: 너희가 무슨 말을 하는지......나는 잘 모르겠어. 그치만......


로즈마리: 내 소대......내 소대원들이......나는......

로즈마리: 그 녀석들은 정말 잘해줬는데, 왜 그 녀석들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거야!!

로즈마리: 정말 힘이 필요한 거라면, 정말 무언가를 부술 필요가 있는 거라면 내가 하면 되잖아!!



아미야: 로즈마리!






로즈마리: 아......아......!




아미야: 로즈마리! 그만해!




로즈마리: 내가 전부......부숴......버리면......




방패병: 무슨......개폐층을 강제로 멈췄다고?




로즈마리: 되잖아!!



-@-



환영 쇠뇌수: 폭발?! 아니, 아니야, 저 필라인, 저 녀석......대체 뭘로 저 땅덩어리를 뜯어버린 거지?

환영 쇠뇌수: ......저......저게 무슨......

환영 쇠뇌수: 저건 마, 마치......


로도스 가드 오퍼레이터?: 쉿.

로도스 가드 오퍼레이터?: (절레절레)

로도스 가드 오퍼레이터?: 처음 프로스트노바나 탈룰라를 봤을 때 너희도 그렇지 않았어?

로도스 가드 오퍼레이터?: 너나 나나 몸에 있는 광석병 증상이 더 심각해질 때쯤이면......어쩌면 더 많은 걸 볼 수 있을지도 몰라.




로즈마리: 후우, 후......나......

로즈마리: 아미야......나......조금 추워......머리가......


아미야: 로즈마리! 내가 잡고 있어......절대 놓지 마, 너도 꼭......잡고 있어!


방패병: 저 녀석 혼자 개폐층을 부숴버린 건가?

방패병: 얼마 버티진 못할 것 같지만......그래도 우리가 지나가기엔 충분하겠어!


아미야: 의료 오퍼레이터! 빨리 와주세요!


로즈마리: 으, 으윽......으윽......! 잡아줘, 잡아줘, 잡아줘......!


아미야: 부정적 감정과 직접 작용형 아츠의 부작용인가......전부 블루실버와 관련된 기억들이야.

아미야: 로즈마리......여길 봐, 내 눈을 봐!



방패병: (검은 선이 마왕의 반지에서 나와 필라인의 눈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방패병: (역시 그녀는......)



로즈마리: 흐윽, 흑......나도 알아......알아......아미야......


아미야: 다시는 그렇게 하지마......! 내, 내가 이렇게 말해도 넌......


로즈마리: 응......미, 미안해......그럴 순 없을 거 같아. 응.



방패병: 잘했다, 필라인! 아주 잘해줬어!

방패병: 형제들이여, 앞으로! 포화와 화살을 향해 전1진!

방패병: 너흰 여기서 쉬고 있어라, 로도스.


아미야: 잠깐 기다려 주실 수 있을까요, 유격대의 전사 분?

아미야: 아직 서로 통신을 할 방법이 없어요. 그 곁에 계신 전 로도스 직원 분의 통신 장비도 이번 작전에선 사용할 수 없거든요.

아미야: 만약 전사 분께서 정말로 저희와 협력하실 거라면......적어도 로도스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는 알아두셔야 할 거 같아서요.


방패병: ——

방패병: 알겠다. 잠깐이라면 기다려도 좋다.

방패병: 이 필라인이 우리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됐기도 하고 말이지.


로즈마리: (가벼운 심호흡)


아미야: 로즈마리......


로즈마리: 난 괜찮아. 아직......계속......싸워야 하는 걸.

로즈마리: 가야......만 해......내 엔지니어 팀을 찾아야 해.


아미야: ......응, 알겠어.


_




아미야:  또 첸 장관님의......






===






백파이프:  그럼 넌 반드시 돌아간다는 거네?


:  그래.


백파이프:  그치만 너도 말했었잖아, 네 그 친구는 우르수스에서 생사불명이라고.

백파이프:  네가 용문으로 돌아가봤자 소용없을 거 같은데. 으음, 졸업하고 바로 우르수스로.......가는 건 안 될까?


:  우르수스는 나같은 사람에게 입국 허가서를 내주지 않아.


백파이프:  말도 안 돼......하아, 그치만 정말 아깝네, 졸업하자마자 떠난다니.

백파이프:  우리 첸첸 머리가 그리 좋은데, 너 정도면 대학 강사 연수도 문제 없을 걸!

백파이프:  그렇게 2년만 있으면 승승장구할 수 있을 텐데, 그 정도면 어느 나라에서든 먹히지 않아?


:  부탁인데 날 그렇게 부르지 말아줘, 진짜.

:  ......근데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


백파이프:  나? 내 머리가 어떤지는 너도 잘 알잖아.

백파이프:  멍청한 건 아닌데, 똑똑한 정도는......매번 연합 작전때마다 난 간신히 합격점만 받는 걸.


:  최근에 본 그 군사 전략은 어때?


백파이프:  매번 아깝게 합격점을 못 받아. 


:  됐어, 넌 이미 빅토리아에 있는 98%의 사람들보다 똑똑해, 적어도 서면상으로는 그렇지.


백파이프:  그치만 난 대학 강사는 정말 하기 싫은 걸.

백파이프:  게다가 한번에 지휘나 기술을 다루는 군관으로 올라갈 바에야 난 병사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어.


:  정말 목숨 아까운 줄 모르네. 넌 빅토리아의 병사들이 전장에서 뭘 마주치는지 모르고 있어.


백파이프:  그치만 적들도 빅토리아의 병사들을 전장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을 걸.

백파이프:  ......난 작전 지도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사람 목숨을 단순히 숫자로 보게 될까봐 무서워.

백파이프:  전선이나 다른 주둔지에 있는 병사들에게 뭘 하면 되고 뭘 하면 안 될지 알려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백파이프:  오직 직접 전장에 나선 이들만 전쟁이 얼마나 잔혹하고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인지 알고 있겠지.


:  너 정말로 빅토리아를 바꾸고 싶은 거야? 난......난 네가 술 취하고 홧김에 그런 말 한 줄 알았는데.


백파이프:  무, 무슨. 그게 그렇게 이상해?! 나도......나도 좋은 일 좀 해보고 싶다는 건데.


:  ——

:  쉽지 않을 거야.

:  내가 용문으로 돌아가는 것도 너랑 비슷한 이유야.

:  난 더 이상 용문에 나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용문에 있으면서 나쁜 일들을 해결하고 나쁜 일이 일어나는 걸 막을 거야.


백파이프:  ......돌아가서 경찰이라도 될 생각이야?


:  경찰?


백파이프:  우와. 나도 네가 딱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넌 나쁜 사람을 엄하게 혼내줄 느낌이야!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  멋대로 결론내리지마. 하지만 경찰이라......

:  나쁘지 않네.

:  경찰이라면 단서도 많이 얻을 수 있겠지, 그때의 일도 그렇고, 지금의 일도 마찬가지로......

:  더 이상 그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를 외삼촌에게 기대지 않아도 돼.


백파이프:  ......나 사실 네가 군 정보과에 지원해버릴까봐 무서웠었어, 첸첸처럼 음침한 사람이 스파이가 되면 분명 엄청 무섭겠지.


:  *빅토리아식 안부 인사*


백파이프:  너어......! 난 너처럼 욕 안 할 거야. 으음, 참을 거야!


:  하.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백파이프:  아, 누가 문을 두드렸어. 잠시만요!


학원의 정보 전달자:  첸훼이지에 씨 앞으로 온 전보입니다. 보내드렸으니 단말을 확인해 주세요.

학원의 정보 전달자:  직접 읽으셨다는 걸 제가 확인해야하기 때문에 지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뭐길래 이렇게 과정이 복잡하지? 잠깐만요.



:  ......

:  ......뭐라고? 이건......대체?


학원의 정보 전달자:  다 읽으신 모양이군요.

학원의 정보 전달자:  학원 측에선 기밀 처리된 내용에 대해 조사할 권리가 없습니다, 더 물어보실 게 있으시다면 직접 회신을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학원의 정보 전달자:  또 제가 뭐 도와드릴 게 있을까요? 없다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두 분 모두 좋은 오후 되시길 바랍니다.




백파이프:  아, 갔다.

백파이프:  ......왜 복도에서 바른 걸음으로 걷는 거지.

백파이프:  네 얼굴색이 안 좋은데. 마치 방금 읽은 편지가 주먹으로 널 한 대 때린 느낌이야.


:  나도 지금 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  내 친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냈대.


백파이프:  그건 좋은 일이잖아!


:  아니.

:  그녀의 흔적을 찾음과 동시에......그녀가 실종됐다는 사실도 알았대. 그녀가......

:  그녀가......그 당시에 자신을 납치했던 사람들을 죽였대. 그리고는......행방불명이래.


백파이프:  윽.

백파이프:  그치만 적어도—— 적어도 살아있다는 건 알았네.


:  네 말이 맞아.

:  ......졸업하면 난 곧바로 용문으로 돌아가겠어.


백파이프:  어? 그치만......그녀는 우르수스라고 하지 않았어? 난 네가 곧바로 우르수스로 갈 줄 알았는데. 

백파이프:  난 네가 졸업하기 전에 작별 선물로 목도리 몇 개라도 더 만들어 줄까 했어.


:  우르수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을 거야. 하지만 용문이라면 난 내 힘을 계속 늘려갈 수 있어. 

:  용문의 힘이라면 분명 내 개인의 힘보다 훨씬 강할 거야.

:  ......그녀를 찾고 말겠어.







“흐르는 칼날의 기술, 베어야 할 땐 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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